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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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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8일 07시 03분 등록

 

제게는 두 아이가 있는데, 첫째가 고3입니다. 둘째는 내년에 고3이 되고요. 첩첩산중이죠. 지금 고3인 첫째가 수시원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잘 아시겠지만 현 대한민국의 입시제도는 수시와 정시로 나눠집니다. 수시는 11월에 있는 정시(수능)와는 별도로, 대학마다 정해져있는 여러 가지 특별 전형, 예를 들어 교과성적(내신), 자기소개서, 적성, 면접, 예체능 특기 등을 통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로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수시는 입학을 위한 좋은 기회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 후회할 수 있는 선택이 될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수시는 신중하고 세밀한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자식을 둬보니 대한민국 입시제도가 정말로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마치 고시공부하듯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복잡한데다 까다롭기까지 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입시를 위해서는 엄마의 정보력이 필수라고 하죠. , 우스개 소리가 있긴 하네요.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는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그리고 할아버지의 재력이 있어야 한다고요. 다행스럽게도 아빠인 저는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만... 쿨럭...

 

아이와 함께 수시를 준비하며 학교 선생님의 조언을 받아 최대 지원할 수 있는 6개 대학을 선정했습니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못할 뿐 아니라 불안감도 들었습니다. 과연 잘 하고 있는건지, 실수하는건 아닌지 그리고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말이죠. 그러던 중 입시 컨설팅을 해주는 회사들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최대 2(대개는 1) 정도 상담을 해준다는데 금액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죠. 그리고 은근히 화도 났습니다. 이런 틈, 즉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이용하여 돈을 버는 각종 사교육 기관들의 존재가 짜증났습니다. 물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겠죠. 하지만 불안 심리와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하여 주머니를 털어가는 듯 느껴져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 끝에 상담은 받았습니다...)

 

또한 교육부한테도 화가 났습니다. 대학 입시제도를 이렇게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지 않았다면, 고민은 물론이고 외부기관에 상담까지 받아가며 돈을 쓸 필요도 없을테니까요. 엄마의 정보력이란 엄마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과외비, 학원비 외에 이런 곳에도 쓸 수 있는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이 들자,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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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사교육비의 비중이 어마어마한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 보았습니다. 과연 겉으로 드러나있는 대한민국의 사교육비 현실은 어떤지 말이죠.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104년 대한민국 초//고등학교의 사교육비 총액은 182천억원으로 학생 1인당 월 평균 약 24만원 정도가 쓰여진다고 하네요. 사교육 참여율은 68.6%라 하고요. 참여율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교육비가 학생 1인당 24만원 수준이라는게 쉽게 믿어지시나요? 정부 발표와는 별도로 교육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사교육비 규모를 33조원, 더 나아가 40조원에 이를 것이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1년 예산 375조원의 거의 10%에 해당되는 엄청난 규모죠. 이 금액을 학생 1인당으로 나누면 약 50만원에 달하게 됩니다.

 

, 위의 통계는 초등학생부터 중, 고등학생까지를 평균한 수치이고, 이번에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알아볼까요? 먼저 <사교육비, 억대 연봉자도 버겁다>라는 제목의 한국일보(2015. 3. 2일자) 기사

(http://www.hankookilbo.com/v/4f82eb79c4dc49ef8ea58205d11594dc)를 읽어 보시죠. 기사에 의하면 고3(재수생) 아들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만 200만원 이상이라고 합니다. 1 아들은 약 100만원 정도고요. 연간으로 따지면 아무리 못해도 4,000만원(!) 이상이 사교육비로 지출된다는 겁니다. 김 부장이 회사로부터 받는 실 수령액(9,000만원)45%가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 ‘억대 연봉자니 그럴 수 있지라며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봉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보다 적은 연봉을 받는 집이라 할 지라도 사교육비로 들어가는 비율만큼은 비슷한 수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여유가 안되서 그렇지 어느 집이든 자식에게 더 투자하고 싶은게 인지상정 아닐까요? 그나마 좋은 대학을 보내야 어떻게든 취직이라도 시킬테니 말입니다.

 

최근에는 학원도 그룹과외 형식을 도입, 학원비가 웬만한 과외비 수준과 같습니다. 고작 한시간 반씩 일주일에 2, 3번 가는데 과목당 30~50만원이 기본입니다. 인기가 높은 선생님이 가르치는 과목이라면 사실 부르는게 값이라 할 수 있고요. 게다가 수능이 가까워지는 지금은 과목당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족집게 과외도 유행합니다. 이것 만이 끝은 아닙니다. 수시의 다양한 전형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여러 항목의 돈이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소개서 전형의 경우에는 자기소개서를 검토해주거나 또는 더 나아가 대필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면접을 잘 보기 위한 면접학원도 존재합니다. 또한 학원에서는 학교별 적성 시험을 위한 적성 시험 대비 공부도 시켜주죠. 물론 돈을 내야 합니다.

 

 

대부분이 그렇지만 사교육비 또한 정부의 발표와 현실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미 사교육비는 교육비라 부를 수 있는 수준을 넘어 한 가족의 생활 자체를 흔들리게 만들 정도로 큰 타격을 주고 있는게 사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교육에 종사하는 분들도 돈을 벌어야 하지 않겠냐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사교육 산업(40조 규모에 육박하는)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를 할까요? 오히려 이런 사교육에 쓰여지는 돈을 보다 유용한 기초 산업 같은 투자되도록 만든다면 차라리 장기적으로 훨씬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의 사교육 현실, 너무너무 안타깝습니다...

 

 

 

차칸양(bang_1999@naver.com)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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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8 13:37:06 *.3.14.143

오랬만에..아주 오랬만에.. 들어왔는데 반갑게 재우형의 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저는 3년 후의 일인데  형은  벌서 자녀가 고3이군요..대입을 앞두고  답답한 부모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이런게 어려운 입시전형을 거쳐 들어가 대학에서 기다리는 것은 취업에 대한 경쟁이라는  현실은 더 답답하기만 하지요.

아뭏튼 많이 반갑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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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9 19:51:14 *.122.139.253

댓글 고마워~ 잘 지내지?^^

 

요즘 같아서는 아이들이 어서 빨리 성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어.

물론 그래도 또 다른 어려움이 오겠지만, 고3은 정말 장난아니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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