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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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데려가시겠소? 그럼 난 당신의 사람이 되겠소.
난 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이요.
일할 때는 날 건드리지 마시오. 뚝 부러질 것 같으니까.
일에 몸을 빼앗기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 그 자체가 될 만큼 긴장한단 말이요.
그러니 당신이 날 건드리면 난 부러질 밖에.
그러나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꺼요.
인간이 뭔지 아시오? 자유요 자유.
자유가 뭔지 아시오? 확대경으로 보면 세균이 물속에 우글거리지.
어쩔테요. 갈증을 참을테요 ? 확대경을 확 부숴버리고 물을 마실꺼요?
난 물을 마실꺼요. 그게 자유요.
그는 내가 찾아 다녔으나 만날 수 없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는 사나이였다.
그래, 뱀 같은 사람이지.
온 몸을 땅에 붙이고 있는 뱀이야 말로 대지의 비밀을 가장 잘 아는 동물이니까
그야말로 온 대지 온 사방에서 생명을 다시 얻을 수 있는 사람이지
내가 말했다. 이리와요 조르바 내게 춤을 가르쳐 주시오.
내 인생이 바뀌었소. 자, 놉시다
그가 말했다. 두목, 사람을 당신만큼 사랑해 본적이 없소.
그로 인해 나는 묘비명에 이렇게 썼다.
나는 아무 것도 원치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
'그리스인 조르바'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책입니다. 내 책장 어디엔가 눈에 잘 띄는 곳에서 언제나 나를 기다립니다.
책상에서 일어나 이리저리 방안을 오가다가 손에 잡히면 몇 줄 혹은 몇 페이지를 읽어대는 책입니다. 이 책은 햇살처럼, 내 안으로 스며들어, 나를 웃게 하고, 일거에 복잡한 인간사를 물레방아집 아낙의 엉덩이 같은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삶은 그렇게 단순하고 기쁜 것인데 작은 머리통이 복잡한 생각을 하게 합니다.
모든 것이 유쾌하게 육화(肉化)되어 잠시나마 삶과 우주가 이리저리 재고 따질 것 없이 다정하게 웃어댑니다. 하루는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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