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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9일 00시 03분 등록

아홉이란 숫자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체한 것처럼 울렁거립니다.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소심함이라고나할까요. 성장 통이 동반됩니다. 여성의 월례행사처럼 나름의 홍역이 후끈. 현재를 돌아보고 앞일을 생각해보니 부담과 걱정에 가슴이 조여집니다. 경계를 넘기 위한 결별을 하기위한 과정이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스물아홉. 서울 객지로 올라와 사회생활을 시작하였고 내 인생 가장 잘한 일로 여겨지는 결혼을 하였습니다.

서른아홉. 갱년기를 일찍이 겪었습니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두려웠고 청년에서 아저씨란 명칭으로 불림 받는 게 싫었습니다. 언제 다시해볼까 여러 시행착오도 하였습니다.

마흔아홉. 새날. 날마다 떠올랐던 태양이건만 무거움으로 자리합니다. 중년의 길목으로 이어지는 전초전의 해이자 또 다른 전환점으로의 시기. 그렇기에 더욱 남다른 날들이 되어갈 것입니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최근 관람한 한국영화 제목입니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는 갓 입사한 수습사원에게 열정만 있으면 못할 일이 무엇 있겠냐며 닦달을 하고 살벌한 환경들을 연출합니다. 그렇습니다. 펄펄 끓는 열정으로 무장을 하였었습니다. 그러다 여러 날들이 지나고 어느덧 현재의 나이로 들어서니 나름의 직업병인 세치, 탈모, 콜레스테롤, 무릎 관절 퇴화, 노안 등의 질병이 부산물로 생겨났습니다. 이제는 자신만의 고유성과 차별화가 덧칠 되어져야 합니다.


신정연휴가 지난 아침 출근길. 얼마 후면 그동안 몸담았던 회사와의 인연도 끝이 납니다. 겨울 외투에 서류가방, 핸드백을 들고 각자의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 나는 마지막까지 검정구두에 정장, 와이셔츠, 넥타이를 고집하고 싶습니다. 현시점 굳이 격식을 차릴 필요는 없지만 일부러라도 그렇게 하고 싶어서입니다. 제대 말년 흐트러졌다고 남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가장 큰 까닭은 아마도 이런 차림이 후일 어색하게 다가올 수 있기에 더욱 그래서이기도 합니다. 언제일까요. 지금의 풍경이 그리움으로 사무치는 순간으로 여겨짐이.


경로석 앉아계신 노인 한분. 세월의 풍상이 그의 이마와 얼굴 표정에 새겨져 있습니다. 남루한 옷차림. 외양으로 판단할건 아니지만 고단한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나도 얼마 후 그런 나이가 될 터. 조금의 편안함과 웃음으로 자리하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의미와 의지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필요합니다.

의미는 살아가게 하는 존재이유입니다. 안네 프랑크는 전쟁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일기를 써내려갔고,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존의 당위성을 찾았습니다. 의미는 삶의 목적성입니다. 이는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에서 주인공 귀도가 수용소안의 현실을 유머로써 승화시킨 까닭이 되었습니다.

의지는 꽃을 피우겠다는 방식입니다. <살아야 한다, 나는 살아야 한다>의 저자 마르틴 그레이는 홀로코스트와 수용소, 산불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모두 잃음에도 기어코 살아남습니다. 왜냐고요. 그 근본이 이것입니다.

의미와 의지. 곱씹어 각인시킬 든든한 아군입니다.


마흔아홉, 넥타이를 풉니다.

조르바와 같은 자유로움이 있겠지만 혼자만의 고독과 외로움이 함께할 것입니다.

두렵습니다.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IP *.217.6.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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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0 11:07:47 *.69.101.253

혼자만의 고독, 외로움...

너무 힘들어 마시길... 아니 힘들어도 그만큼 받아들이시길...

어차피 삶은 정해져 있지 않은 길, 그 길을 우리는 같이 걷기도 하지만,

최종에는 혼자 가야 하는 길이므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오히려 직장인의 노예와 같은 삶이 구속이었음을,

산업사회의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형식이었음을 깨닫고 허허 웃게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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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1 13:20:39 *.217.6.239

고맙구먼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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