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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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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3일 17시 32분 등록

[일상에 스민 문학] - 한 청년과의 만남

 

한 청년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책을 읽고 처음으로 저자를 찾아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라고 시작하는 페이스북 톡 문자가 첫 만남이었습니다사실저는 페이스북 어플리케이션을 지운지 꽤 되었습니다페이스북은 어느새 자신을 홍보하는 '선전 광장'이 된 것 같아 피곤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누군가 급하게 저에게 페이스북 톡을 확인해달라고 이야기를 했고어플을 지운지 거의 3개월 만에 그간 그 '선전 광장'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그리고는 다시 다운을 받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변한 게 없었습니다사람들은 자신의 행보를 사진에 담아 홍보하기 바빴고나는 이런 삶을 살고 있다,며 뽀샵처리 된 사진들이 즐비했습니다그러던 중한 달 전에 누군가 보낸 페이스 톡이 눈에 띄었습니다그 청년의 문자였습니다.

 

선생님. <파산수업>을 읽고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저는 올 해 37살 사업 10년차 청년입니다두 아이의 가장이기도 하구요지금 50억 가량 부도를 앞두고 있어 중요한 결정을 할 시기에 놓여 있습니다그 와중에 선생님의 책을 보고서 많은 위안이 되어서 감사한 마음과 어디라도 기대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연락을 드려 봅니다제가 겪고 있는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 제가 조금이나마 현명한 판단과 결정과 생각을 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꼭 한번 뵙고 싶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재는 것 없이 바로 저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저희 만날까요밥 한 끼 사드릴께요밥 잘드셔야 해요.

 

저는 만나자 마자 직감했습니다이 청년은 이 어려움을 지혜롭게 해결할 것임을요제가 그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음을요이미 그는 답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단지제가 할 것은 그를 위해 귀를 열고치킨에 맥주를 주문하는 것 뿐이었습니다어색함도 잠시그는 청년 사업가답게 자신을 어필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상대방에게 어떻게 하면 호감을 얻어 낼 수 있는지무일푼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자산을 모았는지 그만의 노하우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동시에 그의 눈에서는 절망감이 느껴졌습니다그에게서는 다가올 거대한 쯔나미 앞에서 어디로 가야하는지 그저 막연한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그가 사업을 하는 목표는 장애우들을 위한 재단 설립에 있었음을 고백했습니다장애를 가진 아이와 어른이 공존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도록 시스템화 하는 것이 그의 꿈이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의 꿈이 아이가 죽은 다음날 자기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 이 아닐 수 있는 희망을 주는 것이 그의 사업 비전이었습니다. 

 

이미 그에게서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삶에 대한 질긴 열정이 숨 쉬고 있었습니다저는 깨달았습니다이미 그는 그의 가슴 속에 파산수업을 겪고 일어섰음을이미 그는 회생수업이라는 삶의 책을 쓰고 있음을그리고 아마 그는 행복수업과 성공수업이라는 두 겹의 삶을 살게 되리라는 것을요.

 

집에 돌아온 저는 그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H. 너에게 닥친 이 어려움이미 너를 사랑하는 신의 예견된 정교한 지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길... 늘 너를 지지하는 여기한 사람도 있음을 기억하길... 너를 위해 이 밤기도하고 있음을굿나잇.

 

그와 약속했습니다내년 같은 날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를요.

 

정재엽 드림 (j.chung@hanamil.net)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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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팟캐스트는 『나는 왜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을 못할까』의 진성희 작가 2부가 이어집니다. 말하기에서 경청이 중요함을 일화와 함께 소개하고, 자기만의 스피치 만들기와 소통 모드 만들기에 대한 팁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작당모의 코너에서 현실적인 스피치와 소통에 대한 해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니 방송을 통해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2. [북chonTV]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박미옥 작가
변화경영연구소 꿈벗이자 <촌TV>의 안철준 대표가 진행하는 <북(book)chonTV>의 이번 초대손님은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의 박미옥 작가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변화를 위한 자기경영의 핵심가치와 더불어 고전이 삶에 미치는 영향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네요. TV인만큼 안대표와 박작가의 실제 모습까지 볼 수 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시청바랍니다.

IP *.210.11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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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4 08:48:04 *.36.133.17

그분이 잘 극복하고 본인이 생각한 세상을 만들기를 기원드립니다.

우리모두가 해야 할일을 그분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지금 하는일은 다르지만 결국은 공존의 세상을 만드는 귀결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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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4 14:58:48 *.134.227.161

맞습니다. 누군가를 위로를 해 준 것이 아니라, 제가 오히려 위로를 받고 힘을 받고 온 자리였습니다.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청년은 바로 우뚝 다시 일어설 것이니까요. 

이런 청년들이 이 딸에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 가을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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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4 19:57:12 *.103.213.226

좋은 일 많이 합니다.

본인이 답을 알고 있다에 한표!

자신이 알고 있는 답을 확인받고 싶은거젰지요.

한상 밝은 얼굴이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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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5 18:12:22 *.134.227.161

선생님! 책을 통한 만남이 낯설기도 하지만, 참 정겹습니다. 제가 배우는 점들이 참 많습니다.

선생님 칼럼,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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