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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15일 08시 27분 등록

전지라고 하면 TV 리모컨이나 벽 시계에 넣는 건전지도 있지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안에서 여러 번 쓸 수 있는 종류도 있습니다. 콘센트를 뽑으면 바로 전원이 꺼지는 데스크톱 컴퓨터와는 달리, 노트북은 전원 코드를 뽑아도 계속 쓸 수 있는데, 이 노트북에 들어있는 배터리가 이런 무선 사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런 전지는 다시 쓸 수 있다고 해서 2차 전지라고 부릅니다.


 전지 안에는 양극과 음극이 있고, 양극은 음극에서 전자를 받고, 전해액을 통해 수소 이온이나 리튬 이온을 받으며,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아있으면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분리 막으로 서로 만나지 않게 해줍니다. 양극, 음극, 전해액, 분리 막 이 네 가지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전지의 기본 요소입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리튬 이온 전지는 전지가 충전과 방전이 될 때마다 이온 상태로 있는 리튬이 음극과 양극을 왔다 갔다 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한 설명을 아무리 글로 읽고 개념도를 봐도 생각보다 바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전 회사에서 기술 전자 관련 지식을 공부할 때도 그랬지만 화학도 이렇게까지 엄청난 수준으로 발전해 온 것이 대단하게 생각됩니다. 혼자서는 이해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있는데 그동안 학문과 산업의 발전은 엄청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인류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 있는 느낌입니다.


 전 세계의 많은 회사들이 스마트폰에 넣던 전지로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지에 대한 잠재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서 당연한 얘기지만 전지의 네 가지 기본 요소의 수요도 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느닷없이 전지 이야기를 꺼낸 것은 며칠 동안 전지를 만드는 소재들을 들여다보다가 잠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좀 신비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원소기호로만 알던 원소들, 혹은 원소들로 이뤄진 물질들이 각자 다른 특성과 조합을 가지고 있어 인간의 필요에 따라 적재적소에 쓰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특성과 방식과 쓰임이 정해지기까지 연구자들 일생의 대부분을 투입해야 하지만, 어떤 케미스트리가 다른 원소들과는 관계가 어떤지 알아내서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광산에 묻혀있던 바위에서 그것을 추출해 곱게 빻고 걸러서 깎고 겉을 코팅해서 전지 내부의 알맞은 자리에 위치시키는 작업은 지난한 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꽤 마음에 드는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어떤 물성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 쓸 수 있는지 찾아가고, 종국에는 꼭 맞는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메시지처럼 들리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케미가 잘 맞는다’라는 표현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종종 쓰이는 것 같아요) 그저 유행어라고 생각했는데 화학(Chemistry)에 대해 겉핥기로라도 공부하다 보니, 상당히 괜찮은 비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결국 나라는 원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과의 케미를 통해 여러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 트기 까요. 짧은 전지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의 물성, 여러분이 즐겁게 반응하는 사람, 여러분의 자리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IP *.143.2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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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0 22:10:40 *.166.200.71

퍼뜩 그 생각이 듭니다.

"할 수 없는 일을 하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그의 대답은  

"그 시작은 먼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일로 만드는 것입니다."

전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그 말을 기억하곤 했습니다.

필요에 따른 특성의 새로운 조합, 그리고 그를 통한 새로운 관계 곧 물성의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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