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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7일 22시 56분 등록

고등학교 때부터 인 것 같습니다. 저는 다양한 색깔로 과목별 수업 노트를 색칠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색깔 펜을 사용해서 강조하고 싶은 단어나 표현에 붉은색, 파란색, 초록색으로 동그라미를 치고 밑줄을 긋습니다. 그 옆에 제 생각도 추가해 적어 써 놓으면 뿌듯함이 밀려오곤 하였지요.


이 습관은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 작성한 영어 표현 정리 노트에도 영향을 주었지요. 현재까지 보관 중인 영어 노트는 13권 정도인데, 어느 것을 펼쳐 보아도 아름다운 색깔로 강조되어 있습니다. 제가 약 25년 동안 영어 공부를 하면서우와, 이걸 영어로는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어라, 이렇게 짧고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는 표현들이 있네?’ 등등 중요하다고 또는유용하다고 생각되는 표현들을 메모해 놓은 노트입니다.





이 영어 노트들 속에는 캐나다 어학연수 (8개월), ​네덜란드 주재원 (3), 싱가포르 MBA (2) 및 싱가포르 인턴 생활 (7개월), 외국계 기업 근무(2) 그리고 무엇보다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20년 이상 동안 대기업, 중소기업에서 해외 영업 업무를 하면서 배우고 깨우치고 메모한 표현 것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싱가포르에서 MBA를 공부할 때였습니다.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로 된 원서로 공부하기와 영어로 진행되는 된 수업은 커다란 도전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제가 영어를 처음 접한 중학교 시절부터 MBA 수업을 듣기 전까지 읽고 들었던 영어와는 차원이 다른 영어 표현과 단어들 때문에 한마디로 기가 죽었지요. 수업 내용을 겨우 30~40% 정도만 알아듣다 보니, 교수님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도 없었고 제가 궁금한 내용을 질문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이 영어로 말한 발음을 그대로 한국말로 제 노트에 일단 적었습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 도서관에 남아서 인터넷 사전을 찾아보기도 하고 한국계 미국인인 MBA 동기에게도 물어 보기도 하여 뜻을 알아냈지요. 예를 들어 한 교수님이 수업 내내 ‘To put it in a nutshell’ 이란 표현을 여러 번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제 노트에 이렇게 적어 놨지요. ‘투 푸디너 너쉘’. 사전을 찾아보니, ‘간단명료하게 말해서라는 뜻이었습니다. 이 표현을 적용한 예문까지 노트에 적어 놓고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수업 교재인 원서를 공부할 때도, 모르는 단어는 물론이고 나중에 일상 대화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표현들을 만날 때마다 밑줄을 긋고 사전에서 뜻을 찾아본 다음 노트에 옮겨 적었습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코앞인데 유용한 영어 표현들을 노트에 옮겨 적는 것은 비효율적인 시험공부 방법이지요.


그러나 1학년 때 집중적으로 시도한 이런 노력들이 있었기에 제 영어 실력은 월등하게 향상되었고, 기말고사의 필수 제출물인 리포트 작성 및 조별 토론에서 제 주장을 거침없이 펼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한 학기 중에 다국적 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할 때도 다양한 국적의 회사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업무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영어 메모 노트의 가장 큰 장점은 영어 감각을 정말 빨리 회복 시켜 준다는 것입니다. 골프도 그렇고 모든 예술가들의 작업이 그렇듯, 자기 전문 분야라 하더라도 연습을 게을리 하면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동료들이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안다고 말했듯이,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그런 경험을 해 봤을 것입니다. 


영어를 잊고 생활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영어로 대화를 해야 할 때 예전에 쉽게 사용했던 단어, 표현, 숙어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던 아찔한 경험 말입니다. 그 당혹스런 경험을 다시 하고 싶지 않아서 단단히 마음먹고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서 또는 더디게 회복되는 영어 감각 때문에 중간에 포기해 본 적 있지 않나요?​


그러나 영어 메모라는 기록물은, 바쁜 일상에 치여 영어를 잠시 잊고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노트만 쭉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영어 감각을 되살리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실제로 제가 영어 메모 노트 덕을 크게 본 일이 있습니다.

이직하고 싶었던 외국계 기업과 영어 인터뷰 날짜가 정해졌는데, 준비할 시간이 고작 5일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영어 메모 노트를 꺼내 붉은색으로 여러 번 표시해 둔 표현 위주로 공부했지요. 그 결과 영어 인터뷰에 자신감이 생겼고 실제로 인터뷰 결과도 좋았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현재 제가 근무하는 회사의 스웨덴 고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입니다. 2일 동안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제가 회의를 주관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몇 달 동안 업무가 바빠서 영어 공부를 게을리 했더니 감각이 무뎌져 있음을 제 뇌는 저에게 소리치며 다그쳤지요. 그래서 다시 영어 메모 노트를 꺼내 중요 표현 위주로 일주일 동안 빠르게 훑으며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회사의 제안을 명확하게 고객에게 발표하였고 고객과의 워크숍 또한 성공리에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엔 이 영어 메모 노트가 제대로 큰 역할을 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제가 오픽(OPIc) 1급인 9단계 Advance Low를 받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오픽 영어 말하기 시험이 필수입니다. 이번에 오픽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전 어김없이 이 노트들을 펼쳐서 빠르게 중요 표현들을 소환해 소리 내서 읽었지요. 아무리 오픽 수업을 들어도 실제 시험에서는 당황하기 마련이고 평상시 실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되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 영어 메모 노트가 이번에도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죠.


영어도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서를 보든, 신문을 보든, TV나 유튜브를 보든 유용한 표현이라고 생각이 들면 바로 노트를 꺼내서 그 영어 표현을 적어 보세요. 그리고 예문도 찾아서 함께 기록해 놓아 보세요. 그러면 바쁜 일상 때문에 영어를 잠시 잊고 살아도 금방 영어의 감을 쉽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영어를 공부했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공부할 어느 직장인의 영어 공부 방법을 소개해 드렸는데 조금이나마 여러분들의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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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은 기회로 Class Tok 에서 100일 습관 프로젝트 강의를 오픈 했습니다. 게으르고 나태한 어제의 나와 과감히 그러나 확실히 이별하고 새로운 나로 변화하고자 하신 분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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