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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3일 13시 06분 등록

2월은 새로 나온 게임으로 아주 뜨거운 한 달이었습니다. J.K. 롤링이 쓴 소설 해리 포터를 기반으로 한 오픈 월드 게임이 그 주인공입니다. 1997년부터 2016년까지 연재되었던 해리포터 시리즈는 저와 같은 80년대 후반생들에게는 유년 시절을 함께 했던 멋진 마법 세계를 알려주었고, 시리즈가 끝났을 때에는 마치 인생의 한 시절이 끝난 것 같은 기분을 주었습니다.


언제 해리 포터를 접했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책으로만, 그것도 일이 년을 다음 시리즈가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면서 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오히려 영화가 나왔을 때 생각보다 낡고 음습한 분위기의 다이애건 앨리와 호그와트를 보고 크게 실망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머릿속에 그려보던 것을 영화로 볼 수 있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대여섯 살쯤 어린 친구들은 영화를 먼저 접해서 책은 읽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완결에서 7년이 지나고 오픈 월드 게임이 나온 것입니다. 해리와 친구들이 호그와트를 다녔던 시절보다 훨씬 앞선 1800년대의 호그와트가 배경입니다. 저는 5학년에 갑작스럽게 호그와트에 입학했으며 고대 마법을 볼 수 있는 특수 능력을 갖고 있고, 놀라운 재능으로 학교 진도를 따라잡습니다. 그리고 마법사 세계를 무너뜨리고 싶어 하는 고블린에 맞서 싸웁니다.


사실 원작이 따로 있는 게임은 그다지 재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세계관과 캐릭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익숙한 서사이기 때문에 놀라움을 주기에는 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는 흥미로운 메인 스토리와 풀리지 않은 비밀이 담겨 있었고, 그와 동시에 어렸을 적의 제가 해리포터 책을 읽으며 해보고 싶었던 모든 것들이 가능했습니다. 그것이 이 게임의 가장 멋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숙사 배정식을 받고, 새로운 주문을 배우고, 마법 식물과 동물들을 기르고, 빗자루를 타고 다른 마법사나 악당들과 결투를 하고 학교의 교칙을 어기며, 친구들을 사귑니다. 세계의 숨겨진 장소들을 찾아다니고, 포트키를 타고 새로운 장소에 워프되기도 하며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주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학교에 다니면서 훌륭한 연회장의 식사를 먹습니다. 학교 식당에 숨어들면 집요정들이 과일이나 컵케이크도 줍니다. 움직이는 초상화, 유령들과 대화할 수 있고, 위험한 유적들을 피해 보물을 찾아냅니다. 뿌듯한 일입니다. 혹시 원한다면 세계 최강의 악당이 될 수도 있습니다. 퀴디치를 해보지 못하는 것이 지금 게임의 유일한 한계입니다.


거기다 게임에서 메인 스토리의 일부를 기숙사에 맞춰 조금씩 변경해두어 다른 점을 확인해 보면서 여러 번 플레이하는 재미도 있게 만들어두었습니다. 몇 번이나 출시일이 크게 늦어져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게임이 나와서 무척 반갑고 기쁩니다.


이제 다음 주면 저는 다시 회사로 복직을 하게 됩니다. 3개월간의 휴직 동안 회사원이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의무와 책임이 있는 머글로 돌아가는 것 같아 때때로 우울해지곤 합니다. 그러나 이 마지막 휴직 기간에 선물 같은 마법사의 세계를 만나 무척 즐거웠습니다. 여러분은 어렸을 때 좋아하던 콘텐츠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무엇이 가장 해보고 싶으신가요? 동심을 되살리며 잠시 추억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IP *.143.2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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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3 13:28:48 *.13.34.80

잠시 해리포터 속으로 다녀왔습니다^^ 선생님은 다른 세계를 보여주십니다. 발이 땅을 떠나지 않아서 더 공감할 때가 많습니다. 복직하셔서 세상 속에서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 편안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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