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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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아내와 함께 한 9일간의 로마 ․ 스위스 여행은 환상적이었습니다. 그 여정은 마법의 순간들로 반짝입니다. 로마에서 맞은 첫 아침에 마신 ‘중년 남성의 멋’처럼 그윽한 커피 한잔의 맛, 캄파돌리오 광장에서 느낀 에너지의 상승, 판테온의 눈을 통해 본 ‘영혼의 눈’, 로마 뒷골목 음식점에서 맛본 살아 숨 쉬는 면발,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준 감동.
헤르만 헤세가 반평생을 보낸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헤세 루트(Herman Hesse Route)’를 걸으며 함께 한 바람, 성 아본디오 묘지에 있는 헤세의 소박한 무덤에서 한 생각, 활짝 핀 꽃과 싱싱한 식재료로 일상의 기쁨을 전해준 루체른 카펠교의 아침시장,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 ‘유럽의 지붕(Top of Europe)’ 융프라우요흐의 풍경, 아인슈타인의 흔적을 쫓아왔으나 그를 잊게 만든 취리히 공과대학 청춘들의 학습열…….
융프라우요흐 전망대에서 본 풍경
문득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만약 이때로 다시 갈 수 있다면 돌아갈 것인가?’ 대답은 ‘아니’입니다. 이 여행은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더 더할 것도 빼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김화영 선생의 <행복의 충격>을 읽으며 언뜻 공감했던 짧은 ‘머리말’을 이제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직 ‘행복의 충격’ 속에 서 있던 14년 전 나는 얼마나 젊었던가. 그리고 이제 다시 그 충격의 여운 속에 서 있는 나는……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충격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는 ‘거리’는 또한 아름답다.”
몇 십 년이 흐른 후에도 내 대답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나는 ‘영혼의 깊숙한 곳에서 일찍이 꿈꾸어본’ 풍경과 공간을 본 듯합니다. 그런 것들을, 느낌과 감동을 일상에서 발견하고 키우고 싶습니다. 이것 또한 여행이 준 선물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또 떠날 것입니다. 떠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젊기에.
“‘다른 곳’은 공간에 있어서의 미래이다. ‘다른 곳’과 ‘내일’ 속에 담겨 있는 측정할 길 없는 잠재력은 모든 젊은 가슴들을 뛰게 한다.
떠난다, 문을 연다, 깨어 일어난다, 라는 동사들 속에는 청춘이 지피는 불이 담겨 있다.”
- 김화영, <행복의 충격>
* 김화영 저, 행복의 충격, 문학동네, 2012년
*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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