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건 끝이다. 끝을 보고 말겠다는 사람은 나쁜 시작까지도 훌륭하게 끝 맺을 수 있다."

- 황 필호 <자기철학을 가지고 살려는 사람에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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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H씨는 좋은 결혼생활을 하려면 좀 더 좋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결혼을 미루고 이것저것 준비를 해오다보니 이제 마흔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공무원인 J씨는 하고 싶은 일이 있었지만 시작을 못한 게 후회가 됩니다. ‘올 해까지만!’ 하던 직장생활이 벌써 정년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보면 이들처럼 시작을 너무 망설이거나 지나치게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는 흔한 착각이 있습니다. 첫째는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준비할수록 더 좋은 선택과 더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고민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좋은 시작의 타이밍은 시간과 준비에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포물선의 모양이라는 데 있습니다. 즉, 너무 부족해도 문제이지만 지나쳐도 문제인 것입니다.

둘째, 이들은 첫 단추를 잘 못 끼우면 마지막 단추를 끼울 수 없다는 말을 맹신합니다. 즉, 시작을 잘못하면 이를 교정할 수 없고 갈수록 그 잘못이 커진다는 착각을 합니다. 하지만 인생의 많은 시작은 비록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완하고 개선해서 교정할 기회가 있습니다. 설사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하더라도 중간에 다시 풀고 끼울 수 있는 게 인생입니다. 셋째, 이들은 자신이 너무 신중하거나 혹은 선택하고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짜 큰 문제는 마무리입니다. 이들은 마무리를 해 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좋은 시작을 해야 마무리까지 쭉 이어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합니다.  하지만 시작이 좋다고 해서 마무리까지 좋은 일이란 별로 없습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뜻대로 안되면 보완하고 재시도를 해서 끝맺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시작도 의미가 없는 법입니다.    
 

지나친 준비로 인해 핵심을 잃고 장황한 강연을 늘어놓고 있는 강사처럼,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바둑기사처럼, 여행을 가는 것인지 이사를 가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큰 짐을 들고 다니는 여행객처럼 지나친 준비는 오히려 삶에 해가 됩니다. 물론 시작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시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무리입니다.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성실함이 있다면 비록 시작이 어긋나거나 다소 서툴러도 문제없습니다. 시간은 고무줄이 아니라서 늘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작을 못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착각은 시간이 우리를 계속 기다려 줄 것이라는 허황된 기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민만 하거나 준비만 하느라 시작을 못하는 게 있나요? 그렇다면 이제 시작할 시간을 정해 놓으세요. 그리고 그 시간에 맞춰 준비하고 부족함이 있더라도 시작해보세요. 끝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 2013. 7. 3.  당신의 마음을 깨우는 '문요한 에너지 플러스' 68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