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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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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일 14시 25분 등록

2016년의 한 달이 지났다. 지인들의 새해 목표가 어찌 진척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목표 수립' 담론은 자기계발 열풍의 무가치한 잔재가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하는 능력이 삶의 질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을 내놓았다. 뉴욕대학교의 긍정심리학 교수인 캐롤라인 애덤스 밀러는 와튼스쿨에서 석사 과정을 수여하면서 목표설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밀러 교수와 그녀의 동료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어떻게 인생 목표를 이룰까 Creating Your Best Life』라는 책으로도 출간됐다(2012년 번역). 목표 설정에 관한 현재까지의 과학적 이론을 담은 실용서다. 밀러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해 목표를 세운 사람은 6개월 뒤의 달성률이 46퍼센트에 달한 반면, 목표를 세우지 않은 사람은 4퍼센트에 불과했다."(p.93)

 

하버드 대학생들이 뽑은 인기 교수에 3년 연속으로 선정된 브라이언 리틀은 『성격이란 무엇인가 Me, Myself And Us』를 출간했다(2015년 번역). 삶을 스스로 주도할 수 있다는 믿음의 모순을 파헤치고, 서른 살이면 성격이 굳어지는지 등에 관한 연구 결과를 담았다. 리틀 교수는 한 장을 할애해 목표 설정에 대한 최신의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개인 목표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삶의 질(Well-being)도 달라진다."(p.263)

 

리틀 교수는 "사람들이 자기 목표를 네 가지 평가 항목에서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점을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보여주었다. 네 가지 항목은 목표의 의미, 관리 가능성, 타인과의 연결, 긍정적 감정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의미 있고, 관리 가능하고, 사람들과 연결 되고, 긍정적인 감정을 포함한 개인 목표는 삶의 질을 높인다."(p.283)

 

나는 <목표 추구가 삶의 질을 높이는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네 가지 요소 중 삶의 질을 가장 높이는 항목은 무엇일까요? 다시 말해, 자신에게 의미 있는 목표, 관리하고 성취할 수 있는 목표, 타인과의 연결되는 목표,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 목표 중 삶의 질을 가장 높여주는 목표는 어느 것일까요?"

 

관리 가능성을 제외한 세 항목이 골고루 많은 선택을 받았다. 두 번의 강연 모두 가장 적은 득표율을 보인 항목은 ‘관리 가능성’이었다. 리틀 교수의 연구 결과는 이러한 우리의 직관과는 정반대다. '의미 있는 목표만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리틀 교수는 "NO"라고 답한다. 그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자.

 

"의미 있는 목표 추구는 삶의 질을 아주 미미하게 향상시킬 뿐이다. 목표의 의미보다 성취 가능성이 삶의 질을 더 향상시킨다."(p.277)

 

리틀의 주장이 옳을까? 나는 자기실현 학습 커뮤니티(Wow Story Lab)를 운영하면서 의미 있는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받는 팀원들을 심심찮게 목격한다. 그들은 '의미 있는' 목표를 컨트롤하지 못하거나 성취하지 못할 때마다 스트레스, 압박감, 부담감에 시달렸다. 사람들과 연결된 목표일수록 부담감이 더해졌고, 열정적일수록 좌절감이 깊어졌다.

 

목표 수립 시 '의미'만 감안하면 자칫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관리하고 성취 가능한가가 중요하지만, 성취 가능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물론 리틀 교수도 이 점을 간파했다. "한 목표 안에 성취 가능성과 의미가 공존할 때 삶의 질이 높아진다."(p.278) 그의 주장을 '손쉬운 목표'에 대한 옹호로 해석하면 곤란하겠다.

 

밀러 교수는 "의욕을 높여주지 못하고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필요 없는 손쉬운 목표"는 목표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자존감을 높이는 데에는 효과가 없음을 역설했다.

 

목표 설정의 기술도 다른 지혜처럼 양극적 사유를 요구한다. 삶의 질을 높이는 목표 수립은 '손쉬운 목표'와 '성취 불가능한 목표'를 양극단으로 하는 스펙트럼에서 건강하게 머물 지점을 찾는 게임이다. 의미를 찾는 지점에서 도전을 시작하고, 스트레스를 받기 직전에 만족하는 게임! 해마다 ‘즐기면서 도전하는 영역’이 넓어져 간다면 점점 지혜로워진다는 뜻이리라.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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