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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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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7일 12시 55분 등록


매주 세 시간, 총 다섯 주에 걸쳐 전주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들을 만나 자연교육과 관련한 연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벌써 두 주를 만났습니다. 첫 주에 우리는 교육과 관련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주인 어제는 교육철학과 연계된 생태철학을 공부하면서 생명과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열었습니다. 나는 자연 또는 다른 생명이 우리의 학교와 스승이 되게 하려면 먼저 시각을 교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식의 대상이거나 인간을 위한 자원 수준으로 바라봐 온 숲과 들의 생명들이 나와 다르지 않은 존재라는 것을 느끼는 작업이 우선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앞으로 두 주 동안 우리는 깊어가는 실록과 그 속에 깃들어 삶을 펼쳐가는 무수한 생명들을 만날 것입니다. 그 생명들을 일으켜 세우거나 그 생명들을 구속하는 에너지와 물질, 그리고 다른 여건들을 찾아 나설 것입니다. 풀 한 포기, 새 한 마리, 나무 한 그루를 일으켜 세우거나 구속하는 그 생과 극의 장에서 생명이 어떻게 그 여건을 이겨내며 제 꼴을 만들어가는지 알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생명들이 어떻게 저 심원한 우주의 음과 양의 행보 위에서 제 리듬을 형성해 가는지 알아채는 것이 또 다른 목표입니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음을 알아채는 것이 마지막 목표입니다. 때로 우리는 책을 찾아볼 것이고, 때로 눈을 감을 것입니다. 눈 아닌 다른 감각으로 숲의 세상을 느껴볼 것입니다. 새가 돼보고 거미가 돼보며 나뭇잎이 돼보려 할 것입니다.

 

마지막 5주차에 우리는 가장 어려운 작업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알아챈 것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한 작업을 기획해 보는 것입니다. 앞으로 아이들과 숲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시도해 볼지, 그 프로그램에 반영할 목표와 요소들, 방법, 그리고 주의할 점 등이 무엇인지 담아 기획안을 완성해 볼 것입니다. 시와 그림과 음악과 과학, 그리고 놀이 등이 함께 어우러진 융합적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입니다.

 

지식이 모자라 세상이 가난한 것이 아닙니다. 또 그것이 모자라 삶에 평화가 부족한 것도 아닙니다. 이 세상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학교 공부를 잘한 사람들, 지식과 정보로 무장한 사람들 아니던가요? 지식이 모자라 타인의 아픔을 모르는 것이 아니지요. 나는 오히려 더 많은 걸 느끼지 못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나는 다섯 주에 걸쳐 진행하는 이번 공부의 첫 머리에 공부를 통해 우리가 도달해야 할 삶의 마지막 차원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초월을 향해 나아가는 삶입니다. “막 피어나고 있는 저 아카시나무와 그 꽃이 아무 것도 아니라면, 나도 내 삶의 열망도 아무 것이 아니다 라는 점을 알아채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자연 공부의 궁극적 지향입니다. 이 말이 이르는 지점이 무엇인지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자연과 생명을 깊게 느끼게 되면 자연스레 알아채게 됩니다. 더 많이 느끼는 것이, 더 많이 아는 것보다 힘이 셉니다. 더 많이 느껴야 행복해집니다.”

 

다행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만나고 있는 선생님들이 점점 더 표현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넷째 주 숲에 가서는 함께 노래도 부르고 시도 읽어볼 작정입니다. 그대 곁에도 자주 노래와 시가 흐르기 바랍니다. 머리를 가슴으로 데려올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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