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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4일 14시 44분 등록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 집 두 아이와 함께 집과 도서관에서 영어 공부를 해 왔습니다. 올해 4월 그동안의 경험을 담아 <엄마가 시작하고 아이가 끝내는 엄마표 영어>를 출간했고, 국공립 영어특화 도서관에서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영어 공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지역 영어특화 도서관으로부터 영어 도서의 장서개발계획을 함께 해보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공공성'이나 '책 중심'은 제가 늘 생각하는 화두여서 바로 수락했고, 영어 장서 및 프로그램에 대해 의견을 내는 장서개발위원회의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두 달 동안, 도서관의 영어 서가를 둘러보고 도서관 사용자의 의견을 수집했습니다. 도서관의 영어 서가 사용자가 주로 엄마들이고, 엄마들이 주로 목소리를 내다보니까 처음에는 엄마들이 활용하기 좋은 방법에 대해 고심했습니다. 하지만 곧 어린이 독자들의 자발적인 영어 책 독서를 위한 방법으로 방향이 전환됐습니다. 몇 가지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1 영어 그림책 비중 확대


국공립 영어특화 도서관이 영어학원을 보조하는 영어 학습의 연장선이 되기보다, ‘영어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도서관 내 영어 도서 비중에 있어서, 영어 학습을 위한 파닉스 리더스나 자녀의 리딩 레벨 향상이 목적인 단계별 리더스북보다 영어권 작가의 작가 별 작품 그림책이 훨씬 더 많으면 좋겠습니다.


​‘영어 책 읽어주는 엄마’와 ‘청소년 영어 스토리텔러’ 등 영어 스토리텔링 활동의 사용자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활동 시간을 점차 늘려 영어특화 도서관이 ‘영어 책 읽어주는 도서관’으로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2 영어 논픽션 비중 확대


현재 영어 서가에는 영어권 그림책과 명작 동화, 수상작 위주로 비치돼 있습니다. 사회나 과학 등 논픽션 영어 책의 비중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사진 한 장에 간단한 영문장 한 문장으로 구성된 쉬운 레벨부터 초등 고학년 독자들이 볼 수 있는 수준까지 다양하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영어 서가에는 문학과 픽션 중심으로 800, 900번대 책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문학과 비문학, 픽션과 논픽션이 골고루 비치되면 좋겠습니다.   

 

#3 다양한 종류의 영어 사전 비치  


첫 영어 그림 사전과 유의어 사전 등 어학사전과 백과사전과 도감 등 다양한 종류의 영어 사전은 도서관 사용자들의 영어 논픽션 읽기를 도울 것입니다.  
 

#4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영어 책 비치 


영어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어 자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책이라면, 아이들은 한글과 영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합니다. ‘어벤져스 백과사전’이나 한 페이지에 한 두 문장으로 이루어진 쉬운 레벨의 마블 시리즈 어린이를 위한 쉬운 원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 생각 

일곱 살 때 태권도장을 다니며 동네 아이들을 따라 <닌자고>를 좋아하게 되었다. <닌자고>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지 좋았다. 닌자가 되고 싶어서 <닌자고> DVD를 보면서 대사와 동작을 따라 하고, <닌자고> 책을 보면서 캐릭터들을 분석했다. 영어학원에서 이렇게 공부했다면 진작 뛰쳐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영어가 필요했고, 결과적으로 영어를 재미있게 공부했다. 영어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알 수 있어서 영어를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시작하고 아이가 끝내는 엄마표 영어, 83쪽) 


#5 어린이 독자의 자발적인 영어 책 읽기를 위한 방법


1) 영유아/어린이 영어 그림책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찾을 수 있도록 작가의 영문명과 한글명을 함께 기재한 푯말이나 라벨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은 한 곳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분적으로 전면 책장을 활용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2) 현재 어린이자료실 내 한글 그림책 서가와 영어 그림책 서가가 분리돼 있습니다. 한글 그림책은 어린이 사용자들이 직접 꺼내 볼 수 있도록 목욕탕 구조로 설계되어 있지만, 영어 그림책은 성인 사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한글 그림책이 있는 곳에 영어 그림책이 함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한글 그림책을 손쉽게 펼쳐보듯 영어 그림책도 펼쳐볼 것입니다. 이러한 자발적인 독서는 엄마가 대출해온 영어 그림책을 가정에서 오디오 자료를 통해 듣는 것과는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샬롯의 거미줄>의 경우, 현재 한글 번역본은 어린이 자료실 서가에 있고 원서는 종합자료실 서가에 있습니다. 이처럼 도서관 내 영어권 원서와 한글 번역본이 함께 있는 경우와 우리나라 어린이 책이 영문 번역본과 함께 있는 경우, 한글 책과 영어 책이 근접한 거리의 서가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 독자의 영어 원서에의 접근성이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책장 정리 노하우  

아무리 엄마표 영어를 진행해도 웬만해선 아이들이 먼저 영어 그림책에 손을 대진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영어 그림책을 스스로 찾게 될까? 나는 아이의 책장 정리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아이 손이 닿는 가장 가까운 곳, 아이의 키에 가장 잘 맞는 높이, 아이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영어 그림책을 두었다. 차곡차곡 모아온 영어 그림책을 기간 간격을 두고 몇 권씩 바꿔가며 진열했다.  아이들은 책을 찾아가며 읽지 않는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눈높이에 있는 책을 꺼내 읽는다. 아이들은 구석진 곳을 좋아한다. 우리 아이들 방에 벙커 침대가 있었는 데 벙커 아래쪽이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었다. 그곳에 한번 들어가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나오지 않았다. 나는 아이들의 이러한 습성을 최대한 활용해 책을 배치했다. 구석진 곳을 둘러 책장을 설치하고 유아용 논픽션 시리즈를 꽂았다. 아이 눈높이에 작가별, 테마별로 영 어 그림책을 바꿔가며 꽂았다. 일주일이나 2주일 간격으로 책장을 새로 정리했다. 아이가 늘 같은 책만 읽는다면 아이의 동선을 분석해 특별히 좋아하는 장소를 파악하자. 그곳에 책을 꽂아두면 아이는 반드시 들춰본다. 그때 은근슬쩍 다가가 읽어주면 된다. (엄마가 시작하고 아이가 끝내는 엄마표 영어, 73쪽)  


3) 자녀에게 원어민 발음을 제공하기 위해, CD, DVD등 디지털 자료에 대한 수요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음원 자료는 훼손과 분실의 가능성이 큽니다. 디지털 자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자료 활용에 대한 안내나 QR코드 등 대안이 필요합니다.


김정은 (toniek@naver.com)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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