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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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에서도 좋아하고 싫어하는 시간대가 있을 겁니다. 나는 점심식사를 마친 후의 한 두 시간을 싫어합니다. 나른해져서 활기가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대책은 두 가지. 1) 점심식사 시간을 최대한 늦추는 것. (가능하다면 점심 약속을 13시에 잡는 편입니다.) 2) 짧은 낮잠을 취하는 것. (저는 15~20분짜리 오침을 즐기는 편인데, 낮잠이 주는 신체적 회복에 자주 놀라곤 합니다.)
23시 이후의 밤 시간대를 좋아하는 이들도 많던데, 저는 야밤이 조금 부담스럽더군요. 얼른 잠자리에 들어 이튿날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늦게까지 깨어 있으면 약간의 죄책감이 듭니다. 죄책감까지 들 필요는 없는데, 아마도 도덕적이고 의지력을 강조하는 청교도적인 자기경영을 추구했던 때의 유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는 오전시간을 좋아합니다. 깨어있는 집중력으로 공부하거나 일할 때의 기분은 참으로 상쾌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는 일몰이 하늘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저녁 무렵부터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하는 즈음입니다. 신체적 에너지는 높아지고 하루가 저문다는 경각심이 들어 활력을 되찾지요. 상쾌하게 일어난 날의 아침 기운 못지 않습니다.
도시의 일몰 (2014년 5월 4일, 서울 방이동)
카프카는 "일상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일상, 다시 말해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만이 우리의 인생이라니요! 어제의 사건도 인생의 일부임이 분명한데 말이죠. (저의 경우, 어머니와의 사별은 제게 영속적인 영향을 미친, 중요한 인생사였습니다.) 과거의 일들이나 미래를 향한 꿈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것 역시 우리네 인생입니다.
카프카의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어제는 이미 지났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는 오직 현재만을 삽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중에서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오늘 뿐입니다. 관조의 대상이 아닌 실천의 대상으로 인생을 바라본다면, 오늘이야말로 중요한 인생이 됩니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즉 일상을 컨트롤하는 것이야말로 자기경영의 정수가 아닐까요?
일상경영의 팁 중 하나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시간대를 살피는 일입니다.
좋아하는 시간대를 날마다 음미하고, 싫어하는 시간대를 지혜롭게 넘기는 매일을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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