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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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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9일 06시 25분 등록

우리는 “내 삶의 시 한 편” 이라는 부제를 붙인 이 시들이,

봄날 흩날리는 꽃잎들처럼 독자들의 마음에 닿기를 바랍니다. 참으로 어려워 무너진 마음 곁에 피어나는 작은 꽃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나도 살아야겠다, 다시 잘 살아봐야겠다 라고 결심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랍니다.

- 구본형, ‘시야 너는 참 아름답구나’ 추천말 중 -

 

지난 주, 편지함을 열었더니 눈에 띄는 편지가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최우성님, OOO 출판사 OOO 입니다.’

“뭐지? 모르는 출판사인데? 왜 메일을 보냈지? 혹시 책이라도 한권 내자는 내용?”

가벼운 흥분과 호기심으로 클릭을 하고보니, 김칫국입니다.

 

출판사의 어린이팀장이 보낸 편지입니다. ‘웃음과 관련한 동시’를 수록한 그림책을 출간하려는데, 웃음이라는 동요를 발견하고, 저작물수록 허락을 받으려고 수소문을 하다가 제 블로그를 봤다고 합니다. 친구아들이 지은 동시에 곡을 입혀 만들었다는 글을 보고,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편지였습니다.

 

김치국을 마셨지만, 기분이 유쾌했습니다. 바로 답장을 보내고, 오래 전 추억에 사로잡혔습니다. 30년 우정을 쌓은 제 친구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잘 쓰고 노래도 잘했습니다. 부전자전이라더니, 친구아들이 쓴 동시들이 예쁘고 고왔습니다. 동시를 읽으며 감탄하다가 곡을 붙여 두 곡을 만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웃음’ 이라는 시입니다.

 

웃음

 

장난칠 때 웃음은

히히히

간지럼을

태울 땐

해해해

기분좋을 땐

하하하

모두모두

히읒이 들어가는구나

 

그때, 동시와 악보를 책자 형태로 만들어 친구아들의 생일선물로 주었습니다. 2004년 5월이니 9년 전입니다. 추억에 젖어 보관본을 보다가, 책자 말미에 쓴 친구아들에게 써 준 편지글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기윤아!

아저씨는 시 잘쓰는 사람을 세상에서 최고로 친단다. 안도현이라는 시인은 시를 쓴다는 것은 ‘세상과 연애하는 것’ 이라고 했단다.

 

“연애시절에는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연애의 상대와 자신의 관계를 통해 수없이 많은 관계의 그물들이 복잡하게 뒤얽힌다는 것을 생각하고, 훌륭한 연애의 방식을 찾기 위해 모든 관찰력과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연애는 시간과 공을 집중적으로 들여야 하는 삶의 방식 중의 하나인 것이다.”

 

좋은 시를 계속 쓰길 바란다.

네가 가진 좋은 재능과 내면의 힘을 잘 가꾸어서, 아름다운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며 푸르게 살아가길 바란다.”

 

놀랐습니다. 초등 3학년 아이에게 ‘세상과의 연애’ 니, ‘내면의 힘’이니 하는 심오한(?) 말을 했다는 것에 놀라고, 스승님이 늘 하시던 말이었다는 것에 다시 놀랐습니다. 당시는 연구원도 아니었지만, 책을 통해 익힌 스승의 메시지가, 그대로 전해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마 스스로에게도 몹시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을 겁니다.

 

잊고 지냈던 동요를 불러보니 웃음이 울려 퍼집니다. 웃음은 작은 꽃과 같습니다. 사랑에 빠진 이의 경쾌한 발걸음처럼,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우리를 더 살아있게 하고, 잘 보이지는 않지만 세상을 더 아름답게 합니다. 세상과 연애하며 살면, 꽃들이 더 많이 피어날 것입니다. 선생님의 모습도 늘 웃는 모습이군요.

 

***

 

첫 번째 추모의 밤에 와주신 분들과 마음으로 함께 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린 책을 읽으며 서로의 아쉬움과 슬픔을 나누었습니다. 양수리에서, 멀리 세종시에서, 심지어 통영에서까지 올라오신 분을 보면서, 선생님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시와 함께 하는 밤’입니다. ‘정신과 의사 문요한 연구원과 꿈벗 시축제를 주관했던 류춘희 연구원’ 이 진행합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시처럼 살다 간 구본형 선생님과 시를 통해 연애하고 싶은 분은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에 마음을 담아, 두 번째 추모의 밤 신청]

http://www.bhgoo.com/2011/494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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