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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5년 5월 12일 07시 29분 등록

 

지난 주 마음편지에서는 위 제목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다 정작 메인은 꺼내지도 못한 채 끝을 맺었었죠? 오늘은 이어서 바로 진도 나가보겠습니다. 오프모임에서 위 주제로 발표한 사람은 모두 8명이었는데요, 그 중에서 몇가지만 뽑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아마도 대다수는 가지고 계실겁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대중 목욕탕에 갔던 기억을. 하지만 그 기억은 우리의 몸이 커지고 사춘기와 함께 자취를 감추게 되는데, 이는 부모에게 자신의 벗은 몸(특히 성징이 나타난)을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창피함을 느꼈기 때문이죠. 그 이후 우리는 부모님과 같이 목욕을 한 기억이 없고, 단지 부모님만 그 기억을 소중한 추억으로 가지고 계시죠. 맞죠?

 

목욕에 대한 테마로 발표한 사람은 87세의 노모(老母)가 있으신 여성(닉네임:기쁨)으로, 그녀는 늙으신 어머니와 목욕하기를 제안했습니다.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때와 역할을 바꿔 반대로 어머니를 씻겨 드리는거죠. 단순 목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로 돌아가 어리광도 피우고, 간지럼도 태우며 목욕을 빙자한 놀이를 하는겁니다. 놀이를 위해서는 거품 목욕처럼 약간의 이벤트를 가미하는 것도 좋겠죠? 적당히 먹을 것, 마실 것도 비치해 놓고, 신나게 먹고 마시며 노는거죠. 어떤가요?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내내 웃음이 가득하지 않을까요? , 남자분이라면 목욕은 힘들 듯 싶고, 부모님의 발을 씻겨 드리는 것으로 대신해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이때도 그냥 단순히 하지 마시고, 이벤트처럼 꾸밀 수 있다면 보다 유쾌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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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의 행복(인하대 구내식당-대돌).jpg  

 

먼저 위 사진을 보시죠. 만두라면과 공기밥 그리고 떡볶이. 꽤나 먹음직스러워 보이죠? 일반 분식집에서 이 정도면 얼마나 할까요? 못해도 7,000원 이상은 되겠죠? 하지만 영수증을 보시면 4,900원으로 꽤 쌉니다. 이 곳은 어딜까요? 인천에 위치한 대학교의 구내식당이라네요.

 

가격이 싸니 이 곳에 가셔서 식사하라고 권하는 것은 아닙니다. 식사는 하나의 부수적인 재미일뿐이죠. 학창시절의 추억이 담겨져 있는 캠퍼스를 오랜만에 찾는 것은 어떨까요? 말그대로 캠퍼스 데이트를 하는거죠. 추억도 새록새록하고, 푸릇푸릇한 젊음도 만날 수 있으며, 캠퍼스 잔디밭 혹은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옛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각박하고 치열한 현실에서 벗어나 과거로의 여행도 할 수 있고, 더불어 꽤나 괜찮은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아래는 제안자(닉네임:대돌)가 실행한 내용을 까페에 올린 글이니 한번 읽어보시죠!

 

안동에서 발표한 과제 중 하나인데요 바로 캠퍼스데이트 입니다! 와이프랑 48개월 연애를 하고 결혼했지만 다른 학교다보니 둘다 캠퍼스데이트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51일 근로자의 날을 맞이해서 계획을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가까우면서 데이트하기 좋은 인하대학교를 방문하기로 했지요! 와이프는 풋풋한 여대생컨셉. 저는 관련은 없었지만 이상하게 동경했었던 체대생 컨셉으로 캠퍼스를 구경했습니다(마치 학생인 것처럼...ㅋㅋ). 외부인이라는 사실이 티나지않게 한다고 사진을 많이 못찍은건 아쉽습니다.ㅜㅜ

캠퍼스를 구경하고 나서, 그 유명한 인하대학교 학생식당을 방문했습니다(17시 부터는 라면이 800원이라 유명합니다). 800원 라면말고 좀 더 고가의 메뉴들을 먹었는데도 저렴했지요.ㅋㅋ 그리고 나서 인하대 후문에 줄서서 먹는 1,000원짜리 와플을 먹었습니다. 많은 돈은 안썼지만 오랜만에 알찬 데이트였어요. 특히 젊은 기운을 받아서 너무 좋았습니다(그 때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ㅜㅜ). 이 날 다른 일정이있어 부득이 차를 가져갔지만, 버스를 탔다고 해도 1만원도 안되는 비용이 드는 참 알찬 데이트였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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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테마는 서울에 계신 분보다는 지방에 계신 분들이 좋을 듯 싶은데요, 바로 버스 데이트입니다. 이 제안을 해주신 분은 안동 호두씨앗님으로, 안동의 외곽을 도는 시외버스를 타면 꽤 괜찮은 경치를 즐길 수 있다고 하네요. 종점까지 갔다가 다시 반대편으로 오는 버스를 타면 최소 2시간 이상 걸리는데, 이때 평소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과 함께하면 더욱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 싶습니다. 까페같은 평범한 곳에서 만나는 것보다 더 기억에 오래 남을테고요. 먹거리, 마실거리는 필수에다가, 같이 듣고 싶은 음악도 준비하여 이어폰 나눠끼고 들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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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놀며 보내는 시간은 아이들의 정서함양에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도 아주 소중한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평상시보다 더 임팩트있는 경험을 해 볼 수 있다면 더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겠죠. 이번 제안은 아이들과 냇가에서 놀기입니다. , 그냥 노는게 아니라 비 오는날놀기

. 사실 야외에 놀러 갔다가도 비가 오게되면 에이, 비 오네하며 바로 돌아오는게 일반적이죠. 하지만 생각을 바꿔보는 겁니다. 화창한 날씨라면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꽤 많겠지만, 비가 올 때는 오히려 사람들이 거의 없어 맘껏 소리치며 놀기 딱이죠. 어차피 비 맞으며 노니 옷 젖는 걱정할 필요도 없고요. 미리 비옷을 준비해 간다면 더 재밌게 놀 수도 있겠군요. 한바탕 정신없이 놀고난 후 아이들과 함께 후후 불며 먹는 뜨끈한 컵라면은 생각만해도 정말 맛있겠죠?(제안자:)

 

이와 비슷한 제안으로 비 오는 날 놀이공원에 가 보세요. 평상시는 사람들로 미어터지지만 이 날 만큼은 한적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평상시 1시간씩 기다려야했던 범퍼카, 사파리, 각종 인기있는 탈 것들을 기다림없이, 게다가 몇 번이라도 반복하며 지겨워질 때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비를 맞는다는 게 조금 걸리긴 하지만, 비옷을 준비하고 보온병에 따스한 물과 차를 준비하여 간다면 아주 만족스런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 한번 이 경험을 하고 나면 평상시 사람 많을 때 가긴 어려워진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

 

4가지를 말씀드렸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제안들이 있었는데요, 나열해 볼께요.

* 동네 골목 투어 - 평상시 안 다니던 동네 골목길 걸어보기, 남의 집 정원 관찰하기(이때 도둑으로 오인받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 요망!)

* 눈 올 때 종묘 방문하기 - 평상시와는 다른 신비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고 하네요.

* 연애 때의 데이트 코스 돌아보기 - 옛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겠죠?

* 전통시장 투어하기 - 시장은 삶의 에너지가 가득한 곳으로, 활력이 필요할 때 방문하면 좋습니다! 길거리 음식 흡입은 필수겠죠?

* 약속시간보다 1시간 먼저 나가 책 읽기 - 여유와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동시에!

 

 

사실 행복은 크기와는 별 관련이 없습니다. 행복은 크고 작음보다는 빈도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작고 소소한 행복을 자주 느끼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행복은 돈과의 상관관계가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만약 돈이 없기 때문에 무엇을 하지 못하거나 살 수 없다고, 그리고 그 때문에 행복하지 못하다 생각한다면, 그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돈이란 조건을 거는 순간 그것은 돈이 없다면 평생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장애물을 가진 일이 되고 말죠. 돈만이 필요충분조건이 되고 마는 겁니다.

 

작고 소소한 행복은 돈을 필요로 하지 않거나 얼마든 적은 비용으로도 얻을 수 있습니다. ,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하고, 고정관념을 버려야 하며, 거기에 더해 창의적 고민을 좀 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더욱 즐길 수 있고, 오랫동안 선명한 추억으로 새겨질 수 있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퀴즈 하나만 드리고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겨질 수 있는 경험은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첫경험!입니다. 이 세상 살아가며 아직 못 해본 경험 많으시죠? 첫경험이 곧 기쁨이고, 행복일 수 있습니다. 생각하시고,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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