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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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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6일 11시 10분 등록

**  요즘 수강생들과 준비하고 있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사는 법>의 서문으로 연습한 글입니다.

      늘 생각하는 일이라 겹치는 내용이 있지만 그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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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참 신기한 일이 있습니다. 한평생을 바쳐서 알게 된 것이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잘 나가던 시절을 흥청망청 허비한 저 같은 사람이라면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평범한 말에 가슴이 미어지는 식이지요.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를 잡아라 (Seize the day!)" 라는 뜻의 라틴어인 이 말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가슴에 사무칠 정도라면 얼추 살았다는 얘기일 겁니다. 시간이 무한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젊은이의 특징이라면, 똑딱똑딱 맥박이 뛰는 것만큼이나 쉬지않고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나이 든 사람의 특징이거든요.

 

오래 살았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좋은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을 얼추 알고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것입니다. 자유, 용기, 자기다움, 매일 하는 힘.....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런 것들이고,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월급과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불확실한 세상으로 나아가는데 따르는 두려움 같은 것이겠지요.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고, 사는 것처럼 벅차게 살기 위해서 더 알아야 할 것은 없습니다.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가슴으로 뜨겁게 느끼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여기 용감하게 자기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열 분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그들은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직장과 고액연봉을 떠나 스스로 자기 직업을 만들어 냈습니다. 사회가 정해준 가이드라인을 떠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마침내 작은 승리를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는 내가 조직의 부속품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영주이기 때문에, 그들은 어지간한 불편을 감내하며 진정 살아있다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고심에 감정이입해 보고, 그들의 치열한 진행과정을 지켜보며 커다란 질문 하나에 봉착하기 바랍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책을 통해 마치 한 번 살아본 것처럼 익숙한 감정과 결단과 지혜를 배울 수 있고, 그것이 우리가 이 책을 기획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삶의 끝에 가서 통탄할 것이 아니라 아직 내 앞에 삶이 펼쳐져 있을 때 이미 머리로 알고 있던 것생생하게 내 일처럼 느끼는 것이 가능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인생선배로서 그들이 보여준 용기와 결단, 치열하게 살아남기가 인생의 핵심인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30대에서 50대까지 연령이 다양하고, 농부와 화가, 여행작가와 상담심리사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지만 이 분들을 관통하는 이미지는 비슷합니다. 그 중에 세 가지만 소개하자면 첫째는, ‘모두가 가장 자기다운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직장이라도 내 마음이 떠나면 좀비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요? 이들은 스스로 택한 불편 속에서 생동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김계수 씨는 서울대를 나와 교사로 근무하다 고향으로 귀농한 지 15년이 되었지요. 아무리 고된 노동을 한 날에도 저녁에는 흡족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다며, 교사로 일하던 시절에는 그런 적이 거의 없다고 하네요. 고규홍 씨는 기자로 일하다 자기 글을 쓰고 싶어 사직하고, 나무컬럼니스트가 되었습니다. 무명으로 10년을 보낸 세월은 힘들었지만 묵묵히 내 길을 가다 보니, 세상이 변해서 자연과 인문학을 접목시킨 필자를 찾더랍니다. 지금 그는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최고의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두 번째 특징은, ‘내가 하고 싶으면 그냥 하는 용기입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린 지는 25년이나 되었지만 전업화가는 엄두가 나지 않아 입버릇처럼 ‘1억 년 뒤에는 화가로 살고 싶다고 말하던 김미경 씨는, 불과 2년 만에 두 번의 전시회를 완판시키며 스스로 화가가 되었습니다. 사업이 부도 난 후 사는 게 하도 재미가 없어서 그냥 강원도로 떠났던 이태인 씨는, 독학으로 나무공예를 하고 독학으로 집을 짓는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배워가지고 하면 새로운 것이 안 나온다, ‘하고 싶으면 그냥 하라고 말하네요. ‘가난하게 살면 존엄하게 살 수 있다면서요. 저는 늘 생각만 하고 마는데 그렇게 앞서서 실천하고 자신있게 말해주니 엄청 힘이 되던 걸요.

 

셋째로 이들을 감싸주는 특징은 모두 자기만의 스토리를 갖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저도 이번에 새삼 놀랐습니다. 외교관 출신이 강남역에 우동집을 차리질 않나(신상목 씨), 변호사 출신이 홍천에서 전통주를 빚질 않나(정회철 씨), 꽉 막힌 듯한 우리 사회에 서서히 새로운 바람이 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들이 정해준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한 길을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거지요. 스펙 좋은 분들이 담대하게 기득권을 포기하고 꿈의 직업을 개척하는 풍토가 자리잡는다면, 보통 사람들도 그렇게 살기가 훨씬 쉬워 지겠지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알기 위해 바닷물을 다 마실 필요가 없는 것처럼, 이 분들이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만 숙지해도 어지간한 방법은 다 나올 것입니다. 조근조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니는 모습(여행작가 윤정인 씨)과 치열하게 3년이나 걸려 2막의 뼈대를 세운 승부근성(상담심리사 젠느), 원하는 것을 향해 돌진하는 저돌성(제주 게스트하우스 황지현 씨)이 큰 암시를 줄 것입니다. 풀타임 도심양봉가 박 진 씨의 아이디어와 실행력은 말할 것도 없구요.

 

정신과의사 저자로 유명한 이시형박사는 “70세에도 이렇게 건강할 줄 알았다면 인생계획을 다르게 세웠을 것이라며 칠순 넘어 힐링센터를 건립했지요. 올해 97세에도 현역인 철학박사 김형석옹은 “65세부터 75세가 인생의 황금기였다고 하구요. 인생이 길어진 덕분에 우리는 몇 번이고 고쳐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작동을 안하거나, 궤도에서 이탈하게 되었다면 어느 길로 가시겠습니까? 내가 원하는 길로 갈 수 밖에 없겠지요. 인생 전반전에는 이렇게 살아라 하는 매뉴얼이 많았지만,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후반전에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기 한 발 앞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간 분들이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이미 다 나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대의 선택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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