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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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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일 09시 36분 등록

 

 

오늘 모처럼 서울에 올라갑니다. 몇 가지 일정이 있습니다. 먼저 아끼는 공부 인연들과 만나 점심을 먹고 김수영 문학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이후 귀한 선생님을 만나 뵙고 차와 근황을 나눈 뒤 이른 저녁을 먹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유치원의 학부모들을 만나 강연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자녀교육법: 30년 뒤 내 아이가 삶의 주인으로 살게 하기 위한.’

 

주제가 좀 거창하지요? 이 주제의 강연 역시 질문과 함께 시작합니다. ‘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학원에 보내는가?’ 대부분의 부모는 이 질문을 한 번도 받아보거나 스스로 해 본 적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그래서 그 의사결정의 무의식적 배경을 규명하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이 없는 날을 걱정합니다. 그때 아이가 스스로 살아갈 힘을 갖게 하기 위해, 결국 좋은 직업을 가지라고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고 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아이가 행복하라고, 아이가 좋은 삶을 살라고등의 이야기를 하는 부모는 거의 없습니다. 있다 해도 표면 의식 아래 깊숙한 곳에는 세상의 문을 열 잘 맞는 열쇠를 깎게 하고 싶다는 무의식의 발로임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30년 뒤 쯤의 시대를 살펴봅니다. 당연히 과거부터 시작하는 시간 여행입니다. 오늘날 같은 교육이 언제 생겨났는지, 근대 이전에는 어땠고 산업의 시대에는 어땠는지, 지금 지식정보 중심 시대에는 또 어떤 열쇠가 맞는지, 30년 뒤에도 지금 깎고 있는 열쇠가 정말 잘 맞을지 등을 생각해 봅니다. 모두는 앞으로 세상의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고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한 번 깎은 열쇠로 일생을 살았던 시대가 이미 사라지고 있음을 알아채게 됩니다. 자신의 아이에게 그토록 주고 싶은 안정적인 삶에 대한 희망이 매우 어둡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침내 나는 내가 깨달아온 삶의 핵심 원리 몇 가지를 알려줍니다. 삶은 본래 불완전한 것이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어서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합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창의력돌파력’, 그리고 관계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제 삶의 주인으로 살게 될 것이라는 제안이 그것입니다.

 

입시의 방향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와 학원 중심의 교육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다가오는 시대에 제 삶의 주인으로 살게 할 가능성이 낮다는 예측을 공유합니다. 스스로 다양한 문제를 만나고 풀어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넘어지고 아파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부모의 숙명임도 역설합니다. ‘저 아이가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면 그것이 얼마나 찬란할지 우리는 알지만, 또한 얼마나 아플지도 안다. 그러나 부모는 그것을 그저 바라보아야만 하는 존재다.’ 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감당하고 풀어갈 힘이 그 아이에게 있다는 위로와 확신을 주기 위해 증거들을 보여줍니다.

 

모든 생명 안에는 스스로 자신을 완성할 힘이 고이 접혀 있다. 신이 모든 생명에게 그 귀한 씨앗과 힘을 다 주었다. 고이 접어 넣어 두었다. 목련의 꽃망울을 보고 도토리의 씨앗을 보라. 사막에서 제 꽃을 피우는 선인장을 보고 거대하고 척박한 벽을 제 영토로 바꾸며 꽃피는 담쟁이덩굴을 보라. 학교와 학원 한 번 간 적 없는 제비 한 마리가 푸른 하늘을 차고 나는 힘이 어디에서 오는가? 모두 하나의 작은 알 속에서 시작했음을 자각하라. 이미 모든 것이 씨앗 안에 저장돼 있었던 것이다. 우주 역시 작은 알(Cosmic Egg)에서 터져 나와 지금까지 전개됐다. 생명이라면 그 성장과 완성의 과정에서 당연 아프고 상처받는 것이다. 아픔이 삶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스스로 기획하고 전개하고 감당하고 누리며 살 힘이 왜 내 아이라고 없겠는가? 아이를 믿어라. 그 아이에게 주사기로 약물을 주입하듯 내 기준의 무엇을 넣어주려 하지 마라. 그것은 참된 교육이 아니다. 차라리 그 아이 안에 고이 접혀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스스로 터져 나오게 돕는 것, 그것이 자녀교육의 정수이다.’

 

이어서 나는 부모는 아이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차원의 삶의 보여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몇 가지 팁을 제시하며 결론을 맺습니다. 그리고 뜨겁게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강연은 마무리 됩니다. 나는 벌써 설레고 있습니다. 내 안에 접혀 있는 것들로 세상과 만나는 작업의 기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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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일 여우숲 인문학공부모임 안내

생명 안에 얼마나 위대한 힘이 담겨 있는지 만나는 감동의 시간이 준비돼 있습니다. 생명에게 경탄하고, 마침내 잊었거나 훼손된 나의 힘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파브르로도 불리는 김성호 교수께서 강연을 맡아주셨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여우숲 홈페이지(www.foxforest.kr)의 공지사항(여우숲 소식)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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