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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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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9일 05시 15분 등록
          벚꽃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팝콘을 부어놓은 것 같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빨리 피는 것 같습니다. 꽃을 보고 즐기는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마음이 아픈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꽃이 피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떠나보낸 사람은 꽃을 보면서 그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겠지요. 포항시에서 주관하는 벚꽃 축제는 다음 주말(4.6일)인데 벌써 피었으니 지금 핀 꽃을 보면 얼마나 가슴이 얼마나 아플까요? 
마음은 꽃을 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 꽃이 핀 것 같습니다. 지금 핀 꽃은 일주일 후에는 지고 말 것입니다. 필 때도 준비없이 핀 꽃이 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만약 지지 않는 꽃이 있다면 그것은 조화이겠지요. 조화를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나는 벚꽃을 보면서 죽음을 생각합니다. 지금 피어있는 꽃이 작년에 핀 꽃과 같은 것일까요, 다른 것일까요?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습니다.
만발한 벚꽃아래서 젊은 스님이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죽음이 무엇입니까?"
스승은 말했습니다.
"지금 핀 꽃이 작년에 핀 꽃과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
젊은 스님은 그 말을 듣고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죽음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것을 경험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고, 지금 살아있는 사람은 한 번도 죽음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피었다가 지고 내년에 다시 피는 벚꽃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활짝 핀 벚꽃을 보면서 작년 겨울에 베어버린 벚나무를 생각합니다. 잘린 밑둥치를 보면서 '그 자리에 그 나무가 있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집착이라고 생각하며 금방 마음을 바꿉니다. 
우리는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없는 것을 생각합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스트예프스키는 "우리는 행복은 선반 위에 올려놓고 불행을 세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도 없는 벚꽃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금 피어 있는 꽃을 보며 즐기고 싶습니다. 활짝 핀 꽃을 보고 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피어있는 꽃을 즐기고 싶습니다. 

오늘 전남 구례에 벚꽃을 보러 갑니다. 집 마당에 있는 벚나무를 베어놓고 멀리 있는 벚꽃을 보러가는 것이 모순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사는 것 자체가 모순과 함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죽음이 있기 때문에 삶이 있고 꽃이 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요. 봄은 여기에도 있고, 꽃은 마당에도 있지만 오늘 일상을 벗어나 멀리 있는 봄을 보러갑니다. 여러분들도 봄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봄은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멀리 달아나고 마니까요. 인생도 벚꽃입니다. 금방 지고 맙니다. 
       
김달국 드림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공지] 2019년 구본형 사부님 6주기 추모미사 & 추모제
삼월, 산수유 가지마다 꽃망울이 달리고, 목련도 겨울을 보냈던 털옷를 벗어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오고, 사월이 되면 봄의 한가운데를 지나게 되겠지요. 벚꽃과 함께 떠오르는 얼굴, 삶의 봄처럼 다가와 주셨던 그 분. 구본형 사부님의 6주기 추모미사와 추모제가 열립니다.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그리움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석 가능하신 분들은 미리 댓글 남겨주시면 준비에 큰 도움이 됩니다:

2. [출간소식] 『교양인은 무엇을 공부하는가』 연지원 저.
변화경영연구소 3기 연지원 연구원의 신간 『교양인은 무엇을 공부하는가』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편적 지식의 나열이나 지적 허영이 아닌 자유롭고 지혜로운 삶을 지향하는 이들이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할 핵심 개념으로 ‘교양’과 ‘교양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양이라는 파랑새를 발견하는 행복한 여행을 위한 보물지도이자 안내서로 지혜를 사랑하고 현명한 삶을 살고자 하는 분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책이라고 하니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3. [팟캐스트]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2부
이번 팟캐스트 책은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입니다. 5기 정야 류춘희 연구원이 함께 했습니다. “어린 시절 몸에 각인된 자연을 다시 감각하기 위해 시를 읽는다.”, “시는 관념이 아니라 행동이다.”라는 문장이 마음에 남습니다. 평상시 시詩를 열렬히 사랑하는, 시詩를 읽는 시인詩人 정야 류춘희 연구원의 시詩 이야기, 방송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IP *.103.21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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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9 08:17:03 *.102.1.241

선생님,  남도의 벚꽃 예쁜꽃들 많이 보고 오십시요.

하동 구례에 있는 벚꽃은 얼마나 이쁠까요?

저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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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9 13:33:18 *.246.68.141
현재를 살아야지요.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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