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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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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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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8일 09시 54분 등록
지난 주 막역한 사이였던 직장 동료의 환송회가 있었습니다. 1차가 끝나고 2차가 시작될 무렵 뒤늦게 회식 장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마침 그가 제 자리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저는 미리 준비한 책을 선물했습니다. 그의 나이가 마흔 세 살이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라,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라는 책을 준비했습니다. 책 앞에 저는 이렇게 간단히 적어 두었습니다.

“형의 나이가 마흔 셋이네. 내 사부님도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했어. 형의 새 출발을 축하하고 형은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우리는 늘 함께 할 거야.”

그는 책을 받고 바로 눈물을 쏟아낼 것처럼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막상 퇴직을 하게 되니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습니다. 잘 견뎌냈지만 현실의 벽을 뚫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에게는 아주 작은 배려 하나가 큰 감동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동료의 앞날이 별처럼 빛나는 날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했습니다. 당장은 외로울 수 있지만 퇴직은 분명 아름다운 축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책의 내용을 펼쳐 다음 구절을 보여주었습니다.

‘일은 삶과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일이 품삯이어서도 안 되고, 삶의 다른 요소들을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 인생을 파괴하지 않는 직업, 삶을 빛내는 직업만이 훌륭한 직업이다. 어떤 직업이 좋은 직업인가는 무의미한 질문이다. 눈부신 삶을 살게 하는 일, 그 일 때문에 삶을 즐길 수 있는 일, 그것이 위대한 직업이다.’

그의 퇴직은 갑작스런 일이라 아직 구직을 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직장을 구하는 데 급급해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남은 인생을 설계해 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래, 내가 미처 준비를 못했지만 이번 퇴직을 인생 설계의 좋은 기회로 삼을 것이다. 병곤아, 고맙다.”

마흔이 넘으면 밥그릇 챙기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조직은 이 사람들을 가만 놔두려고 하지 않습니다. 마흔이 넘어서 조직 생활을 마감하기 훨씬 전에 우리는 인생 후반부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먼저 자신의 꿈과 기질, 강점에 대한 철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호구지책을 위해 이전보다 조건과 환경이 좋지 않은 직장을 계속 구해야 되고, 또 다시 이전과 똑같은 챗바퀴 도는 생활을 계속해야 될 것입니다. 이 짧고 짧은 인생을 당나귀처럼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직장을 그만 두기 전에 다음 4가지 질문에 최소한 2가지 이상 긍정적인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대 스스로를 고용할 수 있습니다. 그대가 찾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찾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1) 기억할 만한 성취 : 어느 누구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성과를 이룬 것이 있는가?
2) 리얼한 고객 감동 사례 : 구체적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준 사례가 있는가?
3) 전문성을 입증할만한 증거 : 학위, 자격증, 책 등
4) 성공을 지원할 휴먼 네트워크 : 당신을 적극적으로 지지, 격려할 스승, 멘토, 동료가 있는가?

마흔은 시시한 인생 2막을 또 다시 사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자신을 찾아가는 변화의 시기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앞으로 저의 동료처럼 새 출발선에 서 있게 된다면 그 출발이 또 다른 직장을 구하는 것에 머물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시 시작함은 그 전과 같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어서 인생의 새로운 전환의 기회로 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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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6.18 10:24:52 *.253.249.91
조직은 너무나 냉혹하다. 그 차거운 윗선의 생각에 따르면 살아남고, 아무리 인간적인 향기를 가졌더라도 재생산에 필요가 없으면 여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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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2007.06.18 18:25:15 *.248.117.3
변화하지 못하면 모멸당하는 게 조직의 현실이라는 걸 갈수록 실감합니다. 초아선생님은 조직생활을 그리 오래 접하지 않은 거로 알고 있는데 조직의 생리를 정확하게 짚고 계시니 안목이 탁월하십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 고맙습니다.

두 번째 책을 기획하고 있는데 여러가지 정황으로 인해 조금 미뤄두고 있습니다. 초아선생님의 말씀처럼 멋진 책을 내도록 정진하겠습니다. 간결하게 가슴에 와닿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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