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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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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29일 08시 20분 등록
앤디 그로브. 그는 '실리콘밸리를 만든 사람'으로 불린다. 그는 1987년부터 1998년까지 CEO로 재직하며 '인텔'을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로 성장시켰다. 그가 재직하는 동안 인텔의 시가총액은 40억 달러에서 1970억 달러가 되었다.

그는 여러 명의 CEO 중에서도 최고로  추앙받는데, 그 이유는 핵심사업을 바꾼 것에 있다. 마이크로 프로세서로 유명한 인텔의 핵심사업은 원래 메모리 (D램) 였다. 인텔은 메모리를 최초로 개발했고 이를 통해 회사기틀을 잡지만 곧이어 일본에 의해 시장이 잠식되고 수익률이 악화되는 걸 지켜봐야 했다. 위기였다. 이때 인텔은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메모리를 포기하고 핵심사업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인텔은 메모리를 접고, 비메모리로 전환하였고, 이후 CPU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거듭난다.

사실 말이 쉽지 초기 성공을 가져다준 사업을 포기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깊은 인생>(구본형 저) 책에 보면, 인텔이 핵심사업을 바꾸기로 결정하던 순간의 대화가 나온다. 최고경영자였던 앤디 그로브와 고든 무어의  대화다. 그로브가 무어에게 이렇게 물었다.
"만일 우리가 해고되고 참신한 CEO가 새로 온다면 그는 무슨 일을 할까?"

그러자 무어가 대답했다.
"메모리칩 사업에서 손을 떼겠지."
그들은 서로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로브가 이렇게 제안했다.
"그래 우리 문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서 새로운 CEO가 할 일을 우리가 해보면 어떨까?"

모두가 아는대로 인텔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탄생시키고 새로운 선두주자가 되었다. 나는 위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들이 주고받은 질문이 무척 인상깊었다. 그래서 질문을 바꾸어 나에게 물어보았다.  

"만일 '지금의 내'가 없어지고, '새로운 내'가 생긴다면 그는 무슨 일을 할까? 지금과 무엇을 다르게 할까?"

기업의 생존과 번영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특정 시기를 가리켜 '전략적 변곡점'이라고 한다. 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으면 기업은 제 2의 도약을 꿈꿀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과거의 성공을 기점으로 쇠퇴의 길로 들어선다. 인텔은 그를 읽어 새로운 강자가 되었고, IBM이나 노키아는 그를 놓쳐서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나는 이런 전략적 변곡점이 기업만이 아니라 '개인'에개도 해당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며칠 전 이태원을 지나는데 많은 가게가 폐업하고 임대 현수막이 곳곳에 나부끼는 걸 보았다. 그나마  남은 가게들도 태반이 휴업중이었다. 한낮에도 인적 끊겨 적막한 거리를 거닐면서 코로나로 인한 변화는 어쩌면 이제 시작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통이든, 교육이든, 사업이든 이전과는 다른 구조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고, 이미 가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도 이 전략적 변곡점을 물어야 하는 이유다.
IP *.181.10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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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8 21:01:35 *.52.45.248

선생님 첫 책에 나오는 불타는 갑판에서 뛰어내리는 이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도 있지만, 인간은 더 큰 두려움 앞에서  더 작은 두려움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영생을 믿는 종교인들이 순교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인간적으로는 죽음이 가장 큰 두려움이지만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선택과 행동을 망설인다면 참고해 볼만한 생각이라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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