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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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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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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2일 08시 23분 등록

인생의 최종목표와 사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며 책속에서 답을 찾을까했던 저였는데... 

'책 속에 답이 없다'라는 메세지... 내 안에서 어찌 답을 찾아가야할지 ^^;;;


지난 주 편지를 블로그에 올렸더니 이런 댓글이 달렸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여기서는 답을 찾을 수 있겠지하는 희망을 품고 책의 숲으로 들어간 그에게 책 속에는 답이 없다는 메시지가 주었을 혼란스러움이 느껴져 서둘러 답글을 달았다. 그 막막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오지랖인 줄 알면서도 딱 그와 같은 질문을 품고 있었을 때 만들어두었던 지도까지 친절하게 링크해 두었다. 부디 그가 자신에게 찾아온 그 귀한 물음표들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포기하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일주일이 흐르고 다시 편지를 띄울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쓰나 글감을 뒤적이다가 다시 한 번 그의 댓글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 그에게 더 전해야 할 메시지가 있음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아니, 어쩌면 바로 그가 던진 바로 그 질문에 내가 찾은 대답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글과 영상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나까지 굳이 컨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는 진짜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인생 질문을 이미 갖고 있다면 가성비의 관점에서 단언코 책만큼 좋은 안내자는 없다. 나와 같은 질문을 품었던 선배들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먼저 찾아놓은 답들을 단 돈 몇 만원에, 그것도 나 편한 시간에 들을 수 있는 책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무나 매력적인 매체임에 틀림없다. 여행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아무리 막막한 초행길이라도 가고 싶은 그 곳의 여행기 몇 권을 읽고 나면 여행에 대한 어느 정도의 그림이 그려지게 마련이다. 비로소 여행을 떠날 용기가 생긴다. 그러면 절반은 온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 지점을 지나고 나서도 책으로부터 계속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나에게 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자신만의 대답을 정리하는 것이다. ‘여행기를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이 목적인 사람과 자신만의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은 책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과제는 몸의 감각을 깨워내는 것이다. 책 이야기하다가 별안간 감각을 깨우라는 이야기가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너무나 중요해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특히 자신만의 여행을 위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몸의 감각을 깨워내는 작업을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최신 기술로 거의 완벽한 길안내를 하고 있는 네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있다고 해도 “300미터 앞에서 우측 도로로 빠져나가세요.”라는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300미터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생활감각이 있어야 하는 것과 정확히 같다. 다시 말해 네비게이션() 안의 길을 참고하면서도 지금 여기 내 앞에 펼쳐진 진짜 길도 놓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몸의 감각, 그러니까 지금 여기의 감각이다.

 

어떻게든 더 빨리 더 멋진 삶에 이르고 말겠다는 욕심으로 최소한의 생활기능 수행하기 위한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을 책 속에 빠져 지내던 시절, 내가 모르고 있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이미 첫 번째 과제를 해결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책이 답 자체가 아니라 답을 찾기 위한 도우미일 뿐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책에서 얻은 질문들을 내게 되묻는 작업에도 정성을 다하고 있었건만 이상하게도 삶이 좋아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아니 대답을 찾기 전보다 삶은 더 말라 비틀어지고 있는 듯했다.

 

초조해진 나는 더 맹렬히 읽고 쓰며 나를 몰아붙였고, 그러다 완전히 소진되어 도저히 더 이상은 읽고 쓸 수가 없게 되고 말았다. 바로 그 때 멋진 삶이고 나발이고 다 집어치우고 일단 살고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요가였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하는 심정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책과 멀어져 살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삶이 촉촉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매트 위에서 몸과 만나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버석거리던 일상도 윤기를 되찾아갔다.

 

내가 다시 책과 만난 것은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그렇게 다시 펼친 책 속에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독서경험을 할 수 있었다.

 

, 여기가 내가 가봤던 바로 거기구나! 먼저 들렀던 선배들은 이렇게도 이 곳을 경험했구나!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이 곳에서의 경험은 이런 의미가 있었던 거구나!’

 

이런 과정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이전의 내 독서가 가진 한계였다. (대부분의 의욕적인 모범생 독서가들이 비슷한 과정을 겪게 된다는 것도 더불어 알게 되었다.) 물론 한계의 원인과 상태를 자각했다고 해서 바로 그 한계가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계에 대한 자각과 극복해야하는 이유가 분명하다면 선택은 아주 명료해진다. 나의 경우 그것은 꾸준한 몸 수련, 특히 인요가라고 불리는 수련이었다.

 

그러면 이제는 책을 읽지 않는 거냐고? 설마. 여전히 나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책을 읽으며 보낸다. 너무나 재미있어서 도저히 그만 둘 수가 없다.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중간 중간에 자주 멈추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다. 나를 그렇게 설레게 하는 모든 책 여행의 목적지가 결국은 몸, 지금 여기임을 더 이상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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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3 20:18:48 *.52.45.248

저도 아난다님과 생각이 같습니다 그래서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

" 왜 사세요 ?" 누군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그래서 제가 대답하기를 

"나도 몰라, 그래서 열심히 살고 있지 그러다 보면 언젠가 알게 되겠지

그런데, 누군가 그러데, 하루 앞을 내다보면 선지자가 되는데 일 년 앞을 내다보면 사는 게 재미없다고 그러니 내일을 점칠게 아니라 오늘을 열심히 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 해 "

그래서말야, 신은 우리에게 운명이란 것을 주었지만 그것과 함께 그 운명을 선택할 권리도 함께 주었다고 말하는 거야 곧 운명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예정된 것일 뿐이며 그 결과를 만드는 것은 오늘,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거지.“

 

 20년이 지난 뒤에 한 선수가 제게 물었습니다.

"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데 정말,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

" 그걸 알 수 있는 사람은 신 밖에 없지...사람들은 자신의 능력과 지식으로 점치고 있는거나 같지! ,?! 내가 점쟁이냐 그걸 알게? 그건 그 날 되면 알게 돼! "

"하지만 전 알고 싶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어요..! "

 "그러면 간단해결정하면 우린 이길거야

그러니  지금부터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생각 곧 이길 수 있을까 없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과 마음을 다해 오늘 할 수 있는 것, 몸을 훈련하고 정신을 수양하는 것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라, 알았지?, 결과는 미래의 그 날 알게 돼, "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생의 미래, 인생의 의미, 운명, 최종목표 왜 사는지, 등등 이런 처음부터 끝까지 다 경험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총체적인 것들은 현재라는 한 시점에서는 알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달리표현하면 그냥 예정하거나 상상하거나 자기가 스스로 판단 결정하는 거라는 거죠.

증거라면,,, 모든 사람은 같은 길(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을 갔지만 자세히 보면 똑 같은 길을 간 사람은 한 명도(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환경과 조건 그리고 그에 따른 태도와 행동은 달랐기 때문에) 없습니다.

책 속에 길이 있지만 그 길은 쓴 사람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 속의 길은 보는 사람의 길이 아니겠죠 !? 

요즈음 티칭보다 코칭이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이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티칭과 코칭의 차이 ... 전 그렇게 말합니다티칭은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2+2=4)이지만 코칭은  알고 있는 것들 중에 어떤 것이 그 상황과 조건에 적절한지에 대한 견해를 코치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서 코치해 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만약에 이렇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효과적일 것이다.)   그래서 코칭은 티칭을 포함합니다달리표현해서 티칭은 가르치는 것이고 코칭은 가리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신에 맞는 길을 알려주는 책이겠지만 그런 책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 책들은 쓴 사람에게는 해답이며 정답이겠지만 (knowhow) 읽는 이에게는 타인의 상황과 조건에 맞는 정답(knowledge)으로 자신에게는 (스키마 이론)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참조할 수 있는 준거로서 전달된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선수들에게 이기는 길을 찾는 방법으로 요구했던 세 가지 길 입니다보시면 혹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적습니다. 뭐 사실 아난다님이 이미 말씀하신 내용을 다른 형태로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지만요...^^ 

첫째 망설이지 않는다.

행동 없는 생각은 무의미하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라, 그러나 생각 없이 행동하면 위험하다. 기술과 전술 지식을 확보하라, 그래서 순간적으로 왔다 사라지는 상황 속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절대 망설여서는 안된다.  

둘째, 기회가 오면 먼저 선제하라, 피동적이 되면 상대에게 쫓기게 된다. 행동은 일정한 시간을 요구한다. 상황과 조건속에서 주도적으로 행동해야만 반응하는 시간을 줄이고 효율적이 된다

셋째 정면으로 승부하라, 상대가 자신 있어 하는 곳 즉, 다른 표현으로 방심해서 대비가 부족한 그 곳에 직격타를 날려라 . 결과에 상관없이 심리적으로 동등한 조건이 된다. 그러면 경기는 네가 주도하는 방식과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다.

  

참고로 전 책을 읽을 때 인문학 관련 서적은 선수들의 공감과 교감, 저의 표현능력 확장을 위해서 전공관련 서적은 선수들의 지도 근거와 훈련의 효율성을 위해서 읽습니다.

 

스키마 이론 (schema theory, 圖式理論)

외부의 환경에 적응하도록 환경을 조작하는 감각적, 행동적, 인지적 지식과 기술을 용이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다룬 이론으로 사람은 자신이 알고 경험한 것을 통해서 세계를 본다는 이론입니다 곧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거죠. 다른 식으로 우리는 진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만 보고싶은 방식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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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9 10:18:38 *.130.115.78
울트라수퍼 고수님의 부연설명. 한결 이야기가 단단해졌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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