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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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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3일 07시 44분 등록

말콤 글래드웰이 쓴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는 자신이 글감을 찾는 비결은 '모든 사람과 사물에는 그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그 믿음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샴푸가 흥미롭지 않다고? 그렇지 않아. 틀림없이 흥미로운 구석이 있을 거야.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다른 소재로 이끌어줄거야.' 저도 이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했습니다. 오늘은 그대와 '대기만성형 예술가에게 필요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합니다. 


화가 폴 세잔은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예술가입니다. 영국의 회화평론가 로저 프라이는 세잔의 초기 작품에 대해서 '상업미술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보다 묘사 능력이 떨어졌다'고 평합니다. 글래드웰은 세잔처럼 다채롭고 성격이 복잡한 사람은 오랜 발효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합니다. 세잔은 수십년 간 자신을 갈고 닦았고 수많은 실패를 겪으며 성장했습니다. 그의 성장에는 다음 네 명의 후원자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작가 에밀 졸라는 세잔을 파리로 불러들여 오랫동안 후견인 역할을 했습니다. 졸라는 세잔에게 파리에서 한 달에 125프랑으로 살아가는 방법과 하루 9시간 그림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려주었습니다. 카미유 피사로는 세잔에게 그림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시골로 가서 한동안 함께 지내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앙브로와즈 볼라르는 세잔이 쉰 여섯 살일 때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어준 인물입니다. 세잔이 <화상 앙브로와즈 볼라르의 초상>이라는 그림을 그릴 때 볼라르는 150번이나 모델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가 졸다가 의자에서 떨어지자 세잔은 "정물화를 그릴 때 사과가 움직이는 걸 봤소?"라며 핀잔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은행가였던 세잔의 아버지 루이 오귀스트는 세잔이 스물두 살 때 고향을 떠난 이후 돈벌이 없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생활비를 대주었습니다. 더구나 40만 프랑을 세잔에게 유산으로 남겼습니다. 글레드웰은 세잔은 졸라, 피사르, 볼라르, 그리고 아버지 덕분에 만년에 화가로서 꽃을 피울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1인 기업가의 삶도 대기만성형 예술가의 삶과 다르지 않습니다. 책을 쓰고 강의를 하는 실력은 하루 아침에 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이기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저에게도 후원자들이 여럿 있습니다. 힘들 때마다 말없는 가르침을 주시는 구본형 스승님, 많은 기회의 문을 열어주시는 한근태 선생님, 용기와 에너지를 한껏 충전해 주시는 케이 코치님, 그리고 그 누구보다 큰 힘이 되는 언제나 내 편인 남편. 또 있습니다. 마흔이 넘은 딸에게 아직도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주시는 친정 부모님, 마음 놓고 일하라며 언제나 달려와주시는 시어머님, 제가 새벽에 나가면 동생을 깨워 등교까지 책임지는 큰 딸 나현이, 백만불짜리 애교로 쌓인 피로를 녹여주는 작은 딸 나영이. 그리고 공감과 응원을 담아 제 편지에 답장을 보내주시는 마음편지 독자들이 있습니다. 이들 덕분에 저는 포기하지 않고 저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기만성이 될거라 믿고 있습니다.


그대는 어떤까요? 후원자가 있나요? 그들의 응원으로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나요?  

      

  

[알림] 1인 기업가 재키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그녀의 블로그에 놀러오세요!  http://blog.naver.com/jack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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