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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9일 08시 29분 등록

 현충일 연휴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다른 곳을 여행하는 길에 지나가기만 했던 울산과 포항, 그리고 경주를 경계를 넘나들며 돌아다니는 일정이었습니다. 근무를 끝내고 김포공항으로 가는데, 어쩐지 이렇게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는 것이 굉장히 오랜만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제 해외여행도 슬슬 풀리니 여행이 한 해를 가득 채웠던 시절의 설렘과 들뜬 분위기가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울산공항에 내려서 밖으로 나오자, 서늘한 바람이 기분 좋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보다 훨씬 남쪽이지만 바다의 영향인지 훨씬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렌트한 차를 찾은 뒤 첫날은 그대로 하루 자고 다음 날부터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동유럽 골동품으로 가득한 가자미 미역국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부채꼴로 생긴 주상절리를 보며 산책도 하고, 경주의 시그니처 문무대왕릉과 감은사지도 오랜만에 보러 갔습니다. 다른 곳은 다 바뀌어도 어릴 적 기억과 거의 비슷한 감은사지를 보며 예전 추억에 잠겼습니다. 이번에 방문했을 때, 문무대왕릉은엄청난 기운이 있다며 무당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던 유적이고, 실제로 그 근처에 굿당을 대여하는 집이 있는 등 아직까지도 명망이 있는 곳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꽤 놀랐습니다.


그다음에 갔던 곳은 구룡포였는데 드디어 종종님의 책인 <어이없게도 국수>에 나왔던 모리국수를 먹어보았습니다. 책에서 읽으면서 상상해 볼 때는 어죽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죽보다는 칼국수를 넣은 매운탕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탱글 한 아구살이 냄비 가득하고 뜨거운 국물이 좋았습니다.


여행을 오기 전에 포항 출신인 친구에게 가볼 만한 곳을 물어봤을 때 추천받았던 곳이연오랑세오녀 공원이었습니다. 구룡포 주변처럼 널리 알려진 유명한 곳도 갔지만, 새로 생긴 곳도 가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공원에는 잘 알고 있는 연오랑세오녀 전설을 테마로 꾸며져 있었는데, 제가 여기 온 것 또 하나의 이유는 이곳에서 야외 방 탈출을 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현장에서 결제를 해서 방 탈출 키트를 사고 앱을 깔고 다시 공원 주차장으로 오면 방 탈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키트 안에 들어있는 엽서와 공원 곳곳에 있는 구조물의 힌트들을 참고해서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방 탈출 게임의 제목이별의 기억 1, 빛의 제국이었는데 연오랑과 세오녀 두 사람 모두의 이름 가운데 글자에 까마귀 오() 자가 들어간다든지 두 사람이 떠났을 때 해와 달이 사라졌다는 대목에서 두 사람의 신분이 평범한 남녀가 아니라 제사장이었을 거라든지 하는 부분의 스토리텔링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연오랑세오녀 설화에 대해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역시 방 탈출 게임을 하면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결정적인 단서들로 이야기를 엮어 가는 것은 매우 효과적으로 무언가를 기억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다 1편이라는 것으로 말미암아 근처 다른 곳에서 후속편이 나온다는 것 같은데 기대가 되었습니다.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은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지도에서 보거나 이야기로만 전해 듣는 것으로는 그 땅의 문화나 역사의 결을 잘 느낄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적인 경험은 언제나 큰 즐거움과 깨달음을 줍니다. 이제는 여행도 좀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으니 기회가 생길 때마다 자주 여행 갈 기회를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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