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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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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18일 20시 37분 등록

트리거 라는 말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트리거(trigger)는 방아쇠를 뜻하는데, 어떤 행동을 일으키는 자극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입니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많은 트리거 중에서도 소리는 뇌에 매우 연쇄적이고 강력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합니다. 특정 소리나 음악은 강력한 트리거로 작용해 의미있는 변화나 특정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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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극단적인 예지만, 소리로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미국의 범죄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 나온 이야기인데요. 연쇄살인마에겐 살인을 저지르는 ‘트리거’가 각각 존재하는데, 어떤 계기로 그 트리거가 건드려지면 살인으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살인범은 특정 소리를 들으면 살인 충동을 느끼는데 특히 뭔가 째질듯한 소리가 들리면 갑자기 안절부절 못하면서 살인을 저지르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어릴 때 엄마에게 학대를 당하며 자랐는데, 엄마가 때릴 때마다 고함을 마구 질렀더군요. 그때 들었던 소리가 뇌에 내장돼, 그와 비슷한 소리가 들릴 때마다 이 사람이 미쳐서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이었습니다. 좋지 않은 사례이지만, 그만큼 소리가 뇌에 강력한 작용을 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저마다 특정 트리거가 존재합니다.


저에게는 음악이 일종의 트리거 역할을 해줍니다. 요즘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자기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아마 다들 있으실 겁니다. 저도 자주 듣는 플레이리스트가 몇 개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여행 다닐 때 주로 들었던 음악을 모은 플레이리스트가 있는데, 이름이 ‘프리덤 Freedom’입니다.


저는 노래를 많이 듣기보다는 꽂히는 노래가 있으면 그것만 수백번씩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노래 하나에 당시의 기억들이 녹아 들어갑니다. 당시 길거리 풍경이 어땠고, 습도는 어떠했으며, 누구를 만났는지가 노래 하나에 녹아서 그대로 흘러나옵니다. 어떤 느낌이냐면, 음악 플레이 단추를 누르면 갑자기 10년 전 장면들이 내 눈앞에 4D 영상으로 펼쳐지는 겁니다. 신기하죠? 그래서 여행갈 때도 일부러 그곳 정서와 어울리는 음악을 몇 곡 선정해 그 노래만 듣습니다. 그러면 그 노래에 그곳의 정취와 소리, 냄새까지 다 녹아듭니다. 한국에 와서 다시 들으면 당시 여행하던 때로 접속이 됩니다. 여행이 끝나고도 여행의 맛을 다시 느끼는 방법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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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갈 때는 꼭 여행음악을 듣는 버릇이 있습니다


일상이 지겹거나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행음악을 들어요. 특히 강의갈 때는 꼭 여행음악을 듣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언제나 긴장과 부담감이 함께 합니다. 특히 편도 2~4시간씩 걸리는 먼 데로 강의를 가면 그 부담이 배가 됩니다. 그럴 때마다 여행음악 리스트를 꺼내 꽂고 강의하러 갑니다. 별거 아닌 것 같은 이 행위로 부담스러운 여정이 즐거운 여행이 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부담스러운 일을 할 때라도 여행음악을 들으면 이런 암시를 뇌에 주게 됩니다.


‘이봐, 나는 지금 여행을 하고 있는 거야. 이건 즐거운 일이야’


이걸 반복하다보면 강의가 여행처럼 느껴지고, 아예 ‘강연여행’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사실 강의와 여행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모르고,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고,

시작 전 약간의 떨림과 긴장, 걱정이 존재하고,

집을 떠나 새로운 곳을 향해 간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지금도 저는 강연여행을 와있습니다.


어제 강릉에 있는 강원도 교육연수원에서 여행인문학 강의를 진행했는데, 내려온 참에 쉬기도 하고 글도 쓸 겸 이틀간 더 머물고 있습니다. 강의를 하면 서울 경기지역만이 아니라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등 전국을 다닐 일이 많습니다. 때론 오가는 시간만 8시간 걸릴 정도라 피곤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럴수록 더 ‘여행’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에 음악이 더 힘을 실어준거죠.


강의를 단순히 일이 아니라 여행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면서 강의를 대하는 저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강의가 그냥 부담되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여전히 긴장감은 있지만 꽤 즐겁고 기대되는 일이 됐습니다.


이 모든 게 소리가 만들어낸 효과에서 시작한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일상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이런 소리의 트리거를 활용해보면 어떨까요?

​사소하지만 쌓이면 강력한 효과를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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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2 11:04:15 *.23.145.168

글리 선생님, 잘 지내시지요? 저도 몇 번 강의라기 보다는 발표를 하러 다녔는데요. 이것이 일로 해야하는 것이라면 쉽지 않겠더라구요^^ 동탄 오실 때도 많이 힘드셨지요 ㅎㅎ 좋아서 시작한 것도 내 마음대로 그만 둘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많은 생각이 들 것같습니다. '음악 듣기' 좋은 해결책이네요. 내 일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찾기가 정말 어렵네요ㅠㅠ 그냥 글쓰기처럼 계속 하다보면 이겨낼 수 있는 근력이 생기려나요?^^ 늘 건강하시고 즐겁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강의를 다시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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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4 09:46:10 *.181.106.109

안녕하세요 차선생님. 요새도 바쁘신지요?^^ 여러 활동을 하며 의미있게 시간을 보내시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동탄 가는게 멀긴 했지만 워낙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즐겁게 다녔습니다. 내년에도 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또 있겠지요.^^ 올해도 이제 한달 남짓 남았네요.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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