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승완
  • 조회 수 374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2년 11월 19일 23시 49분 등록

올해 여름 아내와 함께 한 9일간의 로마 ․ 스위스 여행은 환상적이었습니다. 그 여정은 마법의 순간들로 반짝입니다. 로마에서 맞은 첫 아침에 마신 ‘중년 남성의 멋’처럼 그윽한 커피 한잔의 맛, 캄파돌리오 광장에서 느낀 에너지의 상승, 판테온의 눈을 통해 본 ‘영혼의 눈’, 로마 뒷골목 음식점에서 맛본 살아 숨 쉬는 면발,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준 감동.

 

헤르만 헤세가 반평생을 보낸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헤세 루트(Herman Hesse Route)’를 걸으며 함께 한 바람, 성 아본디오 묘지에 있는 헤세의 소박한 무덤에서 한 생각, 활짝 핀 꽃과 싱싱한 식재료로 일상의 기쁨을 전해준 루체른 카펠교의 아침시장,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 ‘유럽의 지붕(Top of Europe)’ 융프라우요흐의 풍경, 아인슈타인의 흔적을 쫓아왔으나 그를 잊게 만든 취리히 공과대학 청춘들의 학습열……. 

 

20121120.jpg

 

융프라우요흐 전망대에서 본 풍경

 

문득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만약 이때로 다시 갈 수 있다면 돌아갈 것인가?’ 대답은 ‘아니’입니다. 이 여행은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더 더할 것도 빼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김화영 선생의 <행복의 충격>을 읽으며 언뜻 공감했던 짧은 ‘머리말’을 이제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직 ‘행복의 충격’ 속에 서 있던 14년 전 나는 얼마나 젊었던가. 그리고 이제 다시 그 충격의 여운 속에 서 있는 나는……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충격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는 ‘거리’는 또한 아름답다.

 

몇 십 년이 흐른 후에도 내 대답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나는 ‘영혼의 깊숙한 곳에서 일찍이 꿈꾸어본’ 풍경과 공간을 본 듯합니다. 그런 것들을, 느낌과 감동을 일상에서 발견하고 키우고 싶습니다. 이것 또한 여행이 준 선물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또 떠날 것입니다. 떠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젊기에.

 

“‘다른 곳’은 공간에 있어서의 미래이다. ‘다른 곳’과 ‘내일’ 속에 담겨 있는 측정할 길 없는 잠재력은 모든 젊은 가슴들을 뛰게 한다.

 

떠난다, 문을 연다, 깨어 일어난다, 라는 동사들 속에는 청춘이 지피는 불이 담겨 있다.”

- 김화영, <행복의 충격>

 

20121120-2.jpg

* 김화영 저, 행복의 충격, 문학동네, 2012년

 

* 안내

변화경영연구소의 강미영 연구원이 신간 <숨통트기, 오늘도 수고한 나를 위한 토닥토닥>을 출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20121120-3.jpg

 

 

IP *.34.180.245

프로필 이미지
2012.11.20 10:09:28 *.210.235.50

결혼하더니 진짜 어른이 되려고 하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76 저 꽃이 선(善)이요 진(眞)이며 미(美)인 까닭 김용규 2016.05.26 1242
1875 쉰여섯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네번째 토크쇼 재키제동 2016.05.27 1403
1874 중년 부부 사랑 재생법, 5편(마지막) 차칸양(양재우) 2016.05.27 1824
1873 마흔아홉, 내가 있습니다 書元 2016.05.28 1440
1872 사진이랑 많이 다르네요 연지원 2016.05.30 1412
1871 '저축의 패러독스', O or X? file 차칸양(양재우) 2016.05.31 1389
1870 사라지는걸 인정하면 엄한데 힘주고살지 않는다 한 명석 2016.06.01 3604
1869 내가 제수리재에 서는 날은 김용규 2016.06.02 1444
1868 쉰일곱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책임 재키제동 2016.06.03 1571
1867 마음의 전쟁을 그치려면 로이스(旦京) 2016.06.06 1333
1866 에곤 실레의 이루지 못한 꿈, <가족> file 차칸양(양재우) 2016.06.07 4216
1865 그냥 행복한것과 책을 써서 행복한것 한 명석 2016.06.09 1123
1864 절박한 놈들의 향기 김용규 2016.06.10 1228
1863 쉰여덟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좋아하는 일 [2] 재키제동 2016.06.10 1440
1862 마흔아홉,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書元 2016.06.10 1298
1861 멋진 글쟁이, 좋은 사람 연지원 2016.06.13 1233
1860 사상 최저 기준금리 인하 조치, 어떻게 봐야 할까요? [2] 차칸양(양재우) 2016.06.14 1179
1859 삶은 어디에 있는가? 한 명석 2016.06.15 1324
1858 쉰아홉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혼자 있는 시간 재키제동 2016.06.17 1663
1857 생고생을 많이 하면 할수록 인생이 드라마틱해진다 차칸양(양재우) 2016.06.21 1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