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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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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7일 08시 50분 등록

5월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릴만큼 바쁘더니 6월은 열흘 넘게 놀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이리 바쁘게 사는 건 내가 원하는게 아니야' 싶었는데 이번달은 조금 무료하기까지 하네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독서입니다.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책들을 하나씩 꺼내 읽고 있습니다.  


수전 케인이 지은 <콰이어트>는 내향성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의 부제는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인데요, 저자는 다양한 측면에서 내향성의 장점을 기술합니다. 책에 소개된 연구 사례 중에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 대한 것도 있습니다.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은 '남다른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그 일을 잘하게 되는가?'를 연구했습니다. 서베를린 음악 아카데미에서 공부하는 전문 바이올린 연주자를 실력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누고 관찰한 결과, 이들 모두 일주일에 50시간 이상을 음악 활동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습니다. 뛰어난 두 그룹은 대부분 혼자서 연습했습니다. 최고 그룹은 일주일에 24.3시간을 혼자 연습했지만 실력이 제일 떨어지는 그룹은 9.3시간에 불과했습니다. 에릭슨은 혼자 있을 때만 '의도적인 연습'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의도적 연습은 자신이 도달해야 하는 지점을 정확히 알고 자신의 진전 정도를 점검하고 방향을 조정하는 심도있는 수련을 의미합니다.


유인창 연구원이 지은 <명상록을 읽는 시간>은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내용과 스토아 철학을 자신의 관점으로 풀어 쓴 에세이입니다. 이 책에는 여럿의 스토아 철학자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제논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제논은 철학자가 되기 전에는 장사를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키프로스 섬의 남쪽 연안 키디온 출신인 그는 아버지와 함께 그리스 등을 상대로 무역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테네 외항 근처에서 난파를 당해 모든 것을 잃고 맙니다. 목숨을 구하기는 했지만 당장 할 일이 없었던 그가 찾아간 곳은 아테네의 책방이었습니다.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철학책을 골라 읽었고 철학 공부를 하기로 결심을 굳혔습니다. 제논은 책방 주인에게 "철학을 배울 만한 사람이 있을까요?"라고 물었는데 그 때 마침 철학자 크라테스가 주변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스토아 철학을 만든 제논은 그렇게 철학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신이 저에게 혼자 있는 시간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시간에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두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훌륭한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니 이를 위해 '의도적 연습 시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또한 제논이 자신의 불운을 탓하지 않고 새로운 운명을 개척했듯 혼자 있는 시간도 담담히 받아들이려 합니다. 조급해 하지 않고 차근차근 새로운 모색을 해보는 것입니다.


수연낙명(隨緣樂命) - 닥쳐온 모든 일들은 인연이 있어서 그런것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7월부터는 새로운 일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어찌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수연낙명의 자세로 해보려 합니다. 신이 저에게 기회를 주신 이유가 있겠지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영감을 주네요. 이번 주말에는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알림] 토크쇼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의 다섯번째 이야기가 오늘 저녁 시작됩니다. 방송인 이희구님과 구본형 선생님에 대한 유쾌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분은 들러주세요. 오늘 저녁 7시 30분, 인플로우에서 여러분을 만나뵙겠습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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