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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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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1일 20시 53분 등록

지난 주 예견한대로 몸살이 찾아왔습니다. 일주일째 앓고 있는 중입니다. 약을 먹지 않았습니다. 아파야 할 시간이 왔음을 잘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몸을 너무 혹사했으니 당연 엎어져 쉬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거의 나아가고 있는 느낌입니다만 조금 더 엎어져 있지 않는다면 몸살은 다시 일어설 것처럼 몸이 느끼고 있습니다.

 

시 월과 십일 월, 너무 많은 시간을 떠도는 스케줄을 소화했습니다. 아무리 피로해도 구들방 데워놓고 몸이 스스로 잠에서 깰 때까지 자기만 하면 몸이 참 개운해집니다. 그럴 때마다 숲과 흙집의 기운이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그런 리듬을 알고부터 최근 2년여 동안은 몸살을 앓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가을에는 구들방을 지키지 못하고 객지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정직한 몸을 가진 탓인지 내게 객지 잠은 긴장도 큽니다. 숲에서처럼 늘어지게 잠을 자기도 어렵지만,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객지 잠은 피로감이 큰 편입니다.

 

결국 코피가 터지고 열이 나고 머리가 지끈거리고 목구멍이 따끔거리고... 그렇게 아팠습니다만 이 아픈 시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시 일어설 기운이 몸 먼 곳으로부터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픈 일주일 동안 생각했습니다. ‘살며 아프지 않기를 바라지 말아야겠구나. 아픔을 모르는 삶이 꼭 행복한 것이 아니구나. 삶에는 더러 아파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아픈 시간동안 돌아볼 수 있는 것이니까. 아픈 시간을 통해 다시 간결해진 상태로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니까!’

 

지금 몸살 앓는 분 있다면 충분히 아프시기 바랍니다. 간결해지고 깊어져 다시 일어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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