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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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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5일 01시 48분 등록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

- 헤르만 헤세 -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골든타임’ 은 종합병원의 외상외과를 배경으로 한 메디컬 드라마입니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두달 동안 저는 몰입해 있었습니다. 탄탄한 구성과 생사를 오가는 환자들의 극적인 스토리, 배우들의 명품연기 탓도 있지만, 기존의 의학드라마와는 다르게, 의료계의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응급센터에서 사경을 헤매는 환자 보호자에게, ‘수납부터 먼저 하고 오라’고 냉정하게 말하고, 의료의 질관리 활동(Q.I)를 언급하며, 보험심사 간호사가 주인공 의사에게 너무 많은 치료재료를 쓴다고 따지는 모습 등 연출도 있지만 익숙한 현실입니다.

 

드라마의 제목인 ‘골든타임(Golden time)’ 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놓칠 수 없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교통사고와 같은 중증 외상 환자의 경우에는 1시간, 뇌졸중 발병 환자에게는 3시간, 그 시간 안에 제대로 된 의료처치를 하지 않으면 환자는 죽게 됩니다. 절대 놓칠 수 없는 시간입니다.

 

찌질하고 귀여운 인턴 이민우(이선균)는 의대졸업 후 바로 전문의를 따지 않고 빈둥거리며, 한방 병원에서 임상강사 대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한의사들은 CT 나 양약처방을 내릴 수 없으니, 명의를 빌려주고 편하게 살아가던 그는, 갑작스런 질문과 만나게 됩니다. ‘내가 왜 의사가 되었던 걸까?’ 내면의 그 질문이 도화선이 되어 드라마는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드라마가 사랑받은 이유는 오직 환자만을 생각하는 진짜 의사에 대한 갈망이 큰 몫을 했습니다. 응급의학과 교수 최인혁(이성민)은 의사들의 사명감을 토로하며, 환자의 생명을 다른 그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진정한 의사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그럼 인생의 황금기(Golden time)는 언제일까요? 가장 아름답고 즐거웠던 시간을 잊지 않고, 자신의 삶에서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즐거웠던 시절,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니?”

직장동료들과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습니다.

 

- “학창시절이요. 참 많이 웃었어요. 뭐가 그렇게 즐거웠는지..”

 

- “29세부터 32세까지요. 그 때 연애를 좀 많이 했었는데, 그때가 제일 기쁘고 즐거웠어요.”

 

- “7살 때까지가 제일 좋았어요.” (8살부터는?)

“여덞 살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온갖 걱정이 나를 엄습했어요.”

 

- “고등학교 때였지.. 그때는 이해타산도 없었고, 시도 많이 읽었고, 하고 싶은 일도 마음껏 할 수 있었으니까...”

 

대부분 학창시절을 얘기합니다, 경쟁에 휩싸인 직장생활과 치열한 사회경험탓에 아무런 걱정없이 마음껏 놀던 순간을 그리워하는 대답이 많았던 것일까요?

 

‘나는 언제 기쁘고 즐거웠던가?’ 스스로 물었더니, 대답은 인간관계 (잠든 아이의 튼실한 허벅지를 만져볼 때, 친구들과의 지리산 등반, 연구원 졸업여행 등) 와 성취감 (직장에서 받은 칭찬, 마음에 드는 노래를 작곡했을 때, 첫 음반이 나왔을 때 등) 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일까요? 연구원 3명의 대답이 비슷해서 인상 깊었습니다. .

 

첫 번째, 2012년 현역으로 공부하는 후배 연구원은 ‘올해’ 라고 합니다. “연구원을 하면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되었고, 이렇게 살면 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좋다.” 고 합니다.

 

두 번째, 유능한 독서교육 강사로 활동 중인 선배 연구원은 ‘강의를 할 때가 가장 즐겁다. 그 이유는 친밀감인 것 같다.’ 고 합니다. 강의를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며, 수강생으로부터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을 때의 기쁨을 얘기합니다.

 

세 번째, 동료 연구원은 ‘지금’ 이라고 합니다. ‘왜 지금이냐?’ 고 물었더니, ‘있어야 할 곳에 있으니까..’ 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휴직계를 내고 아이를 돌보며, 엄마로서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는 그녀의 대답이라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올해’, ‘강의를 하는 현재’, 그리고 ‘지금’...세 사람의 대답이 비슷했던 것은 우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장난스럽게 시작한 이 질문이 곧 ‘각자의 행복’에 관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행복의 경험이 주는 메시지가, 인생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골든타임을 알려주는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골든타임은 언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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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0 22:34:23 *.1.16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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