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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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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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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16일 08시 12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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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bkacontent.com/5-steps-to-becoming-a-professional-writer/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요. 글쓰기에도 칭찬의 힘은 컸습니다. 교수님으로부터 잘 쓴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 잘 쓰고 싶어졌습니다. 열심히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다 보니 결과도 좋았습니다. 전공과목에서 처음으로 A+를 받았습니다. 다음 학기그 다음 학기에도 그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고 모두 A+를 받았습니다원서로 수업을 진행하고 과제가 많았기 때문에 교수님의 수업은 인기가 없었고 수강 인원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 수업에서 저는 눈에 띄었고 선생님이 가장 예뻐하는 학생이었지요. 선생님은 그동안 가르친 학생 중 제일 똘똘하다며대학원에 진학해 당신의 제자가 되지 않는 것을 아쉬워하셨습니다하지만 교수님은 그의 수업 세 개가 제가 전공 과목 중에서 A+를 받은 전부였다는 것은 모르셨습니다.


몇 년 뒤 경영대학원에 가겠다고 추천서를 부탁하러 갔을 때그리고 합격 후 인사를 하러 갔을 때도 누구보다도 기뻐하셨습니다그때까지도 교수님은 저를 가장 똑똑했던 학생으로 기억하셨습니다대학원 공부도 잘 할 거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지요하지만 그의 축복과는 달리 처음 접하는 경영학 수업은 너무 어려워서 따라가기가 힘에 겨웠습니다특히 거의 매 수업시간에 에세이를 써서 제출해야 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이 때 다시 <The Elements of Style>을 만났습니다영어로 글쓰기를 어려워 하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 교수가 이 책을 추천했습니다미국의 중고등학생들은 이 책을 필독서로 삼아 글쓰기를 훈련한다면서 말이지요.

몇 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수업의 교재가 아니라 글쓰기 가이드로 읽으면서이에 맞게 글을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그제서야 한국의 대학교의 ‘언론문장연습’ 수업 교재로 영어 글쓰기 책을 사용했던 교수님이 이해가 되었습니다문법이나 일부 단어 사용 부분을 제외하면 좋은 글을 쓰는 원칙은 국어나 영어나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불필요한 단어 생략, 주어/술어 맞추기긍정문 사용논리적인 전개 등은 영어 뿐 아니라 우리말로 좋은 글을 쓰고자 할 때도 필요하지요.


책을 읽고 자신의 경험을 곁들인 쓰는 북리뷰, 특정 기업의 경영이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서 제출해야 하는 과제 등, 영어로 글을 쓰는 일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두렵거나 힘든 작업은 아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글 쓰는 시간이 재미있었지요

어느 날 마케팅 교수에게 미국 학생들보다도 글을 잘 썼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초등학생 때 전국규모의 글짓기 대회에 나가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것 만큼이나 기뻤습니다. 정말 원어민 학생들보다 잘 썼기야 했을까요. 다만 복잡하지 않고 쉬운 문장구조로 써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었을 겁니다. 또한 사전을 찾아가며 가장 적절한 단어와 표현을 사용했기에 의도한 대로 정확하게 메세지가 전달되는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쓴 글의 수준은 문장 구조와 표현만 놓고 본다면 미국의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와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문장은 쉽지만 로직이 있고 정확한 단어를 사용한 글, 다시 말해 잘 읽히고, 잘 전달되는 글이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좋은 글이라고 표현하는 글쓰기인데요. 저는 우리말로는 글을 못 쓰면서 영어로는 소위 좋은 글이라고 불리는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고 느꼈나 봅니다. 그런데 왜 우리말로는 그런 글을 못썼던 걸까요?

이후로도 오랫동안 저는 영어로는 편하게 글을 쓰면서도 막상 우리말로는 글을 쓰는 걸 힘들어하고 두려워했습니다. 한글로는 여전히 멋있고 어려운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을 버리지 못했나 봅니다

 

봄 날씨 미친X 널뛰듯 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딱 요즘 날씨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봄비라기에는 좀 많은 비가 옵니다. 비가 그치고 나면 봄이 끝난 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이번주도 건강하고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IP *.226.15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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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2 06:09:59 *.215.153.124

지루했던 며칠동안의 비 내리는 날씨가 오늘에서야 물러가고,

맑은 하늘을 예감하는 주말 아침날씨에 알로하 선배님의 글을 읽습니다.

글쓰기 초초보인 저에게 알맞은 조언이어서 더욱 좋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21.05.31 05:35:19 *.226.157.137

도움이 되었다니 저도 기쁘네요. ^^

맞아요. 우리말로 글쓰기와 영어로 글쓰기가 다르지 않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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