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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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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8일 07시 00분 등록

 

지난 토요일 오전, 경제를 공부하는 스터디 모임인 에코라이후 3기 총 14명 중 13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10월말 상견례 자리에서 만났던 사람도 있지만, 첫 공식자리인만큼 처음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도 있었죠. 첫 모임이기에 다소의 부담감이 어려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대에 차 있는 듯 보였습니다. 저도 그 중에 한명이었고요. ^^

 

이 날은 1년 총 12회의 오프 중 첫 번째 수업일이었습니다. 수업이라고는 하지만, 각자 준비한 과제를 발표하고, 경청하며 자신의 생각을 피드백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모두가 선생이며, 또한 학생이라 할 수 있죠. 첫 오프의 주제는 매년 그렇듯 <나의 자산내역 공개>였습니다. 1기와 2기에서 이 주제를 다뤄본 경험이 있긴 하지만, 올해는 제법 걱정이 되었습니다. 1,2기때에는 멤버들이 대부분 같은 회사 사람들이라 보유자산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회사, 업종은 물론 나이대까지 다양하다보니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죠. 혹시 이번 발표로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시작 전에 이런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제가 자산내역 공개를 첫 오프 주제로 선정한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모두들 발표자료를 준비하며 생각했겠지만, 자신의 자산내역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내역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일 것입니다. 직장내에서는 물론, 친인척 간에도 구체적인 자산내역을 공개하는 일은 거의 없을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 오프과제로써 자신의 자산내역을 공개토록 하는 이유는, 먼저 자신의 자산내역을 마치 제3자처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함입니다. 그래야 자신의 현 상황을 제대로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죠. 두 번째로는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봄으로써 나의 경제적 부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더 나아가 그러한 점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함이고요. 마지막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경제적 삶이 어떠한 지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른건 몰라도 우리사회가 돈에 대해서만큼은 터부시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아니라면 사실 이러한 적나라한(?) 얘기를 들어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죠.

 

다만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사람마다의 경제적 격차가 있을텐데, 그것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말라는 겁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1년동안 힘들게 공부하려는 이유는 현재의 자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현재보다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함이라 생각합니다.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말이죠. 사실 돈이란 놈은 생각보다 중요치 않습니다.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적정수준 이상만 유지할 수 있다면, 돈이 우리의 행복을 좌우하진 않기 때문이죠. 그러니 현재 자신의 자산이 적다고해서 상처받거나 주눅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 개선과 변화를 위해 공부하러 온 것이니 1년 동안 열심히 해서 바꾸면 되는겁니다. 아셨죠?^^“

 

 

발표를 들어보니 예상대로 경제적 격차는 제법 컸습니다.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보유한 자산내역에는 각자마다의 사연과 이유가 있었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공통점은 있었습니다. 누구하나 빼놓을 것 없이 모두들 열심히 살아왔다는거죠. 다만 경제적 선택을 필요로 할 때, 몰랐거나 또는 관심이 없었거나 혹은 아쉬운 선택을 함으로써 손실을 보거나 자산을 제대로 늘리지 못했다는 작고 아쉬운 차이만이 존재했을 뿐이었죠.

 

오전 10시반에 시작된 오프는 저녁 6시반이 되어서야 끝났습니다. 무려 8시간을 정주행한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사실 우리네 인생에 있어 돈이 차지하는 역할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부자가 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 한들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는 이 1년짜리 과정을 진행하며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경제를 공부하면 돈이 보이고, 돈을 알게 되면 그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더 나아가 돈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진정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이죠. 앞으로 1년은 그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모두의 실험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 치열함에 따라 좋은 결실 또한 맺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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