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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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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0일 13시 08분 등록

 

안녕하세요? 이번 주부터 필진에 합류한 연지원입니다. 이 새로운 만남에 기쁨과 의미가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달린 일이겠지요? 그래서 정성을 다해 글을 쓰려 합니다. 오늘도, 다음주도, 그 다음 주에도 그럴려고요. 좋은 글을 쌓아가다 보면 저도 좋은 작가가 되지 않을까요? 첫 글은 개인사나 프로필 소개 대신에 마음편지를 시작하는 포부를 담았습니다. 제 삶은 제 글의 중요한 소재이니 앞으로 소개할 기회가 있을 테니까요.

 

* * *

 

 

나는 끈기가 부족합니다. 하나의 주제로 꾸준히 글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월요일 마음편지를 어떤 주제로 쓸 것인지에 대한 계획보다는 그저 마음속의 포부를 말씀드리는 것이 나를 살리는 길입니다. 주제는 아주 포괄적이고 모호한 것으로 정해두고서 말이죠. 계획이 나를 구속하는 것이 싫은 게지요. 하지만 책임감 없는 언행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불성실한 사람으로 비치는 것은 더욱 싫기에 3가지의 약속을 드리려고 합니다.

 

하나, 매주 한편의 글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마음편지 필진이니, 당연한 거 아니냐고요? 잊으셨군요. 제가 끈기가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런 사람이 왜 매주 글을 써야 하는 마음편지를 시작했냐고요? 나의 인생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제 인생이 점점 더 아름다워지기를 바랍니다.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비결 하나가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마음편지는 제게 하나의 도전이요 실험입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매혹적이지만 사고뭉치 악동 소녀입니다. 도박 중독에 빠지는가 하면 속도감을 즐기며 페라리 자동차를 타다가 교통사고도 당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에 대한 나쁜 소문과 괴팍한 취미 생활에 대해 묻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합리화가 깃든 발언일 수도 있겠지만, 멋진 표현입니다.

 

"스피드, 바다, 야밤, 퇴폐에 빠질 수 있는 모든 것, 빛 속의 모든 것, 어둠 속의 모든 것 등 바로 이런 것들에서 자아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 속에 있는 극단성, 모순성, 혐오증, 분노, 취미와 같은 여러 가지 양면성과 싸울 때에야 비로소 자신을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적어도 내 인생은 나 스스로 이해하고 깨달아야 하니까요."

 

저 역시 나를 이해하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힘껏 활용하며 살고 싶습니다. 매주 한 편의 글쓰기는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관한 자기연구입니다. 글이야 자주 쓰지만, 오랜만에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글쓰기를 하게 되었으니 이 새로운 방식에서도 나를 발견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렇게 내게 의미를 부여함으로 마음편지를 시작합니다.

 

둘, 정성을 다하여 글을 쓰겠습니다. 정성이라는 키워드는 제게 중요합니다. 이기적인 목적도 정성을 통해 이타적인 결실로 맺을 수 있으니까요. 나는 마음편지가 한 개인의 글쓰기 연습장이나 실험의 장에 불과하지 않음을 압니다. 나에게 정성이란, 독자와 공명할 주제를 선택하려고 '감수성'을 발휘하는 일이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읽을 표현과 문장으로 다듬어가는 '치열함'입니다.

 

글쟁이라면, 아니 프로 직업인이라면 당연히 정성스러운 태도를 가져야겠지만, 나는 종종 불성실하게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최고가 아니면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니 역량을 키우지 못했습니다. 그러고선 준비가 덜 되었다는 이유로 은둔을 선택하곤 했지요. 어쩌면 나의 결과물에 높은 기준을 들이대어 만족하지 못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아니야' 증후군이 있다면, 그것은 내 증상일 것입니다. 실력이 부족해도 최선을 다했어야 했는데...

 

나는 마음편지 쓰기를 즐거운 프로젝트로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방법론적 접근이 나에게 '의미'가 되게 하고 독자에게 '정성'으로 다가서자는 것입니다. 살다보면 예상치 못한 좋은 일이 찾아올 때가 있지요. 저는 오늘이 그 날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하루를 음미하며 살렵니다. 마음편지로 일상의 행복을 누릴지도 모른다는 두근거림으로 글쓰기를 즐기렵니다. '정성' 나의 즐김이 여러분의 즐거움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도구입니다.

 

셋째, '좋은 삶'을 고민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이렇고 쓰고 나니 마치 전장에라도 나서는 전사처럼 비장한 마음이 드는군요. 하지만 결연한 태도는 한 두 주가 지나면 사라질 것입니다. 기억하시지요?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 끈기가 없다는 사실을. 하지만 안심하세요. 끈기를 제외하고서도 세상에는 괜찮은 미덕이 많으니까요. 제 입으로 말하기가 쑥스럽지만, 달리 내세울 만한 것이 없으니 제 자랑을 해 보렵니다.

 

제가 가진 미덕은 진솔함입니다. 삶 속 가득히 진정성을 채우며 사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쓸 때만큼은 거짓, 가짜, 가식을 덜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좋은 글을 쓰기보다 좋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책을 읽을 때에도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글로 담아낼 만한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읽습니다. 글을 쓸 때엔 나를 포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표현하기 위해서 쓸 때가 많습니다. 표현하면서 나를 다잡고 반성하고 경영하는 게지요.

 

이즈음에서 제 글을 읽는 독법 하나를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매주 월요일엔 진솔하게 쓰인 글 하나를 만나실 것입니다. 여러분은 좋은 글을 기대하기보다는 진정성을 추구하는 어느 젊은이의 삶을 엿보는 기회로 삼으시는 건 어떨까요? 슬쩍 남의 집 인테리어를 구경한 것이 자기 집을 가꾸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엿보기는 효과적인 학습법이니까요.

 

글을 맺겠습니다. 삶으로 단박에 보여주지 못한 것을 설명하려니 말이 길었네요. 앞으로의 월요 마음편지는 '좋은 삶'을 주제로 한 글을 이어가겠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부러워하며 쓴 글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지금의 비루한 삶을 이어간다면 말이죠. 이제, 인사드립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13년 6월의 둘째 주'라는 현재를 살다가 다음 주에 뵐게요. 사람은 누구나 오늘을 사니까요. 현재를 사는 삶이라면, 좋은 삶이 아닐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IP *.9.16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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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0 17:19:12 *.30.254.29

프랑스아즈 사강의 글은, 나도 매우 좋아해서

일기장에 적어놓았던 기억이 있었지...

스피드, 야밤, 어둠 속의 모든 것...자아 발견..

 

좋은 삶을 고민하는 작가,

진정성을 추구하는 누군가의 삶,

'의미'가 '정성'으로 다가서는 즐거운 프로젝트!!

 

그대는 마음편지 독자들에게

좋은 글을 읽는 기쁨,

좋은 삶을 엿보는 기쁨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겠지.. ^^

 

고맙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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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0 18:16:15 *.216.38.13

이제껏 멋진 마음편지를 보내주신

우성님께 감사드리며,

 

멋쟁이 '조르바'에서

마음편지 배달부로의 멋진 변신, 기대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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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0 22:25:32 *.131.89.212

편지를 읽으면서 실험한다고 치열하게 그리고 쓰지 않은 것들이 떠올라서 뜨끔했습니다.

'실험한다는 이유로 오늘을 함부로 하지 않겠다'라고 결심하면 좋겠지만, 전 그리 진지한 사람이 아니라서 참... 어려운 도전과제입니다.

 

다음주도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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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0 22:51:29 *.138.53.28

와~ 정성, 솔직함, 진정성...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프롤로그입니다.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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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1 00:08:51 *.117.15.243

앞으로 매주 엿보겠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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