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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8일 21시 52분 등록

대한민국의 40 50 60대이신 분들 요즘 걱정이 무척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40~60대들은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로서 부모님 생활비의 일부분을 지원하고 있으면서 거동이 불편하면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시고 그 비용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 부양 비용이 전부라면 그나마 한 숨 돌리겠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죠. 자녀들은 아직 대학 졸업 전이거나 수년간 하게 되는 취직 공부를 지원해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60대 부부인데 90대 아버지와 80대 어머니를 부양하면서 결혼 안 한 자녀 2명까지 보살피고 있는 가정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50 60대 중장년층은 연로하신 부모님 부양도 걱정이지만 더 큰 걱정은 자녀 양육과 교육비 결혼자금 그리고 결혼 후에도 사업자금이나 생활비 명목으로 손 벌리는 자녀 등쌀에 벌벌 떠는 부모가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대다수의 대한민국 부모님들은 단언컨대 아들 바보 딸 바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자녀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무리해서라도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월급의 상당 부분을 자녀 교육비로 투자하는 것도 모자라서 자녀가 결혼하면 집 팔고 대출받아서라도 자녀의 집을 사줘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도 결혼하고 애를 낳고 나면 먹고 사는 것이 쉽지 않게 됩니다. 그러니까 부모에게 자꾸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데요. 미리 재산을 안 주면 매맞아 죽고, 찔끔찔끔 주면 시달려서 죽고, 재산을 몽땅 주면 굶어 죽는다는 우스개마저 나돌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모가 아무리 노후 계획을 탄탄하게 세웠다 해도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게 됩니다. 이처럼 자녀들 등쌀에 부모의 노후 계획이 흔들리는 슬픈 이야기들은 도처에 넘쳐나는데요.






MBC PD 수첩 부양전쟁 편에 나온 김병국 할아버지는 과거 건설회사 현장 소장으로 30년간 근무했다고 합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모은 전 재산은 5자녀에게 다 내주었습니다. 첫째 아들은 디자인 사무실 내야 한다고 해서 강남에 오피스텔 60평을 사주었고 이런 저런 이유로 막내에게는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서 마지막 남은 집마저 막내에게 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명문대 출신 자식들에게 증여까지 다 마치고 며느리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내가 한달에 얼마씩 너희들한테 용돈을 받아서 생활하는 게 좋겠냐? 아니면 내가 벌어 먹을 수 있을 데까지는 벌어 먹다가 요양원이라도 가고 이렇게 되면 그 비용을 전담하겠냐?” 





그랬더니 요양원이든 병원이든 어디든 그 비용은 나중에 자식들이 전담하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커다란 착각이었죠. 정작 김병국 할아버지는 한 평 남짓한 비좁은 고시원에서 쓸쓸하고 외롭게 살고 있고 통장에 남은 잔액은 125원이 전부였습니다.  더군다나 자식 중 아무도 고시원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알고 보니 김병국 할아버지는 이런 허름한 곳에서 자신이 산다는 것을 자식들이 알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며 이런 비참한 상황에서도 자식들 걱정뿐입니다. PD 수첩 방송 이후에 자녀들이 크게 뉘우치고 아버지를 극진히 모시면서 남은 여생을 평안하게 살아가고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부모가 은퇴 후에도 손 벌리는 자녀 등쌀에 벌벌 떨고 있는 부모가 늘고 있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여러분들 캥거루 족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존하며 함께 사는 이들을 캥거루족이라 하는데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만 19∼49세 성인 남녀 중 29.9%가 부모와 동거 중이라고 합니다. 미혼 자녀의 64.1%, 미취업 자녀의 43.6%가 캥거루였고, 40대라 해도 미혼자는 48.8%가 부모와 함께 산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사실 캥거루족 증가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합니다. 국가마다 호칭도 다양한데요. 일본에서는 부모에게 기생하는 독신이라는 뜻의파라사이트 싱글’, 미국에서는키덜트’(Kid+Adult), 캐나다에서는 직장 없이 떠돌다 집으로 돌아왔다고부메랑 키즈’, 영국에서는 부모 퇴직금을 축낸다는 의미에서키퍼스’, 여기에 일단 결혼하고 독립했다가 주거비와 육아 등의 이유로 돌아온리터루’(return+kangaroo)족까지 다양하게 불리고 있습니다.






6년 전에 취직했지만 독립을 생각해본 적 없다는 36살 직장인 정모씨는 자신을자발적 캥거루라고 소개하는데 거리낌 없습니다. 캥거루족이 높은 물가 속에서 돈을 아낄 수 있는 합리적인 생활 방식이라고 생각해서라고 합니다. 정씨는·퇴근으로 왕복 2시간 넘게 쏟고 있지만, 월세나 생활비를 생각하면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30대 직장인 문모()씨는 직장 문제로 서울에서 홀로 살다가 최근 경기도에 있는 부모님 집에 들어가 살기로 결정했다고 하는데요. 문씨는월급은 그대로인데 근래 월세가 20만원 이상 오르면서 생활비 부담이 너무 커져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최근 월세 급등으로 주변에 자취방을 내놓고 부모 집으로 들어가는 걸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캥거루족의 등장으로 인한 심각한 사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고령의 아버지가 중년의 자식을 칼로 수차례 찔러 사망하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충북 단양에서도 고령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칼을 휘둘러 상해를 가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정말 끔직한 일입니다. 이 두 사건들은 중년의 캥거루족 가정에서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캥거루족 중에는 신체적이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자녀들도 있지만 계속된 취업의 실패로 사회에 뛰어들기를 포기한 자녀들도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 중 상당수는 알코올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고 하는데요. 일도 하려고 하지 않고 술만 먹고 놀고 있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고령의 나이에 자신의 노후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자식까지 뒷바라지할 걱정에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하겠어요? 취업을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은 자식과 제 구실을 못하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스트레스가 쌓여 서로 충돌이 일어나다 보니 부모가 자녀를 사망하게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녀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을까요?






은퇴 전문가들은 이렇게 조언하고 있습니다. 첫째, 자녀에게 경제적 자립심을 갖게 해주고 금융(재테크) 교육을 하는 것이 명문대 졸업장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자녀가 스스로의 힘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는 말입니다.






저도 이 말에 정말 공감합니다. 그래서 두 딸에게 어린 시절부터 돈에 대한 개념을 알려 주려고 노력했는데요. 어떻게 했냐면, 딸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습관을 실천하면 보상으로 용돈을 주었습니다. 조건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6일 동안 매일 100% 습관에 성공할 경우만 하루 1천원씩 총 6천원을 보상으로 주었습니다. 돈으로 아이들 마음을 산 거 아니냐고 걱정했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컸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노력으로 모은 돈은 함부로 쓰지 않더라고요. 친구들 생일이나 부모의 생일날 선물 살 때 쓰는 등 계획적으로 돈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죠. 그리고 남은 돈들은 저축하거나 일부 금액은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이는 돈들은 두 딸이 자신들의 대학등록금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물론 주식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돈 버는 방법을 알고 절약하고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스스로 학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은 값진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연금박사로 알려진 이영주 박사는 목돈은 가능하면 현금 흐름으로 바꾸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목돈이 있으면 이 돈을 호시탐탐 노리는 자식들이 도처에 있기 때문에 목돈을 연금이나 배당수익이 나오는 형태로 묶어놓으면 자녀가 손을 댈 수 없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셋째, 부모의 자산 상태와 노후 계획에 대해 자녀들에게 정확히 설명해주고 부모의 노후도 소중하다는 점을 자녀들과 공유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도 지금 현재 보유중인 아파트 한 채를 두 딸들에게 물려 주지 않을 계획이고 이 점을 아직 어리지만 두 딸들에게 틈틈이 이야기 해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얼마가 되었건 부모가 먼저 자식에게 부모 자산에 관하여 투명하게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김병국 할아버지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강남에 60평 오피스텔을 해주고 마지막 집 한 채마저도 막내에게 전부 내 주었는데요. 물론 가장 큰 잘못은 자식들에게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김병국 할아버지도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학 입학할 때까지만 사랑으로 부모가 적극 지원해주고 이후엔 부모의 노후를 탄탄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집 사주고 차 사주고 사무실 차려 주면 부모가 빈곤해지고 이것은 고스란히 자식들 부담으로 넘어가면서 한 가정의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식들은 부모로부터 큰 재산 받을 때뿐입니다. 그러니 목돈은 연금으로 전환하고 자식들에게 가끔 용돈을 주거나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는 편이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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