저는 여러 계기를 통해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들을 실험해 보며, 제가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을 것과 잠깐만 해보고 그만할 것을 나누어 보고 있습니다. 대단한 실험은 아닙니다. 평소라면 분명 피했을 상황에 용감하게 나서거나, 창피한 모습을 보일까 봐 하고 싶어도 도전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실천해가는 것뿐입니다. 적극성의 강도를 1부터 10까지 표현한다면 3에서 4 정도 적극적으로 나의 능력을 넓혀가는 것입니다.

실험의 과정에서 저는 때때로 제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것들에 집중합니다. 새 친구를 사귀었을 때는 ‘아, 사교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던 나도 친구를 사귈 수 있구나’라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새로 시작한 운동과 다이어트 목표를 조금씩 달성해갈 때는 ‘성취감’이 찾아옵니다.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고, 그 언어로 된 콘텐츠를 보니 더 의미가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할 때도 정말 필요한 것을 찾듯이 용기를 내곤 합니다. 빈손으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또 혼자서 생각할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얻기도 합니다. 새로운 경험, 그리고 내 안에 가능성이 있다는 확실한 감각, 스스로에 대한 낙관 같은 것이 마음을 가득 채웁니다.

저는 이 만족감과 평온을 만끽하기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상상의 장소를 떠올립니다. 바닷가 어디에 있는 작은 별장을 하나 떠올리고 발코니의 선베드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듣는 듯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세상의 모든 잡음을 파도 소리가 메워버리고 이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도 있다는 것을 마음 깊이 느끼는 듯한 기분을 즐깁니다. 그럴 때면 작은 도전들의 성공 체험 덕분에 저의 내면은 자기 자신으로 있어도 불안하거나 두렵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저를 확장하고 싶다는 의욕이 듭니다. 그동안 ‘재미있을 것 같은 것들’은 참 많았지만, 상황을 핑계로 제대로 도전해 본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 결정의 뒷면에는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가 실패할까 봐 두려웠습니다. 한 번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자, 그렇게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하나하나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자신을 새로움으로 채우는 것은 그래서 소중한 경험이며, 새로움이야말로 나를 자신 자신에게 데려다주는 마법의 구두인 모양입니다.

하루 중 가장 애틋한 일이 퇴근이 아니게 되는 삶이 그리웠고 지금의 저는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저는 좋아하는 취미였던 게임도 안 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퇴근 후 시간이 없기도 하거니와 더 재미있는 것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가장 재미있는 오락은 자기 자신을 새롭게 하고 바꿔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빛 속에 있을 때는 빛을 알 수 없고, 어둠 속에 있을 때는 어둠을 볼 수 없습니다. 온통 삶이 아닌 것들에 파묻혀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려면 온전히 내 삶인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동안 제게 제 삶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은 아주 적었습니다. 글쓰기, 독서 이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서도 제게는 더 많은 자극과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을 꾸준히 챙긴다든지, 새로운 경험을 찾아야 하는 등의 일입니다. 지금은 평생 제 것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어디든 걷기,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하는 시간, 새로운 언어의 공부, 새로운 사람과의 이야기 등 좀 더 다양한 색깔로 저를 채워보고 있습니다.

『낯선 곳에서의 아침』 개정판 서문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경계를 넘지 않으면 탐험은 시작되지 않는다. 탐험이 없는 인생이 줄 수 있는 새로움은 없다. … 삶의 어디에서건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음을 보이자.

최근 저를 꽤 오래 알았던 친구들을 만나면 제가 좀 달라졌다고 합니다. 새로 만난 친구들에게 예전에 저였던 것을 보여주면 믿지 못합니다. 저 자신도 제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나와 내가 아닌 것 사이의 경계선을 넘어보는 시간, 하지 않은 것들을 시도한 것으로 바꾸는 모험은 내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과정에서 저에게 많은 변화를 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니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계속 실험하고 새로움으로 나를 가득 채워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