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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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 뉴욕시는 평균적으로 연간 2,000건 이상의 살인과 60만건 이상의 심각한 중범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하철의 상황은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날마다 총기가 발사되었고, 한 주가 멀다 하고 열차가 탈선을 했습니다. 해마다 높아져가는 범죄율은 마치 멈출 수 없는 폭주 기관차와도 같았습니다. 그 속에 희망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폭력적인 범죄가 극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살인 사건은 70% 가까이 줄었고, 전체 범죄 사건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일부에서는 노령화로 인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했고, 다른 사람들은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잠재적 범죄자들이 직업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설명만으론 충분치 않았습니다. 도대체 무엇 일이 벌어진 걸까요?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이론을 들어 이를 설명하려고 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이론은 바로 '깨진 창문 이론'이라는 것입니다. 이 이론은 범죄학자인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Q. 켈링이 정립한 것으로, 이들은 범죄가 무질서의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어떤 집의 창문이 깨진 채로 수리되지 않고 방치된다면, 그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깨진 창문을 보면서 '이 집에는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구나.'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얼마 가지 않아서 더 많은 창문이 깨지게 되고 결국은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그 집에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신호가 전체에게로 확산되는 것입니다. 윌슨과 켈링은 이와 마찬가지로 낙서, 무질서, 공격적인 구걸과 같은 도시의 사소한 문제들이 심각한 범죄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켈링은 뉴욕 지하철의 자문위원으로 고용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론을 실천에 옮기도록 지하철 당국을 종용했습니다. 새롭게 지하철 소장으로 부임한 데이비드 건은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낙서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범죄 대신 지하철 안을 가득 메운 낙서를 전쟁 상대로 선택한 그는 커다란 반대에 직면했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낙서를 지우는 작업은 1984년부터 1990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한편 그 무렵, 후일 뉴욕시의 경찰 국장이 되는 윌리엄 브래튼이 지하철 경찰 서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데이비드 건과 마찬가지로 깨진 창문 이론의 신봉자였던 그는 무임 승차를 고쳐야 할 창문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는 하루 17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무임 승차를 하고 있던 절망적인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작은 실천에 돌입했습니다. 무임 승차가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역을 택해서 현행범을 체포하고 수갑을 채운 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본보기로 세워둔 것입니다. 단속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강력한 방법을 택한 것이지요. 데이비드 건과 브래튼의 선택은 적중했습니다. 그 결과 뉴욕의 지하철이, 그리고 더 나아가 뉴욕시 전체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러 책에서 인용되었던 사례인지라 이미 알고 계셨던 분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저는 이 이야기가 개인적인 측면으로 다가왔습니다. 삶을 개혁하겠다는 거창한 목표 앞에서 결국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이처럼 작고, 기본적인 '무언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지요. 저에겐 '새벽에 일어나기'가 깨지지 않도록 지켜야 할 창문입니다. 여러분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킬 그 하나의 '창문'은 무엇입니까? 혹시 그 창문이 깨진 채로 방치되어 있지는 않은지요? 작지만 소중한 창문을 보살피는 한 주가 되기를 기원하며 또 하나의 새벽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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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폭력적인 범죄가 극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살인 사건은 70% 가까이 줄었고, 전체 범죄 사건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일부에서는 노령화로 인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했고, 다른 사람들은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잠재적 범죄자들이 직업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설명만으론 충분치 않았습니다. 도대체 무엇 일이 벌어진 걸까요?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이론을 들어 이를 설명하려고 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이론은 바로 '깨진 창문 이론'이라는 것입니다. 이 이론은 범죄학자인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Q. 켈링이 정립한 것으로, 이들은 범죄가 무질서의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어떤 집의 창문이 깨진 채로 수리되지 않고 방치된다면, 그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깨진 창문을 보면서 '이 집에는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구나.'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얼마 가지 않아서 더 많은 창문이 깨지게 되고 결국은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그 집에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신호가 전체에게로 확산되는 것입니다. 윌슨과 켈링은 이와 마찬가지로 낙서, 무질서, 공격적인 구걸과 같은 도시의 사소한 문제들이 심각한 범죄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켈링은 뉴욕 지하철의 자문위원으로 고용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론을 실천에 옮기도록 지하철 당국을 종용했습니다. 새롭게 지하철 소장으로 부임한 데이비드 건은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낙서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범죄 대신 지하철 안을 가득 메운 낙서를 전쟁 상대로 선택한 그는 커다란 반대에 직면했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낙서를 지우는 작업은 1984년부터 1990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한편 그 무렵, 후일 뉴욕시의 경찰 국장이 되는 윌리엄 브래튼이 지하철 경찰 서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데이비드 건과 마찬가지로 깨진 창문 이론의 신봉자였던 그는 무임 승차를 고쳐야 할 창문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는 하루 17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무임 승차를 하고 있던 절망적인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작은 실천에 돌입했습니다. 무임 승차가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역을 택해서 현행범을 체포하고 수갑을 채운 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본보기로 세워둔 것입니다. 단속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강력한 방법을 택한 것이지요. 데이비드 건과 브래튼의 선택은 적중했습니다. 그 결과 뉴욕의 지하철이, 그리고 더 나아가 뉴욕시 전체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러 책에서 인용되었던 사례인지라 이미 알고 계셨던 분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저는 이 이야기가 개인적인 측면으로 다가왔습니다. 삶을 개혁하겠다는 거창한 목표 앞에서 결국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이처럼 작고, 기본적인 '무언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지요. 저에겐 '새벽에 일어나기'가 깨지지 않도록 지켜야 할 창문입니다. 여러분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킬 그 하나의 '창문'은 무엇입니까? 혹시 그 창문이 깨진 채로 방치되어 있지는 않은지요? 작지만 소중한 창문을 보살피는 한 주가 되기를 기원하며 또 하나의 새벽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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