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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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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1일 17시 28분 등록

  

인간 붓다는 성을 버리고 나와 출가했습니다. ()을 넘어 출가했다 해서 이를 유성출가(踰城出家)라 부릅니다. 알다시피 붓다는 왕의 아들로 태어나 전륜성왕이 될 운명이라는 예언을 받았을 정도로 왕가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것이 보장된 성을 넘어 깨달음의 길을 떠난 것이 바로 붓다의 출가였습니다.

 

‘(가칭)자연스러운 삶연구소의 연구원 선발 제1관문을 통과하고 지금 한창 제2관문을 통과 중인 두 사람도 성을 넘어 진짜 삶의 길로 나서겠다고 분투를 벌이는 중입니다. 지난주에는 800쪽이 넘는 분량의 책을, 이번 주에는 450쪽이 넘는 분량의 책을 읽고 요약·정리하면서 동시에 스스로 길어 올린 사유로 한 편의 글을 썼고 또 쓰고 있습니다. 그들은 안온했던 집을 스스로의 발로 나섰습니다. 감히 붓다의 유성출가에 이를 비한다는 것은 당초 성립할 수 없는 과한 비유지만 직장인이고 생활인인 그들이 지금 일과 공부를 병진하며 감당하고 있는 수련의 고통은 겪지 않으려 한다면 얼마든지 겪지 않아도 될 고통입니다. 그동안 자신을 지켜주었던 집() 안에서 적당히 따뜻함과 익숙함을 누리고 살면 심신이 요사이처럼 고달프지는 않을 텐데 두 사람은 기꺼이 그 집을 박차고 수련의 길로 나섰습니다.

 

붓다의 출가 목적은 깨달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나는 두 사람이 2차 관문을 통과하는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그들에게 직접 집을 나온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볼 작정입니다.

 

10여 년 전 내가 숲으로 떠나올 때를 돌아보면 내가 품었던 목적은 선명했고 그것은 지금도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자유를 얻는 것이었습니다. ‘내 안에서 샘솟는 의도를 따라 스스로 삶을 기획하고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곡절과 좌절이 그 여정에 수시로 끼어들고 또 자주 훼방해 왔습니다. 여전히 목적을 품고 있으면서 또한 좌절하는 날들 이따금 겪으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소중한 과정을 통해 자유를 향해 가려는 자에게 좌절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스승인지 알게 되었고, 그를 통해 불완전한 삶과 정신이 조금씩 향상되는 것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떠나온 나의 당초 목적이 조금 더 깊이와 확장을 얻게 되었습니다. 요약하면 그것은 내가 길어 올린 것으로 사는 자유를 추구하고, 그것을 세상과 나누는 것으로 사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더 많은 사람이 자기 수준에 맞는 출가를 단행하기를 권합니다. 안온함을 버리고 풍찬노숙의 외로운 날들을 만나보기를 권합니다. 거기, 그 과정과 뒹구는 지점 어디쯤에 진짜 삶의 기쁨이 있으니까요.

 


P.S. 지난 주 편지를 보내지 못해 송구합니다. 아팠습니다.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몸 때문에 꼬박 일주일을 고독과 보냈습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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