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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일 10시 09분 등록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되시죠? 이 둘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최근 개봉한 <인턴>인데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따뜻한 영화입니다. 전화번호부를 만드는 회사에서 40년을 일하다 퇴직한 벤(로버트 드 니로)은 쥴스(앤 해서웨이)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회사에 시니어 인턴으로 입사합니다. 쥴스는 창업 1년 만에 작은 회사를 220명이 일하는 거대 조직으로 키운 슈퍼우먼 CEO이지만 일도 가정도 삐걱대고 있습니다. 벤은 은퇴 후 세계여행을 떠나고 운동과 취미생활을 시작하고 중국어까지 배워봤지만 '인생의 구멍'을 메울 수 없어 '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재취업을 하죠. 벤은 입사 후 풍부한 경험과 연륜으로 회사의 최고 인기남으로 등극하고 쥴스 역시 그 덕분에 자신감과 용기를 얻어 어려운 고비를 넘깁니다.   

 

이 영화에서 벤은 지혜롭고 다정한 노신사로 등장합니다. 그의 매너는 '여자가 울 때를 대비해 가지고 다니는 손수건'과 '단정한 정장 차림', 그리고 '무거운 입' 덕분입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함부로 말하지 않습니다. (귀가 멀어 듣지 못했다고 둘러대기도 합니다.) 또한 누구에게도 섣부른 조언을 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는 조언을 충실히 실천하는 분이죠). 그저 귀여운 윙크와 농담 한 마디를 던지고 상대의 말을 묵묵히 들어줍니다. (정말 귀엽다니까요! 그와 같은 노신사는 정녕 영화 속에만 살고 있는 걸까요?) 

 

말을 아끼라는 조언은 세계적인 코치의 조언에도 등장합니다. 마샬 골드스미스는 <일 잘하는 당신이 성공을 못하는 20가지 비밀>이란 책에서 성공을 가로막는 20가지 실수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지나친 의견 추가'입니다. 골드스미스는 조직에서 높은 자리에 오른 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뭔가를 다른 이들이 말할 때면 "이미 알고 있다"거나 "더 나은 방법을 알고 있다"는 말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아이디어에 의견을 추가해서 내용을 5퍼센트 발전시켰을지는 몰라도 그것을 시행하려는 이의 열의는 50퍼센트 반감시킨다고 경고합니다. 그러니 "좋은 생각이야" 다음에 '그러나'나 '그런데'와 같은 말은 절대 추가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골드스미스는 어떤 말을 하기 전에 숨을 한 번 쉬는 습관을 들이면 자신이 하려는 말 중 최소한 절반이 말할 가치가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합니다.  

 

요즘 말을 아끼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쓸데없는 말'로 인해 벌어지는 일을 많이 겪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일하는 이들의 뒷담화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나에게 타인의 뒷담화를 하는 이는 내 뒷담화도 다른 사람에게 할 사람이니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가르쳐 준다고 오지랖을 펼칠 일도 아닙니다. 감정적인 거리가 존재한다면 진정한 배움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무엇이든 명확히 한다고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자칫하면 상대방은 공격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더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보면 듣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말을 내뱉기 전에는 이 말로 인해 벌어질 일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한번 입 밖에 나온 말은 주어 담을 수 없으니까요.  

 

1인 기업가로 일하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조직에 있을 때는 사람들 속에서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이 절실했는데 이제는 사람이 그립습니다. 영화 <인턴>에서 벤이 다시 취업을 결심한 것도 '사람'때문이었습니다. 매일 만날 사람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니까요. 그대는 어떤가요? 매일 보는 직장 동료의 소중함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귀한 인연을 맺은 그들에게 쓸데없는 말로 상처를 입히고 있지는 않나요? 듣기보다 말하기에 익숙한 것은 아닌가요? 프로이트는 "사랑하고 일하라. 일하고 사랑하라. 그것이 삶의 전부다"라고 했습니다. 일과 사랑 속에는 '사람'이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TGIF!   

     

 

[알림] 정예서 연구원이 운영하는 함께성장연구원에서 '나를 세우는 4가지 기둥' 1기를 모집합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0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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