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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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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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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일 19시 46분 등록

 

나는 내가 더 이상 믿지 않는 것을 섬기지는 않을 거야, 그게 내 집이든, 조국이든, 교회든. 그리고 난 어떤 삶이나 예술의 양식으로 가능한 한 자유롭게, 가능한 한 온전하게 나 자신을 표현하려고 할 거야.  p.336,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제임스 조이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나에게도 그런 것이 있다. 나는 나의 내면에 변화를 만들어내는 글을 쓰고 싶다. 글쓰기는 다른 어떤 활동보다도 좀더 진지하고 유쾌한 열정을 삶 속으로 불러들이고 나를 좀 더 의미 있는 존재로 느끼게 해준다. 또한 하나의 글로 표현될 때 비로소 내가 읽고 듣고 체험했던 책과 강의와 경험들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으로 해석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나 내가 발견한 꿈은 짙은 안개로 뒤덮인 산 속에서 그 발소리를 들은 정도였다. 내 안에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는 것은 알았으나 구체적으로 그 글이 무엇을 위한 글인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안개가 걷힌 맑은 날, 발자국을 따라 깊은 숲으로 들어가 욕망의 실체를 정복하게 된다면 나는 나를 더 잘 알고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 제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고등학생 때 처음 연구원들이 놀러 왔을 때 나는 그들 사이에 감도는 친근하고 활기찬 분위기에 마음이 끌렸고, 변경연 여름 여행을 따라 갔을 때 맛본 수업에서는 자신을 온전히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아주 가치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 레이스 자체가 만만치 않은 것이었기 때문에 쉽게 해보겠다고 결정 할 수 없었는데, 연구소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단 한 번의 기회만이 남게 되었다. 아직 시험이 진행 중이니 예비 연구원의 신분이지만 나는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오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어떤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기 전에 나는 늘 개인적인 의미를 갖는 의식을 조촐하게나마 갖곤 했다. 이번에는 직장에 매여 많은 시간을 낼 수 없었기에 나는 그 동안 미뤄왔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공들여 읽는 것으로 그것을 수행했다. 자기가 자기로 사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끊어낸 주인공의 이야기는 내 삶 속에서 나만의 황홀경을 통째로 제외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내가 나로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들을 내 삶에서 조금씩 배제시키면서 내게 주어진 환경을 내 꿈을 돕는 것들로 변화시키도록 만들어주었다.

 

이 모든 과정의 끝에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사는 것이다. 그것은 일상에 '살아있다'라는 각성의 차원을 경험하는 것과, 완전히 살아있다는 감각으로 일상을 채움으로써 완성된다. 이 시간들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놓을지 두렵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대로 두근거린다. 올해가 내가 바라는 삶의 첫 번째 해가 되길 바란다.

 

나는 묻는다. 삶이라는 미로, 운명이라는 미지 속에서 내가 어떤 경우에도 놓쳐서는 안되는 아리아드네의 실은 무엇일까? …문득 나는 그것을 믿고 운명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실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갑자기 이 알 수 없는 미래에 내 가슴이 뛴다. 미래를 알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이렇게 멋진 흥분일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그러니 살아봐야겠다. 다시 살아봐야겠다. 매일 아침 해가 떠오를 때마다 한 번 다시 살아봐야겠다. P. 258, 구본형의 신화읽는 시간, 구본형

 

IP *.229.17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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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1 23:45:20 *.35.64.152

해언씨 나도 오늘 책 기록하다 제임스 조이스 관련 구절을 만나 댓글 남겨봐요. 화이팅!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지만 잘 모를 듯해서 좋은 구절이네요 )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불순종에 사로잡힌 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 모두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로마서」 11 : 32. 그런데 이 구절은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건의 경야』 전체에 걸치어 모든 종류의 변화에서 나타나고 또 되풀이되는 1132라는 숫자의 비밀스러운 의미이다.) 또 이러한 개념은 성 토요일에 과월절 촛불의 축복 밑에서 부르는 노래인 “오 펠릭스 쿨파!(O felix culpa!)”, 즉 “오, 다행스러운 죄여”, 또는 “오, 행복한 잘못이여”의 가사에도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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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3 20:13:02 *.97.72.106

멋진 출사표와 함께 청마의 기운참이 함께하는 역동적인 갑오년 새해 새봄이 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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