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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3일 20시 26분 등록
2022년 12월 31일 밤 11시 30분. 이제 2022년도 30분밖에 남지 않았네요.
가족들, 친구들, 직장동료들 다 걸릴 때까지 안 걸리고 버텼던 코로나였는데 새해를 하루 앞두고  확진판정을 받고 몸살과 함께 방에 쳐박혀서 새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네요.

새해를 맞이해서 카톡 프로필을 바꾸었습니다. 
지인들에게 제 카톡 프사(프로필사진) 좀 보고 책 좀 사달라고 1년 광고를 걸어놓았으면 이젠 충분하다 싶었습니다. 
그동안 걸어놓았던 제 책표지 프사 대신 딸아이에게 과자를 대가로 받은 제 캐리커처를 걸었습니다.
프사도 바꾸었으니 이제 한줄 문구도 그럴듯한걸로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원래 한줄 문구는 "Over the Styx!"였는데요, 네, 네, 죽음의 뱃사공 카론이 건네주는 저승길로 향하는 그 스틱스강 맞습니다.
무슨 전쟁터를 나갔다온 것도 아닌데 굉장히 오바스러운 한줄 문구죠.
이건 사실 제가 현재 일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는 내용이라 별 관심없는 내용일 것 같아 추가 설명은 생략합니다 ㅎㅎ
(한마다 더 하자면 현재도 스틱스강을 열심히 건너는 중입니다. 나름 잘 건너고 있는 중이죠 ㅎㅎ)

한줄 문구를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제가 좋아하는 말인 "진인사 대천명"을 쓰기로 했습니다. "진인사"를 쓰고 "대천명"을 쓰려다 보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원래 "진인사"가 더 중요한 건데 "대천명"이 좀 더 커보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정작 말은 겸허히 하늘에서 내리는 결과를 기다리며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라고 하고 있지만, 정작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되던가요?

그래서 고심끝에 과감히 .. 아주 과감히 "대천명"이란 단어를 지우고 "진인사"만 남겨놓았습니다. 달랑 세글자가 어색해서 다시 바꾸었습니다.

"진심을 다하겠습니다!"

올 한해를 뒤돌아봐도 진심을 다하지 못 한 무수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피곤한 나머지 일찍 퇴근해서 쉬고 싶은 마음에 동료의 문제를 외면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게 최선이었다고 자기합리화를 아무리 해봐도 그게 정녕 진심이 아니였습니다.

부모님에게 전화 드리고 살갑게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바쁠 때 걸려오는 전화에 퉁명스럽게 말하고 끊어버린 것은 진심이 아니였습니다.

직장동료에게 뼈 때리는 지적질을 하고 난 후, 커피 한잔하면서 건네려던 따듯한 한마디 찬스를 외면해버린 건 진심이 아니였습니다. 비록 그것이 최선이였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도전의 기회에 주저주저하다가 결국 뒤로 물러났던 것 역시 나의 진심이 아니였습니다. '그래, 안 하길 잘했어...' 뒤로 뺀 결과는 분명 최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왜 그리 찝찝할까요? 진심이 아니였기 때문입니다.

아, 또... 당당히 퇴근하면 되는데 상사의 눈치를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 뭉개고 있었던 것,  가기 싫은 회식에 참여한 것... 조직생활을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한 것이였습니다만,  역시 진심은 아니였습니다.

이제 결과에 대한 후회 때문이 아닌
남들이 원하는 최선이 아닌
그 순간의 자신만의 진심을 다해야겠다 생각해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진심을 다하는 한해 만들어가시기를 기원합니다.
IP *.48.96.171

프로필 이미지
2023.01.05 22:12:55 *.169.230.150

저도 한 해가 쉽게 지나지는 않았네요 ! 

특히 형제누이들의 건강이 많이 나뻐져서 기도많이 하네요 

- 저희 형제누이는 모두 저보다 위여서 80대에서 60대인데, (제가 작년이 환갑이었습니다)  그동안 그런대로 무탈하다가  갑자기 뇌출혈, 신장암, 늑골골절등으로  많이 고생하고 있어서 다들 단독방에 모여 기도하고 위로하며 보내는 한 해 였네요 

제로섬의 극한 상황에서 거의 50년을 살던  저는 나름 강인하고 끈질긴 생명력의 회복 탄력성을 가지고 있지만 반면, 상대적으로  일상의 소소한 삶의 정서에 무감각한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구사부님 슬하에서 변경가족들에게 많은 것을 배웁니다. 새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새 해 맞으며 변경 가족들에게 한 줄 올림니다. 


있는 그대로

 

내 삶,

길가에 피어난 들꽃

 

그냥 거기 있어

기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았네

 

그 삶속,

수많은 시작과 끝 사이에서

찰나이면서 영원한 순간들

 

그,  아주 짧지만 .. 아주 긴,

그,  아주옅지만 ... 아주 짙은

그,  아주 여리지만 ... 아주 질긴

표정들,

몸짓들,

전율하는 외침소리들...

 


돌이켜보는 지금,

다 무상(無常)하지만

그것들 있기에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네

 

내 삶,

길가에 피어났다 지는

들꽃이어도

 

내 들꽃 같은 삶속

수많은 시작과 끝 사이에서

찰나이면서 영원한 순간들이 았기에

 

영원으로부터 와서

영원의 일부로 있다가

영원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되어

하찮은 들꽃같은 삶이어도


있는 그대로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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