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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31일 07시 20분 등록

 

지난주 내내 금융계쪽에서는 큰 광풍이 휘몰아 쳤는데요, 바로 정부(금융위원회)가 출시한 <안심전환대출>이란 상품 때문이었죠. 혹시 이 편지를 읽고 계신 분 중에도 신청하신 분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오늘 편지에서는 이 핫이슈! <안심전환대출>에 대해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안심전환대출>이라 부르지만, 정식명칭은 가계대출 구조개선 프로그램으로써 무려 1,1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 열심히 머리 굴려 내놓은 상품입니다. 이 상품을 간단히 설명드리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금리+거치식(일정기간 동안 이자만 갚아나가는)’ 대출형태를 고정금리(1% 정도 낮은 수준의)+원금+이자로 갚도록 유도하여 가계대출 규모를 점차 줄여 가겠다는 겁니다.

 

상품 출시 후 반응은 엄청 났습니다. 1년치로 준비한 20조원(추가로 20조원을 더 준비한다고 하네요)이 고작 나흘 만에 바닥이 나 버렸으니까요. 사실 그럴 수 밖에 없었죠. 현행 주택담보대출을 쓰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금리가 3% 중후반인데, 이 상품은 2.6%로 약 1% 가량 낮은데다가, 고정금리에 상품전환에 따른 수수료까지 면제해 주겠다 했으니 말이죠. 만약 2억원의 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상품전환만 한다면, 200만원을 아낄 수 있는겁니다. 또한 향후 금리가 인상된다 할지라도, 고정금리니 추가부담도 전혀 없고요. 그러니 신청 안하는게 바보인거죠.

 

, 하지만 여기서 곰곰이 생각해 보죠. 정부가 왜 이런 이쁜(?) 짓을 하는지 말이죠! 원래 금리란 돈의 가치를 뜻하며, 시중에 흘러 다니는 돈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경기부양이나 과열 혹은 여러 목적을 위해 정책적으로 금리를 조정하기도 하는데, 이런 금리를 우리는 기준금리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대출상품을 통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경우는 드물죠. 왜냐하면 대출자들의 이자를 깍아준다는 이야기는, 그 만큼의 금액을 누군가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누군가가 과연 누굴까요? 은행일까요? 절대 아니겠죠?(물론 표면적으로는 은행도 약간의 부담을 하는 것처럼 보이긴 합니다만, 은행은 결코 서민 편이 아니란 사실, 잊지 마시길!) 그렇다면 뻔하지 않나요? 바로 정부죠! 정부는 그 돈이 어디서 나왔을까요? 빙고, 맞습니다! 세금에서 나온거죠. 세금으로 선심(?) 쓰는것처럼 포장하려했는데 한계가 있었고, 그러다보니 진짜 힘든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라는 형평성 논란이 나오는거고요.

 

, 좋습니다. 이번의 경우 일부 계층이라 할지라도 좋은데 쓰이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그러나 이번의 난리통(?)을 보며 한가지가 심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당장 이자가 줄어 좋겠지만, 이 상품으로 전환한 많은 사람들이 과연 원금+이자를 어떻게 견뎌낼지 말이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현행 2억원, 20년 대출에 3.6%의 변동금리에 거치식으로 이자를 내는 사람이라면, 60만원(720만원)의 이자를 내야 합니다. 동일한 기간, 2.6% 고정금리의 <안심전환대출>로 바꾸게 되면 당장 이자가 월 43.3만원(520만원)으로 줄게 되죠. 16.7만원의 이자절감 효과가 생기는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원금도 같이 내야만 합니다. 월 분할납입 원금 83.3만원을 포함할 경우, 은행에 납부할 금액이 월 126.6만원으로 늘게되죠. 무려 66.6만원을 더 내야하는 고달픈 생활이 곧바로 시작되는겁니다.

 

만약 신청자가 늘어날 원금+이자금액에 대해 미리 장기적 플랜을 세우고 신청을 했다면, 그래도 좀 나을겁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자가 줄 것이라는 혜택만 생각한 채 신청했다면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단기간은 어떻게든 메꿀 수 있겠지만, 한번 생활자금이 펑크나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연령대가 40대가 넘어, 혹여나 자신의 직장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경우, 상황은 최악으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정말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셨다면 또는 다른 대출을 가지신 모든 분들일지라도, 대출에 대처하는 요령에 대해 알려 드릴께요. 아마도 월 대출이자는 자동이체 식으로 매달 빠져나갈 겁니다. 그건 그대로 두시고, 수입 중에 비정기적 수입 즉, 상여나 수당 그리고 인센티브 등으로 생기는 금액이 있다면, 얼마라도 좋으니 그때마다 무조건 대출 원금을 갚아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이자뿐 아니라 납입원금까지 같이 줄어드는 이중효과를 볼 수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적 여유를 조금씩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무려 126만원을 매달, 그것도 20년 동안 은행에 납부하며 사는게 정상적 삶일까요? 좀 심하게 말해, 대출을 가진 사람은 소위 빚쟁이인 겁니다. 옛말에 빚쟁이 발을 뻗고 잠을 못 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생활을 20년 동안이나 한다는건 뭔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요? 그러니 최단기간 빚쟁이에서 탈출하는게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정리하자면, <안심전환대출>은 당장 득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활패턴을 늘어나는 금액만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득이 아닌 아주 무서운 독으로 작용될 수도 있습니다. 국민건강 개선을 위해 시행한다는 담뱃값 인상, 연말공제 개선을 위해 실시했다는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의 전환 등 최근 정부의 정책에는 겉으로 드러난 사실 외에 보이지 않는 의도(?) 또한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합니다. 모르면 당합니다. 알아야 당하지 않고, 그것을 역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실 한가지는 자신의 돈은 꼭!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두 말하면 잔소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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