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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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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3일 07시 24분 등록

예전부터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전문성’(專門性, expertise)입니다. 누구도 모방하지 못할 기술적 깊이인 전문성을 보유했느냐 여부가 본인의 경쟁력,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한가지 형용사가 더 붙습니다. 바로 차별적(差別的)’이란 단어죠. 즉 차별적 전문성을 가져야만 비로소 제대로 된 전문성을 가졌다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차별(差別)’이란 무엇일까요? 먼저 차별하면, 인종차별 혹은 정의롭거나 공평하지 못한 부정적 느낌이 먼저 떠올려지는데요, 사전적 의미로는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 구별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네요. 즉 차별이란 둘 이상의 대상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으로써, 그 대상을 비교하되 주로 평가자의 주관적 기준으로 판단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죠.

 

조금 더 나가보죠. 차별이란 단어에서 차별화(差別化)란 말이 파생됩니다. 차별화란 차별된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죠. 즉 차별이 불공평한 구별에 가깝다면, 차별화란 차별을 차별답게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합니다. 조금 어렵죠? 뭐 느낌만 알아도 괜찮습니다.^^ , 여기서부터가 더 중요합니다. 차별화란 차이에 대한 비교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경쟁이 필수적으로 따라오게 됩니다. 여기서 경쟁이란 동일한 또는 유사한 목표를 가진 싸움에서 이기고자 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 경쟁에서의 패배는 비교우위에서 뒤처지는 것, 다른 말로 차별화에 실패했음을 뜻하는거죠.

 

이 차별화는 경쟁을 바라보는 관점 기준으로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쟁의 상대가 외부에 있는 경우와 내부에 있는 경우로써, 외부의 경우 외적(外的) 차별화라 부를 수 있습니다. 외적이란 표현은 내부적인 나를 제외한 관점이며, 실제로 여기에는 수 많은 타인들이 경쟁상대로 포함됩니다. 모든 타인과의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것이죠.

 

조직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대기업에 입사했다고 가정했을 때, 동일한 출발선상에는 같은 목표를 가진 몇 혹은 수십 명의 입사동기들이 나란히 경주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고서부터는 동기뿐 아니라 선배, 후배까지도 경쟁상대가 되죠. 조금 더 시간이 흐르게 되면 사실 입사 시기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죽느냐 살아남느냐의 치열한 경쟁만이 남게 되니까요. 조직의 인사체계는 의자놀이와 같습니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의 수는 현격하게 줄어들게 되죠. 조직이 요구하는 차별화의 미덕을 갖춘 사람, 그리고 경쟁에서 이긴 사람의 교집합 만이 줄어든 의자에 앉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이 말은 곧 본인 만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철저히 조직의 입맛에 꼭 들어맞는 맞춤형 차별성이 요구된다는 겁니다. 즉 조직에서 중요시하는 차별성, 더 나아가 성과와 연결되는 차별성이 아니라면 별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렇게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지라도, 승리의 달콤함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차별화란 트렌드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기 때문이죠. 조직이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로써,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따라 계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개인의 차별성 또한 이에 발맞추어 혹은 미리 선제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별 쓸모가 없어지게 됩니다. 즉 네버엔딩스토리처럼 계속해서 그리고 트렌드에 맞추어 변화해야 하는 것이며, 이는 곧 끝없는 경쟁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외적 차별화란 결코 멈출 수 없는 폭주 기관차가 되어야 하는 것이며, 모든 촉각을 곤두세운 채 차별화의 트렌드를 쉬지 않고 쫓아가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상과 같은 조직에서의 차별화가 바로 외적 차별화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차별화란 차이를 의미하며 이것은 비교의 관점에서부터 출발합니다. 하지만 사실 엄밀한 관점의 대등한 비교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교에는 주관적 요소가 가미되기 때문이며, 전체보다는 부분, 본질보다는 표면을 바라보기 쉽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차별화를 위해서는 타인 또는 타인이 지닌 무엇과 비교하는 것 보다는 오롯이 자기자신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보다 더 정확한 차별화의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외적 차별화와 반대개념인 내적 차별화가 대두됩니다. 내적 차별화는 경쟁상대가 내부에 있습니다. 즉 나와의 경쟁이 바로 내적 차별화라 할 수 있죠. 사실 내적 차별화는 외적 차별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어려운 과정이기도 합니다. 외적 차별화는 자신의 내면을 일정 부분 속여가면서도 만들어 갈 수 있지만(‘페르소나로써 가능하죠), 내적 차별화는 그럴 수 없습니다. 결코 자기 자신을 속일 수 없기 때문이죠.

 

이탈리아의 천재 예술가인 미켈란젤로는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요청에 따라 1508년부터 시스타나 성당에 <천지창조>로 대변되는 천장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천장화를 그리는 동안 자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였고, 4년 만인 1512년에 이 불후의 명작을 완성하였죠. 그 고생의 결과로 한쪽 눈과 목, 그리고 몸에 이상이 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는 이 대작에 그의 혼을 불살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한시도 낭비하거나 게으름을 피울 수 없었고, 작품 구석구석에도 최선을 다했죠. 그런 그를 보던 친구가 물었다고 합니다.

 

누가 안다고 그런 구석까지 세세하게 그리나?”

 

미켈란젤로의 대답은 지극히 간단명료했습니다.

 

내가 알지.”

 

위의 미켈란젤로 이야기처럼 내적 차별화는 나를 속이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진실된 나와 진검승부를 겨뤄야만 합니다. 외부와의 경쟁은 내가 이기고 상대가 패배하는 2차원적 승리를 의미하지만, 자신과의 경쟁은 극기(克己)를 지향합니다.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넘어서는 것이죠. 극기란, 곧 나를 내 자신이 원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며, 더 나아가 스스로를 진화시키는 것입니다. 내적 차별화에는 결코 외부인이 개입되어서는 안됩니다. 오롯이 내 자신이 기준이 되어야 하며, 그 대상은 바로 과거의 나’, ‘지금의 나가 되어야 합니.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의 캐치 프레이즈는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을 돕습니다입니다.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 단어는 어제보다로써, 위 문장을 바꾸면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나아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도울 수 없다는 의미가 되죠. 즉 어제의 자신과 경쟁하는 곧 내적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뜻이며, 이는 곧 내적 차별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어제의 나가 변함없이 오늘의 나가 되고, ‘오늘의 나가 곧 미래의 나로써 존재하길 바라는 사람에게 도움은 간섭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살면됩니다. 어제의 나에게 만족하지 않고, 바로 오늘 더 나아지려 고민하고 땀 흘려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미래의 나는 변화된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즉 기꺼이 과거의 자신과 경쟁하고자 오늘이란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에게만 미래는 변화를 허락하는 것이죠. 미래(未來)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시간적 의미에서의 未來이기도 하지만, 미래(美來)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움이 자신을 찾아 올 것이란 희망과 확신이 미래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죠.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인 신영복 교수의 강의란 책에 나오는 ()’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죠.

 

()는 글자 그대로 양()자와 대()자의 회의(會意)문자입니다. 양이 큰 것이 아름다움이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양은 물질적 토대 그 자체입니다. 그러한 양이 무럭무럭 크는 것을 바라볼 때의 심정이 바로 아름다움입니다. 그 흐믓한 마음, 안도의 마음이 바로 미의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이란 우리말의 뜻은 알 만하다는 숙지성(熟知性)을 의미한다는 사실입니다. ‘모름다움의 반대가 아름다움입니다. 오래되고, 잘 아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아름다움이란 무지(無知)를 깨닫는 것이자, 내적 차별화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내적 차별화는 아름다움을 추구합니다. 사람은 아름다워져 달라보이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기 때문에 아름답게 보이는 것입니다. 외모적 아름다움은 그저 얼굴에서만 느껴지지만, 내적 아름다움은 온 몸의 향기로 퍼져 나갑니다. 내적 차별화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독자성, 정체성, 가치관을 기준으로 잡아야 하며 그 깊이와 넓이를 끊임없이 확충해야만 합니다. 왕도는 없습니다. 과거의 나를 거울 삼아 반성하고, 더 아름다워지려는 욕망을 목마른 자처럼 갈구하며, 절실함과 절박함으로 공부하고 매진할 때만이 내적 차별화는 꽃으로 피워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을 찾는 길이며,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최우선적 방법이 될 것입니다.

 

 

 

차칸양(bang_1999@naver.com)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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