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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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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30일 08시 57분 등록

 

“당신은 지금 고통의 늪에 빠져 있어요. 네, 압니다. 하지만 그 고통도 점점 옅어질 겁니다. 처음에는 이 사실이 보이지 않겠지요. 당신의 고통만 보이고 결코 없어질 것 같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고통의 본질은 바뀐다는 데 있습니다. 저녁 해가 넘어갈 무렵을 생각해보세요. 처음에는 강렬한 붉은빛 오렌지색이다가 차츰 부드러워져요. 치유 과정을 거치다 보면 고통의 질감이 달라집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잠에서 깨면서 깨닫게 되지요. 삶은 그냥 살아가는 것임을요.”

 

- 엘렌 베스 & 로라 데이비스의 <아주 특별한 용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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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시절의 놀이치료 기억을 떠올리면 아이들은 시키지도 않았지만 놀이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엄마가 동생을 편애한다고 느껴서 반항행동을 보인 아이라면 인형놀이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왜 안 좋았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것일까요? 어떻게 보면 고통스러운 기억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동적으로 상처 입은 마음을 놀이를 통해 능동적으로 재경험 함으로써 자신을 위로하고 무기력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자기치유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마음의 큰 고통을 입은 분들은 차마 그 일을 다시 떠올리거나 입 밖에 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 일을 지금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되물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마음만 더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질문이고 걱정입니다. 하지만 큰 상처를 입은 분들일수록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차근차근 떠올려 보거나 누군가에게 자세히 이야기 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원치 않게도 고통의 하이라이트 장면만을 반복재생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이고 지지적인 관계 안에서 자신의 고통을 세세하게 떠올리고 이를 언어화시켜 표현하는 것은 아이의 놀이처럼 매우 치유적입니다.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자신이 겪은 일과 그로 인한 내적경험을 똑바로 이야기하는 것! 이는 도망치고 싶어도 결코 도망칠 수 없었던 고통스러운 기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아주 유력한 방법입니다. 반복해서 그 기억을 떠올리다 보면 유리조각처럼 날카롭던 고통의 질감이 한결 무디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동적으로 떠올려지는 상처는 증상이지만 능동적으로 표현하는 상처는 치유이니까요.

 

고통을 등지면 고통은 뒤따라오지만, 뒤돌아 고통을 마주하면 고통은 힘을 잃어가고 멀어지는 법입니다. 마음의 상처가 있다면 외면하지 말고 마주하세요. 그리고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 이야기 해보거나 그럴 사람이 마땅치 않다면 그 기억과 내적경험을 상세하게 글로 써 보세요. 고통의 질감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 2013. 1. 30.  당신의 마음을 깨우는 '문요한 에너지 플러스' 6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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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지식카페인 '크리에이티브 사롱 9'에서는 인문 아카데미 2월 강좌를 개강합니다. 숙명여대 권 성우 교수의 <문학이란 무엇인가> 강좌가 2월 7일 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에 네 차례 펼쳐집니다. 자세한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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