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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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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7일 18시 06분 등록

새해를 맞아 새로운 출발에 앞서 일종의 면역효과를 위해 실패를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누구든 새롭게 시작할 때 두려움이 일기 쉽습니다. 따라서 시작하기에 앞서 실패를 다룸으로써 마음면역력을 기르고자 합니다. 오늘은 4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이야기는 아래를 참고하세요!

1. 실패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2. 오롯이 좌절할 필요

3. 실패를 바로잡는 기술




저는 실패스토리를 좋아합니다. 성공스토리만큼 배울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실패 스토리를 모아둡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이봉진 우아한 형제들 공동대표의 이야기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실패가 안겨준 기회 1. 제임스 카메론 편 


제임스 카메론 영화감독은 내놓는 작품마다 족족 흥행에 성공시키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이죠! 작년에 내놓은 <아바타 2; 물의 길>역시 한국에서만  천만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의 역사를 새로이 써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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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이 어떻게 감독이 되었는지 그 과정이 꽤나 흥미로운데요. 이미 여러 번 찾아볼만큼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어려서부터 SF와 미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꿈을 좇기는 커녕 트럭 운전사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다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스타워즈>를 보게 되었는데, 말그대로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자신이 상상만 하던 것을 다른 누군가가 시각적으로 완벽에 가까울만큼 구현해 놓은 걸 보고, 잊고 있던 꿈 -SF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되살리죠.  


그때부터 제임스 카메론은 독학으로 영화촬영과 제작을 공부합니다. 관련된 책과 논문, 영화 등을 닥치는 대로 보고 익히며 독파해가는데요. 그가 처음 만들었던 작품은 <제노제네시스 Xenogenesis>라는 12분짜리 단편  SF영화입니다. 치과의사들의 투자를 받은 돈과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만든 작품이었죠. 하지만 치과의사들의 투자약속은 성사되지 않았고 제대로 빛을 보기도 전에 첫번째 작품은 그대로 실패하고 맙니다. 

Qr9mAYdr1m_L9XQ4ud3TNxbaKoE제노제네시스; 제임스의 단편 데뷔작

그런데 제임스 카메론의 데뷔작을 좋게 본 영화감독 '로저 코먼'이 그에게 일자리를 제안합니다. 로저 코먼은 B급 영화의 전설이라 불리는 감독으로, 그의 밑에서 일하며 본격적으로 영화제작판에 뛰어들죠. 제임스 카메론은 각본도 쓰고, 소품도 제작하고, 카메라도 다루는 등 영화에 대한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능력을 이때부터 길러갑니다. 비록 첫 작품은 실패했지만, 생각지도 않은 방식으로 감독으로 향한 또 다른 길을 발견하게 된거죠.   



실패가 안겨준 기회 2. 김봉진 의장편


이어 우아한 형제들의 창업주 김봉진 의장의 이야기입니다.   

김봉진 의장은 어릴 때부터 공부는 싫어했고 미술을 좋아해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웹디자이너로 7년 정도 일하다 2008년 첫 사업에 도전하는데요. 가구회사를 창업했다가 1년 만에 망해 2억 원에 가까운 빚을 집니다. 상품이 아닌 작품을 만들려고 한 게 패착이었습니다. 높은 단가와 낮은 사업성으로 수익이 나지 않았던 거죠.   


이후 그는 빚을 갚기 위해 낮에는 IT회사에서 일하고 밤에는 웹디자인 아르바이트를 하며 2년을 보냅니다. 2010년 다시 창업에 도전하는데 IT 전문가였던 친형들과 공동프로젝트로 진행해 여러 앱을 만들죠. 그중 하나가 '배달의 민족'이었습니다. 마침 스마트폰 혁명으로 앱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던 차였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거죠. 


사실 배민이 유일한 배달앱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비슷한 배달앱이 서른 개 넘게 있었는데, 배달의 민족은 직접 길거리를 다니며 모은 5만 장의 전단지로 만든 1) 엄청난 DB와 2) 매력적인 B급 감성의 앱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죠. 출시하자마자 이틀 만에 다운로드 1위를 찍고, 많은 투자를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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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 원 자본금으로 큰 기대 없이 시작한 사업은 출시 1년 만에 200만 다운로드, 2년 만에 500만 가까운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매출 100억 넘는 게 목표라고 말한 지 10년 만에 매출 2조를 넘기며 한국스타트업계 전설이 되었습니다. 이후 2020년 5조 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독일 회사에 매각되었죠.   



그들이 실패에도 계속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 


그런데 이들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들의 과정을 보면 크게 '성공에 대한 열망, 혹은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정식으로 감독이 된 이후에도 그리 순탄한 커리어를 밟지 못했습니다. 감독이 되고 처음 찍은 작품이 <피라냐 2>였는데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져 결과물이 상당히 조악했습니다. 사실 본인이 만든 것도 아니지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있었기 때문에 책임지고 엄청난 혹평을 받게 됩니다. 때문에 더이상의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되죠.. 이런 조악한 영화를 찍는 감독에게 아무도 투자하려 하지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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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카메론은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하루는 악평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고열로 몸져 누워있던 중, 악몽을 꾸게 됩니다.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꿈이었는데 그 줄거리가 터미네이터의 시초가 되죠. 카메론이 직접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작품  <터미네이터>의 시작이죠. 악몽까지도 작품으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열정은 정말 넘사벽입니다. 


 아무튼 시나리오는 참신했지만 전작의 혹평으로 아무도 투자를 하려 하지 않아, 카메론은 제작자들에게 단돈 1달러로 판권을 넘깁니다. 이 일화가 유명하죠. <터미네이터> 이후로는 다들 알다시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전성시대가 펼쳐집니다.     


NUE1DV4S5_LGQfyJHmProDLaCz4.jpg이미지출처: 월간조선

다시 김봉진 의장이야깁니다. 그는 공부를 잘하지도 남다른 기술력을 갖추지도 못했기에 일찍부터 '남들처럼 생각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짧은 머리와 수염도 '다른 길'에 대한 그의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죠. 


첫 사업에서 실패했을 때도 그는 '훗날을 위한 경험'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빚은 갚으면서 동시에 다음을 위해 계속 준비합니다. 그는 실패를 통해 작품이 아닌 '상품'을 만들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사람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것을 계속해서 궁리합니다. 또한 스스로를 계속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요.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어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을 접하고요, 하루도 빠짐없이 디자인 콘텐츠를 만들고 업로드하면서 꾸준히 실력을 다듬어 갑니다. 결국 스마트폰 혁명에 발맞춰 잡은 새로운 기회에, 자신이 가장 잘하는 디자인을 접목해 성공합니다.  



또 다른 길로 이어지는 비결


성공은 운빨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하지만 이 둘의 이야기를 보면, 운이 그냥 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오직 다음을 준비하는 자들, 실패도 경험으로 삼는 자들, 그래서 성공을 준비하는 과정을 켜켜이 쌓인 자들에게 '운'이 따라오는 것 같거든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김봉진 의장도 모두 한 번에 이뤄내지는 못했습니다. 시작은 물론이고, 자리를 잡은 이후에도 어려움은 있었지만, 어떤 실패도 해도 그를 기회삼아 꾸준히 길을 만들어갑니다. 결국 지금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게 되었죠.    


이들을 보면 실패가 꼭 실패만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2020년 20년의 나를 탐색해 온 여정을 정리해 <인생모험>이란 책을 썼는데요, 직접 편집하고, 인쇄, 출판까지 하며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 만들었습니다만, 2쇄를 찍는데 그쳤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에도 성공했고 약간의 이익을 남기긴 했지만, 제가 기대하던 결과에는 크게 미치지 못해서 좌절감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 경험이 이후에 저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더군요.   


이때 온 몸으로 익힌 출판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글쓰기 강의로 연결되었거든요. 출판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글쓰기, 에세이 쓰기, 내 콘텐츠 만들기, 출판하기 등 다양한 분야로 강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실패라고 여겼던 출판 경험이 이후 제게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준 셈이죠.   


이때의 경험이 '실패'에 대한 저의 인식을 크게 바꿔 주었습니다.

실패하더라도, 당장 뜻대로 안 되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게 어떤 기회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a-dJ47O02qCfIUSB--OtViUokxc.jpgmaybe, there's another way



실패는 실패로만 끝나지 않는다 


세 라비(C'est la vie)! 라는 프랑스말이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무언가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실패할 때 '이런 게 인생이지'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고 합니다. "세라비, 이게 인생이야." 그리고 다시 시작하죠. 

하다 보면 잘 될 수도 있고 잘 안될 수도 있습니다. 손해 볼 수도 있고, 좌절의 쓴맛을 볼 수도 있죠. 그럴 땐 "세 라비. 이게 인생이다." 말하고,  먼지 툭툭 털고 일어나면 됩니다. 중요한 건 이 실패를 경험 삼아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오시로 다이가 쓴 <화교 부자수업>에 이런 좋은 말이 나옵니다. 

"성공하지 못했다 해도 잃는 것은 돈뿐이다. 용기를 잃지 않으면 실패한 것이 아니다."


실패가 실패로 끝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또 다른 길로 계기로, 기회로 이어질 테니까요. 


새로운 시작에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실패 시리즈를 마무리합니다. 

아직 다루지 못한 글이 있긴 한데 그건 나중에 차차 또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실패만 다루면 재미없으니까요.^^ 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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