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김용규
  • 조회 수 1063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3년 6월 27일 00시 57분 등록

처음 숲에 들어와서 집짓고 아주 조용히 홀로 살 때 나는 가난과 동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늘 충만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몇 권의 책을 펴내고 여기저기 청탁을 받아 기고하고 이따금 방송에 출연도 하면서 나는 경제적으로 아주 조금 나아졌습니다. 아내와 딸의 생활을 위한 돈이나 이 공간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진 빚의 이자를 또 다른 빚을 내어 갚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찾아 왔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따금 스캔들에 휘말리는 경험을 갖게 됩니다. 마을 어르신들의 일하는 재미와 소득을 높여드릴 거점으로 정부를 설득해서 시작한 마을 시설 조성 일이 완성되어갈 즈음 나는 모욕적인 이야기를 풍문으로 듣게 됩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마을의 누군가 저 놈이 마을을 삼키려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습니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공중파 방송 특강을 녹화하는 자리에서 한 방청객이 사실 확인도 없는 악의적인 질문을 하며 나를 비난하는 경험도 갖게 됩니다. 또 어느 숲 관련 분야 단체의 일부 사람은 나의 사적 생활까지 시시콜콜 왜곡하여 나쁘게 옮기고 있다는 이야기도 간간히 듣게 됩니다.

 

나의 의도나 행동, 혹은 사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그 이야기들이 먼 길을 돌아 내게 들려올 때 나는 이렇게 사는 것에 대해 잠깐씩 씁쓸해 하곤 합니다. 선의가 악의로 되받아쳐 올 때, 내 삶의 사생활이 잣대조차 불분명한 판단의 도마 위에서 마음대로 칼질을 당할 때 세상을 향하고 있는 나의 활동에 대해 자꾸 되돌아보게 됩니다.

 

대외적 활동이 조금씩 늘어날수록 그런 스캔들에 휘말리기가 쉬운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특히나 말과 글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더욱 경계할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상황에 맞닥뜨릴 경우 나는 최대한 침묵합니다. 바로잡아서 설명해 주고 싶은 마음이 본능처럼 뜨겁게 일어서지만 나는 가능한 애써서 침묵합니다. 차라리 나를 돌아보려 하고 그 소문의 진원 속에 혹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살펴보려 애씁니다. 자연의 원리가 그런 것이니까요. 새옹지마(塞翁之馬) 호사다마(好事多魔), 그렇게 삶은 음지와 양지가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리며 흘러가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음지 국면에서 좌절할 이유가 없고, 양지 국면에서 겸손을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이니까요.

 

-----------------------------------------------------------------

* 안내 : 변화경영연구소 8월 몽골 여행

변화경영연구소에서는 매년 8월 좋은 사람들이 모여 아름다운 여행을 떠났습니다. 올해 여행지는 자연과 자유의 땅 몽골이고, 여행 기간은 8월 3일부터 10일까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주소를 클릭하세요.

http://www.bhgoo.com/2011/518533

 

IP *.20.202.74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16 오늘의 수확 file 한 명석 2014.08.06 2338
2115 사부님, 이제 저 졸업합니다! [14] 박미옥 2013.12.20 2345
2114 리듬 위에서 펼쳐가는 삶 김용규 2015.02.12 2345
2113 고향(故鄕)에 가시나요? [1] 書元 2014.09.27 2348
2112 저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면 김용규 2015.01.29 2353
2111 그 삶은 언제 살아보려 하는가? 김용규 2014.10.02 2354
2110 완벽주의와 이별하기 위한 노력 file 연지원 2014.11.17 2354
2109 65세에 내가 하고 싶은 일 차칸양(양재우) 2015.07.28 2358
2108 제 생긴 대로 살게 되었다 해피맘CEO 2014.11.21 2359
2107 교통사고가 내게 준 선물 [4] 단경(旦京) 2014.01.10 2362
2106 탁월한 해석의 첫 걸음 연지원 2015.01.19 2367
2105 미래를 포기할 때 현재가 행복해진다 차칸양(양재우) 2015.02.17 2376
2104 출사표 [2] 해언 2014.02.01 2377
2103 좋은책을 쓰려면 내삶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어야 한다 [1] 한 명석 2015.01.28 2378
2102 죽기 위해 숲으로 찾아온 청춘 김용규 2015.01.01 2389
2101 22명의 사람들과 감사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당신도 같이 쓰지 않을래요 file 로이스(旦京) 2015.02.02 2390
2100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느냐는 질문 1 김용규 2014.11.20 2392
2099 중년 부부 사랑 재생법, 3편 차칸양(양재우) 2016.05.10 2392
2098 나의 원초적 경험 한 명석 2015.01.07 2394
2097 당신의 지금 사랑, 그 사랑을 죽도록 사랑하세요 [4] 박미옥 2014.10.03 2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