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김용규
  • 조회 수 3000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3년 8월 1일 11시 57분 등록

학교가 방학을 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인 딸 녀석도 방학을 했습니다. 방학은 학교 공부를 내려놓고 학교 밖의 공간에서 잘 놀고 쉬고 여행하면서 교과서 밖에 존재하는 세상을 만나는 시간으로 쓰도록 권했습니다. 기간 중 몇 권의 책을 읽겠다면 꼭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를 읽어보도록 권했습니다. 그리고 녀석에게 애비와 함께 하는 여름 여행을 기획해서 논의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여행의 주제는 역사적 인물이면 좋겠다고 합의했고, 구체적 일정과 오가는 방법, 어디 머물고 그곳에서 꼭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아봐 몇 가지 정해 놓는 것도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결정적으로 그렇게 할 때 경비가 얼마나 필요한지도 살펴 논의해 달라고 했습니다.

 

혹시 자녀가, 아니면 주변에 방학을 한 아이들이 있는지요? 방학을 어떻게 보내도록 권하고 있는지요? 소위 학원을 뺑뺑이 돌리기하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이야 마음의 여유를 내기가 어렵겠지만, 나머지 학년의 학생들은 방학기간 중 몇 날을 교과서나 참고서, 문제집 밖으로 나와 그 나이에 만나보면 좋을 관련된 세상과 만나보게 하는 것은 어떨지요?

 

그리고 그렇게 세상을 만나는 과정을 기획하고 설계하고 계획하는 일을 아이가 주도적으로 이끌도록 배려하면 어떨까요? 왜냐하면 그것이 삶의 핵심이니까요. 기획과 설계, 그리고 계획은 그 자체로 우리 삶을 구성하는 대단히 핵심적인 과정이니까요. 그것을 꼭 어른이 되어 시작해야 할 이유도 없으니까요. 또 그렇게 삶의 핵심인 그것을 학교나 학원에서는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으니까요. 초등학교 이하의 아이여서 그런 기획을 단독으로 할 수 없다면 부모가 기획하는 그 과정에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시해 보도록 참여의 기회를 주면 좋을 것입니다.

 

아이가 처음 기획을 하면 허점투성이기 쉽습니다. 대략 아직은 유치한 제 인식의 수준을 넘지 못하는 기획안이 제출되는 편입니다. 먹는 것 보는 것 자는 것 수준을 겨우 담는데 그 내용도 귀엽도록 유치한 수준으로 정리됩니다. 나는 이때도 격려합니다. 치명적인 엉성함은 살짝 잡아주되 녀석의 기획을 그대로 따릅니다. 그 허점 속에서 발생하는 경험이야말로 가장 큰 공부니까요. 여행을 다녀와 적당한 때를 골라 이번 기획을 통해 여행을 통해 경험한 불편과 실수는 어디가 엉성해서였는지를 추억과 함께 즐겁게 나눕니다. 아이는 그 여행이 얼마나 주도적 즐거움과 곤란함이 함께 했는지 알아갑니다. 삶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책임져가는 과정은 그렇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공부시키는 목적이 어디에 있습니까? 나는 그것을 결국 스스로 살아갈 힘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학교나 학원만을 통해 그것을 주려한다면 그것은 참 어리석은 부모의 모습일 것입니다. 이제 진짜 불볕더위가 시작 되려나 봅니다. 멋진 여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IP *.20.202.74

프로필 이미지
2013.08.01 12:58:12 *.169.188.35

형님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네요. ....

공감 공감...

프로필 이미지
2013.08.02 08:27:33 *.227.22.57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지요!

경험으로 터득하는 지혜!

새로운 선택에 두려움을 덜어주는 것, 뭔가를 해보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해주는 것.

저희 동료 중 한분은 그러더군요.

자기는 가난해서 어렸을 때 못 해 본 것을 직장을 다니면서 월급을 받아서 거의 다 해 본 것 같다고.

그래서 결혼은 조금 늦어졌다고. 하하하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