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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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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5일 12시 34분 등록


'나는 올빼미 제칠이야. 밤이 되면 능률이 오르지,'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이 있으세요? 저는 밤의 능률에 대해 부분적인 회의를 갖고 있습니다. 밤에 일하거나 공부할 때에 집중이 잘 되고 생산적일 수 있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낮 시간을 알차게 보내지 못하는 편이라면, 올빼미 체질이라는 생각이 섣부른 결론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올빼미 체질의 실체는 미루는 습관이거나 유난히 늦은 시각까지 잠들지 않는 밤 문화에 길들여진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에는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는 문화를 가진 나라들도 많습니다. 대도시가 아닌 시골만 해도 9시, 10시면 대중교통이 끊어집니다. 새벽까지 운행되는 서울의 대중 교통은 우리의 하루를 늘려주어 역동적으로 살게합니다. 하지만 역동성과 이동의 편리함은 가족과의 오붓한 시간, 새벽시간의 산책과 독서와 맞바꾼 것이겠지요. 밤의 능률에 대한 저의 '부분적' 회의는 올빼미 체질이라 말하는 분들이 대체로 밤이 아닌 하루의 다른 시간대를 소홀이 여기는 것에 대한 아쉬움입니다.

'난 밤에 가장 집중이 잘 돼'라는 말을 들을 때 이런 궁금함이 생깁니다. '이분은 자신의 집중력이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가장 높은지를 실험하고 관찰해 보신 걸까?' 이런 실험을 해 볼 수 있겠지요. 6주 동안에는 새벽에 일어나 최선의 주의를 기울이며 일해 봅니다. 또 다른 6주마다 다른 시간대(오전, 오후, 밤)에 비슷한 정도의 주의력으로 일합니다. 저는 올빼미 체질이라는 말이 이런 정도의 자기 연구로 도출된 결론인지, 아니면 미루는 습관의 결론인지 궁금한 것입니다. 

너무 까탈스럽게 굴지 말라고요? 글을 쓰면서 제 스스로도 '이건 좀 예민하게 보이겠는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제가 밤의 능률에 딴죽을 건 까닭은 시간을 활용하는 방식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밤'의 집중력을 부인하는 게 아니라, 하루 중 오직 '밤만'의 집중력이 아쉬운 것입니다. 나는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싶습니다. 나의 하루 속에 새벽의 생산성, 한낮의 여유로움, 밤의 낭만을 모두 구현하고 싶습니다. 하루를 아끼고 잘 살아야 하는 까닭이 있을까요? 

하루는 작은 인생이다.
우리의 인생은 각자가 보내고 있는 하루를 닮아간다.

2008년 12월의 어느 일요일에 문득 깨달아 적어둔 문장입니다. 하루가 작은 인생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 어느 20대의 하루 : 오전-빈둥거림, 오후-긴급한 일에 매달려 산만하게 일함, 밤-중요한 일이 생각나 분주하게 마침.
그는 스스로에 대해 생각합니다. '난 역시 밤에 집중이 잘 돼.'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객관적인 이유가 없음을 서두에서 말했었지요. 밤이 아닌 다른 시간대에 열심히 일한 비교대상이 없으니까요.

어느 20대의 하루를 보내는 방식이 하루이틀이 아니라 자주 반복된다면 그의 인생은 다음과 같이 전개될 것입니다. 젊은 날들을 빈둥거리며 보내고, 
중년에는 눈앞의 긴급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바쁘게 삽니다. 노년이 되어서야 뒤늦게 삶의 중요한 것들을 깨닫고 인생을 의미있게 살려고 하겠지요. 그나마 지나간 세월에 대한 후회와 얼마남지 인생에 대한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아야 노년을 행복과 의미로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관심을 두고 가끔씩 실험하고 관찰해야 합니다. 
하루 경영이 곧 인생경영이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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