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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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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1일 12시 18분 등록

 

누구나 기회를 만나지만, 모든 이가 기회를 잡는 것은 아니다. 특히 준비되지 못한 이들에게 기회는 그림의 떡이다. 그렇기에 어떤 기회는 (기회가 아니라) 그저 유혹이다. 준비가 기회를 만나는 것이야말로 멋진 일이다. 준비가 기회를 붙잡을 테니까. 준비가 완벽을 예비하고, 준비가 여정을 즐기게 함을, 나는 명심하고 있다. 동시에 잊지 말아야 한다. 완벽이든 즐거움이든 길 위에서 완성되는 것임을.

 

그러니 때로는 돌연하게 출발해야 한다.

 

나는 세심이 잉태한 돌연을 찬양하지만, 인생의 변화와 도약을 위해서는 때때로 돌연히 떠날 줄도 알아야 한다. 오래 정체한 이들은 결국 떠날 때를 만난다. 목표를 모르고 일용의 양식을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떠나야 할 때를! 떠남 자체가 목표인 여행인데 목적지를 몰라 당황하는 이들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길 위에서 양식을 구할 수 있는데 모든 것을 준비하느라 출발이 지체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가.

 

그때 우리를 구하는 것은 목표와 양식이 아닐 것이다.

여정 그 자체 그리고 양식을 구할 줄 아는 독립심이

우리를 구원해 주리라. ‘몸소여장을 꾸리는 이들은

남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트럼펫 소리를 듣게 될지니,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카프카가 알려 주리라.

 

<나는 내 말()을 마구간에서 끌어내 오라고 명했다. 하인이 내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나는 몸소 마구간으로 들어가 말에 안장을 얹고 올라탔다. 먼 데서 트럼펫 소리가 들려오기에 나는 하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는 영문을 몰랐다. 그 소리조차 듣지 못했던 것이다. 대문에서 그가 나를 가로막으며 물었다. “어딜 가시나이까? 주인나리” “모른다.” 내가 대답했다. “그냥 여기를 떠난다. 그냥 여기를 떠난다. 그냥 여기를 떠나 내처간다, 그래야만 나의 목표에 다다를 수 있노라.” “그렇다면 나리의 목표를 알고 계시는 거지요?” 그가 물었다. “그렇다,” 내가 대답했다. “내가 여기를 떠난다고 했으렷다. 그것이 나의 목표이니라.” “나리께서는 양식도 준비하지 않으셨는데요.” 그가 말했다. “나에게는 그 따위 것은 필요없다.” 내가 말했다. “여행이 워낙 길 터이니 도중에 무얼 얻지 못한다면, 나는 필경 굶어죽고 말 것이다. 양식을 마련해 가봐야 양식이 이 몸을 구하지는 못하지. 실로 다행스러운 것은 이야말로 다시 없이 정말 굉장한 여행이란 것이다.> - 카프카 <돌연한 출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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