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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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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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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9일 16시 05분 등록

삶은 모순입니다. 시작부터가 그렇습니다. 나의 탄생은 내 의지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살아가는 과정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삶은 어느 순간 불현 듯 주어지고, 지금의 삶은 이제까지 내가 한 선택의 누적분입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또 어떤가요?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때때로 자신만큼 낯선 존재도 없습니다. 나란 인간 안에는 황금그림자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어떤 때는 우주를 수용할 만큼 넓다가도, 또 어떤 때는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습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인간과 삶의 모순적인 면을 잘 보여주는 사람 가운데 한 명입니다. 잡스와 같이 일해 본 사람들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뉩니다. 그를 높이 평가하는 이들은 잡스의 신념과 열정, 완벽주의와 단순미, 그리고 창의성을 찬양합니다. 이들과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잡스를 자기 기준에 맞지 않으면 쓰레기를 연발하는 또라이로 여기고, 어떤 때는 천사였다가 갑자기 악마로 돌변하는 괴팍함과 배려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냉담함을 그의 특징으로 꼽습니다. ‘모든 것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존재하게 할 수 있다고 스스로 가정하는잡스의 독특한 사고방식은 그를 좋아하는 이들의 눈에는 마법적 사고방식으로 보였고, 잡스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오만함의 극치였습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평가입니다.

 

내가 잡스와 일한다면 나는 어느 쪽에 속할까 생각해 봅니다. 나는 견디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에 대한 나의 평가는 자유로운 혁명가보다는 오만한 독재자로 기울어졌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잡스를 40여 차례 인터뷰하고 800쪽이 훌쩍 넘는 평전 <스티브 잡스>를 쓴 월터 아이작슨의 생각은 어떨까요? 잡스에 관한 그의 평가는 위에서 살펴본 것과 또 다릅니다. 아이작슨은 잡스의 장점과 단점을 포괄하는 가장 본질적인 특성으로 맹렬함을 꼽습니다. 그에 따르면 맹렬함이야말로 잡스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성격을 꿰뚫는 가장 두드러진 특성입니다. 맹렬함으로 인해 잡스의 모순적인 면이 더욱 극적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아이작슨은 타인을 이해하는 잡스의 능력에 대해서도 독특한 관점을 취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잡스의 약점으로 인간친화지능을 꼽습니다. 잡스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거나 감정이입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독설을 퍼붓고 상처를 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작슨은 정반대로 이야기합니다.

 

나는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을 통제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감정적 인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고 말이다. 즉 사람들을 판단하고 그들의 내적인 생각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에 그들과 사이좋게 지내거나 그들을 구워삶거나 그들에게 상처 주는 법을 아는 것이다.”

 

앞에서 나는 잡스와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만 아이작슨의 책을 읽은 독자로 만난 잡스는 매력적입니다. 무엇보다 그는 자기답게 살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답게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믿어야 합니다. 남이 되려고 해서는 안 되고, 남의 생각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아야 합니다. 자기답게 살려는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추기보다는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합니다. 잡스가 삶의 정점과 바닥을 모두 경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는 세상과 통했을 때 도약했고, 반대의 경우에는 추락했습니다. 또한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기에 심연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잡스가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임시 CEO’로 돌아온 해에 만든 애플 광고에 그가 맹렬히 추구한 삶의 정수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미친 자들을 위해 축배를. 부적응자들. 반항아들. 사고뭉치들. 네모난 구멍에 박힌 둥근 말뚝 같은 이들.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사람들. 그들은 규칙을 싫어합니다. 또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 어떤 이들은 그들을 보고 미쳤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천재로 봅니다.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자들……. 바로 그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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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아이작슨 저, 안진환 역, 스티브 잡스, 민음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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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9 16:28:13 *.10.255.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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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다움을 향한 맹렬함...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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