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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9일 06시 42분 등록

 

평상시 뉴스에 별 관심이 없는 분들일지라도 지난 4월말부터 국민들의 많은 관심(나쁜 쪽으로)을 끌었던 백수오 사태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갱년기에 효과가 있다는 백수오 제품 중 90%에 가짜 백수오라 불리우는 이엽우피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함으로써 이야기가 시작되었죠. 더군다나 이엽우피소는 식품에 사용될 수 없는 독성이 있는 원료라는 것 때문에 국민들, 특히 백수오를 이미 드셨거나 먹고 있던 많은 사람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주일 여가 지난 430,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포함되어 있음을 공식발표함으로써, 이는 사실로 판명되었습니다. 백수오 원료를 활용한 복합추출물을 제조해 타회사에 팔뿐 아니라 백수오궁이란 완제품까지 만들어 팔아 많은 매출과 이익을 올리던 <내츄럴엔도텍>이란 회사는 공식 사과문을 내고 향후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한번 분노한 민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백화점, 온라인쇼핑몰 그리고 홈쇼핑까지 반품과 환불요청은 쇄도하고 있는 상태고요.

 

이번 가짜 백수오 사태를 몰고 온 <내츄럴엔도텍>이란 회사는 코스닥 상장회사입니다. 2001년 설립하여, 2013년 코스닥에 상장하였고, ‘백수오 등을 활용한 갱년기 증상 완화에 대한 특허를 받음으로써 2012년부터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 2014년에는 매출액 1,241억에 영업이익 259억을 내는 중견회사로 발돋움한 상태였습니다. 주가 또한 몇 번의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거쳤음에도 가짜 백수오 사태가 터지기 얼마 전인 417에는 주가가 91,000원까지 올라있는 상황이었고, 각종 면역 호르몬 연구에 대한 제품화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향후 발전 가능성은 더 커보였던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상장폐지는 물론 회사의 존폐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까지는 다 알고계신 이야기일 겁니다. 여기에 더해 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번 사태가 만들어 낸 개인들의 광기(狂氣), 돈을 향한 광기에 대해서입니다. 잠시 아래 표를 보시죠.

 

일 자

내 용

417

최고주가 91,000

422

한국소비자원 가짜 백수오 발표, 내츄럴엔도텍 진품 사용 주장

422~27

4연속 하한가로 주가 45,400

428

식약처 발표 지연, 주가 47,150(1,750원 오름), 거래주식수 16,805,677

429~ 513

30일 식약처 발표, 9연속 하한가 11,050

513

하한가 11,050(장중고가 13,900), 거래주식수 46,887,038

514

10,350(장중고가 12,250, 장중저가 9,510), 거래주식수 32,544,005

515

10,050(장중고가 10,950, 장중저가 9,970), 거래주식수 10,521,423

518

8,610(장중고가 10,450, 장중저가 8,550), 거래주식수 9,381,197

 

   

41791,000원이던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는 어제 8,61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잠시 올랐던 428일을 제외하면 13연속 하한가로, 고가대비 1/10 토막이 나고 말았습니다. 주식투자를 할 때 하한가가 무서운 이유는 팔려 해도 살 사람이 없기 때문인데요, 이 회사의 투자자가 거래가 있었던 428일에 자신의 주식을 팔지 못했다면, 513일에야 비로소 팔 수 있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하지만 주가는 이미 80%이상 빠진 상태로 엄청난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거죠.

 

, 여기에서 주목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513일 거래된 주식수를 보게되면 무려 47백만주 가까이 거래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회사의 총 상장주식수는 약 19백만주 정도되는데요, 이는 이날 하루동안 주식이 2.5회 거래된 것으로, 주식의 주인이 한두번도 아니고 세번 가까이 바뀌었다는 뜻이됩니다. 그만큼 <내츄럴엔도텍>을 바라보고 있던 투자자’(‘투기자라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 듯 싶습니다...)가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죠. 다음날인 14일도 거래주식수는 32백만주로 엄청났고, 1518일도 각각 1천만주, 9백만주의 거래수를 나타냈습니다.

 

저는 이 광경을 보며 하이에나가 떠올려졌습니다. 하이에나는 무리를 지어 다니며 먹이를 노리는 동물로, 무는 힘(치악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사냥시 상대의 약점을 노려 산 채로 물어뜯어 죽인다고 하죠. 그들은 썩은 것까지도 먹을 정도로 그들의 탐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주식투자는 철저히 돈 놓고 돈 먹기입니다. 누구 하나가 돈을 잃어야 그 돈을 따는 사람이 나옵니다. 주가가 1/10 토막이 났던 이야기는 누군가 9/10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9/10을 보고 달려든 사람들, 저는 그들이 하이에나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실 올바른 주식투자는 그 회사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하며, 그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레 투자자도 수익을 얻는 구조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내츄럴엔도텍>의 사례는 회사를 운영하던 경영진의 사고와 행동도 크게 잘못되었지만, 회사의 주가가 폭락함에 따라 바닥에 떨어진 먹이라도 주워먹으려 미친 듯 달려드는 개인들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온라인 게시판에 실시간으로 달리는 글들은 그야말로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열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문상을 왔다니요... 호구들이라니요... 그들에겐 타인의 아픔이 곧 유희이자 조롱감 밖에 되지 않는걸까요?

 

솔직히 무엇이 잘못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아주 일부의 사람들의 행동이 과장되어 이렇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돈을 벌 수 있다면, 어떻게든 벌기만 하면 된다는 그들의 사고방식은 반드시 고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자본주의 세상이라지만, 어디 이런 행동을 막을 수 있는 법 같은건 없는걸까요? ㅠㅠ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 2015년 변경연 프랑스 예술기행 : 파리+남불(프로방스)일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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