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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5년 2월 3일 06시 48분 등록

 

제겐 아들과 딸이 있는데, 올해로 아들이 고3 수험생이 됩니다. 연년생이기 때문에 딸은 내년에 고3이 될 예정이고요. 덕분에 올해와 내년은 고3 수험생을 둔 부모로 살아야 합니다. 3! 아마도 수험생 자식 가진 부모들 심정은 다 똑같을겁니다. 그저 공부 잘 해서 좋은 대학 가길 바라는게 인지상정이겠지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되지요. 1년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해주길 바라지만, 웬지 설렁설렁, 대충대충 하는 것 같아 보여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돌이켜보면 저 또한 그랬던 것 같습니다만...). 늦은 밤 학원에서 지쳐 돌아오는 모습을 볼때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렇게라도 안하면 방법이 없으니 그저 어깨만 다독여 줄 뿐입니다. 하지만 걱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나마 잘해 괜찮은 대학에 입학했다 할지라도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청년(15~29)의 실업률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재작년 83천명(8.7%)에서 지난해 10만명으로 17천명이나 늘었다는 뉴스인데요, 그저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게다가 취업사정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305개사 가운데 올해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기업은 채 60%에도 못미치는 180개사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채용규모 또한 22844명으로 작년(23385)보다 541명 적다고 하네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들 중 31%56개사가 채용인원을 줄일 계획으로 실제 채용인원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격, 악순환의 늪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네요...

 

위의 뉴스처럼 어렵사리 괜찮은 대학을 들어간다 하더라도, 졸업 후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 마냥 어려워 보입니다. 취업이 어렵다보니 인생 살아가는데 별 쓸모도 없는 스펙의 벽만 자꾸 높아지고 있고요. 안타까운건 이 문제가 정말로 풀기 어려운 난제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취업률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먼저 경기가 살아나야 합니다. 그래야만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고 투자가 활성화되며, 사람도 많이 고용할 수 있죠. 하지만 요즘처럼 장기불황의 시대에 기업은 생존을 위해 더욱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함으로써 사람을 채용하기보다는 오히려 내부의 사람들조차 쫓아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니 실업률은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는거죠.

 

작년에 공부를 잘 하지 않는 아들을 앉혀놓고 공부가 싫다면 차라리 기술을 배우는게 어떻겠냐고 진지하게 권유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중간하게 공부하여 '그저 수능점수에 맞춘 대학'에 들어가고, 그 후 취업 때문에 고생하느니 차라리 길을 바꿔 고3 1년동안 폴리텍대학과 같은 기술대학에서 국가자격 기술을 배우고, 그 기술로 취업을 하는거죠. 고등학교 졸업자격은 검정고시로 따면 되고요. 그리고 회사에 다니다가 대학졸업증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면 그때 다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거나, 회사를 다니며 공부해도 되는거고요. 전 본인의 절실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지금 아이들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 의미조차 잘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것 같지는 않거든요. 차라리 시간이 조금 지나더라도 정말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공부를 하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몰입해 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 돌아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1970~1990년대 산업화 시대에 우리의 부모 그리고 우리 또한 왜 공부를 하는 지도 몰랐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저 공장에서 수백, 수천개씩 찍혀져 나오는 제품들처럼, 우리들 또한 한 명의 산업화된 역꾼으로 키워졌던거죠. 그래도 이런 산업화 정책이 유효했던 까닭은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국가 또한 성장 모드에 있었기 때문에 개인들의 안정적인 삶이 가능했던거고요. 그러니 별 무리없이 산업화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었던거죠.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이미 기존의 산업화 시스템은 붕괴되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그저 공부만 어느정도 해가지고 안정된 삶을 추구하기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대학이상을 졸업한 고학력 백수가 점점 많아진다는 것은 이러한 산업화 시스템이 한창 분열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보여준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들은 결국 공부를 선택했습니다.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본인이 선택한 길이니 더욱 열심히 하길 바랄 뿐입니다. 또한 더욱 좁아질 취업의 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아들이 대학에 가면 머리 맞대고 열심히 고민해 봐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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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3 10:03:33 *.254.118.78

아~ 차칸양 오빠 아들도 고3이구나..저도 올해 고3, 고1인데,,,

우리 아들은 공부를 잘 하지는 못하는데, 성실해요..물론 가끔 학원가기 싫다는 소리는 하는데,,그래도, 군말없이  학원가고,

독서실 다니고,,(*독서실서 공부만 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

옆에서 보면 고3이라면 마음이 조급해서 열공할 것 같은데,,너무 여유있게 해서..(부모가 불안해지는 느낌이랄까)

저는 ..내가 공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자꾸 잔소리하니,,오히려 반항(짜증)하는 것 같아서,,그냥 지켜보고 있어요.

둘째는 올해 고1 올라가는데,,첫째보다 사실 더 걱정되는데,,,주어진 숙제는 잘 하는 것 같아요.. 더 이상 하지 않아서 그렇지..

주어진 분량은 꼭 하거든요.. 그래도 학원 빼먹지 않고,,숙제 잘 하고,,잘 지내요..(둘째왈,,엄마가 왜 걱정하는데,...)

저는 두 아들이 하고자 하는 분야가 있으니, 혹시나 돌아가더라도..그냥 믿어주고,, 그냥 기다려주고,,그냥 사랑해주려고요..

더 이상의 간섭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수험생 두 아들에 집착하지 않고,,내 인생을 살아보렵니다. 오늘도 열심히 책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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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4 07:30:07 *.122.139.253

맞아, 안하려 해도 자꾸 잔소리가 나오니 문제인 듯.

아들은 그 소리가 얼마나 듣기 싫을까.

나도 고딩일때 아부지의 공부하란 소리를 정말 싫어했었는데...

그래, 믿고 기다리는 수 밖에. 안절부절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도 없을 듯 싶고.

최대한 지원은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방점을 찍는건 자기자신이 해야하는 걸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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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3 14:16:10 *.122.139.253

4번째 문단, 두번째 줄의 '별 볼일 없는 대학'이란 단어에 문제가 있다는 메일을 받아,

'그저 수능 점수에 맞춘 대학'으로 수정하였습니다.

 

의도는 그렇지 않았지만, 혹시나 위의 단어로 인해 독자분의 마음을 상하게 하였다면 머리숙여 사죄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신경써서 글 쓰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차칸양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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