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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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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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5일 02시 37분 등록

“어려운 때는 사는 것 만으로도 훌륭한 투쟁이 됩니다.

어둠이 자신을 빛내게 하세요.”

- 구본형, 변화경영 시인 -

 

구본형 스승님께서 소천하셨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 계신 분도 있을 것이고, 편지를 받고 알게 되신 분도 있을 것입니다. 스승님께서 2013년 4월13일(토) 오후 7시 50분경 별세하셨고,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습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을 듣고 일요일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스승님의 투병을 응원하기 위해 연구원들이 만들었던 즐거운 사진과 유쾌한 영상이 조문객실에서 상영되는 가운데, 빈소에서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많은 분들의 눈물이 서로에게 스며들었습니다.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 장례일정과 선생님을 추모하는 게시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선생님의 책에서 읽었던 좋은 글들, 함께 하셨던 일화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 평안과 안식을 기원하는 덧글을 남겨 주시면 ‘추모행사’ 시에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개인적으로 소중히 여기는 글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스승님께서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 어딘가에 올린 글 중 일부를, 노트에 옮겨 적었던 내용입니다. 고민상담 게시판에 누군가 올렸던 ‘현실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내용’에 대한 답글로 기억합니다.

 

 

언젠가 별이 되는 꿈을 가지세요.

언젠가 이 어둠 때문에 더욱 빛나게 되는 자신을 그리도록 하세요.

 

가난이 만드는 대로 가지 말고,

가난을 통해 배우세요.

비전이 없는 곳에서 자신의 빛을 찾으세요.

 

자신이라는 퍼즐을 푸세요.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고 그것에 집중하세요.

 

자신을 찾아내는 것이

일생일대의 프로젝트라는 것을 명심하고

늘 스스로에게 질문하세요.

 

그건 시 같기도 하고, 부드러운 권유 같기도 하고, 커다란 함성 같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글의 말미에 적으신 이 말이 참 좋았습니다.  

 

“어려운 때는 사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투쟁이 됩니다.

어둠이 자신을 빛내게 하세요..”

 

2010년 연구원이 되기 위한 3차면접 여행에서 ‘연구원이 되면 동기들을 위해 어떤 공헌을 하겠느냐?’ 고 물으셨을 때,

저는 ‘노래하고, 기도하고, 사랑하겠다’ 고 대답했습니다.

(그때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너무 상투적이군요.)

 

어쨌든 노래는 열심히 했습니다. 미사 중에 기도도 조금했고, 사랑도 조금 흉내냈지만, 수업 때마다 기타를 가지고 가서, 노래는 하루종일 주구장창 불러댔습니다. 사부님이 제게 보내신 마지막 문자도, ‘강연회 때 와서 노래 해 달라’ 는 내용이었으니 말입니다.

이제, 마지막 가시는 길에 노래를 불러달라 하시니, 또 준비하겠습니다.

 

사부님!

꽃과 바람을 좋아하시더니

바람 불고 꽃피는 봄에 홀연히 가시는 군요.

 

편안히 가십시오.

별이 되는 꿈을 노래하고,

기도하고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

 

나는 내 마지막 날을 매우 유쾌하게 상상한다.

나는 그날이 축제이기를 바란다. 가장 유쾌하고 가장 시적이고 가장 많은 음악이 흐르고 내일을 위한 아무 걱정도 없는 축제를 떠올린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은 단명한 것들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그래서 그럴 것이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다 피워내는 몰입, 그리고 이내 사라지는 안타까움, 삶의 일회성이야말로 우리를 빛나게 한다.

 

언젠가 나는 내 명함에 '변화경영의 시인' 이라고 적어두려고 한다.

언제인지는 모른다. 어쩌면 그 이름은 내 묘비명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내 삶이 무수한 공명과 울림을 가진 한 편의 시이기를 바란다.

 

- 구본형의 [신화읽는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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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5 08:27:10 *.1.160.49

사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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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5 08:56:21 *.97.72.14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구본형 선생님과 함께 하시고 싶은 분들,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21호실에 빈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발인은 16일 이른 아침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으며,

생전에 책으로 글로 강연으로 혹은 이 곳 연구소 게시판을 통해 선생님과 함께 해 오신 많은 분들

 저희와 또 이곳 연구소와 카페 크리에이티브 살롱 9(합정동 9번 출구) 에서 함깨 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발인 시까지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21호실에 스승님과 함께 있습니다.

 

후련히 살다 홀연히 떠나 가시지만,

 마지막 가시는 길 마음껏 축복해 주시고  앞으로도 절연되지 않는 영감으로 

 선생님 생전의 뜻과 오래오래 함께 하실 수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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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5 09:44:24 *.216.38.13

이 글을 보니 더 가슴이 저려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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